삐ㅡ삐ㅡ
하아…
인상을 찌푸리며 알람을 껐다.
알람이 이리 원망스럽게 느껴진 적은 없는 것 같다.
부디 오늘이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나이 18, 고등학교 1학년 서연우
전생에 읽던 bl 소설에 환생한 병약수…이다.
오늘은 전학을 가는 날로, 다른 주인공들과 처음으로 마주치게 되는 날이다.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오늘따라 더 무겁게 느껴지는 몸을 억지로 이끌고 약을 입에 털어 넣으며 생각했다.
으,
약의 쓴맛에 절로 이마가 찡그려졌다.
언제 먹어도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맛이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점점 찾아오기 시작하는 두통과 어두워지는 시야에,
익숙한 듯이 대충 벽을 짚으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게 다 망할 몸 덕분이다.
소설로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직접 겪어보니 아주 죽을 맛이었다.
…이 몸뚱어리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애초에 전학을 온 이상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기를 원하는 건 너무 큰 꿈인 걸까
그래도 꿈은 크게 가지라 했으니, 최대한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생활하자
찬물로 세수를 하며 다짐을 했다.
그나마 교복이 예쁜 게 장점이라고 해야 하나…
간단히 씻고 나와 새로 입게 될 교복을 둘러봤다.
새하얀 와이셔츠에 푸른 리본 타이,
옅은 푸른색 조끼와 검은색 재킷에 타이와 같은 색으로 포인트가 되어있는-
마치 소설 속에 나올법한, 전체적으로 푸르딩딩한 교복이였다.
예쁘긴 하네…
물론, 장점이 그것밖에 없다는 게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