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

45화









나는 다시 잠에 빠져들었고, 다시 일어나니까 아침 아니, 오후 1시였다.



비록 시험이 월요일이긴 했지만, 아직 나에게는 오늘과 내일이 있으니까.

이제 도서실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는 책들을 챙겨서 가방에 넣었다.





"어차피 도서관 갔다 오는데 씻을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와도 아버지 밖에 없을테니까."



나는 자다 일어난 그 상태에 모자 한개만 더 뒤집어쓰고 가방을 챙겨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나는 나의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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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앞에 딱 도착을 했다.



이제 들어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내 가방이 위로 들렸다.

깜짝 놀라서 잡은 사람을 쳐다봤다.





"이도하?"

"안녕, 여기서 보니까 더 반갑다."

"너, 왜 여기에 있어?"

"월요일이 시험이니까, 이제 교과서 한번씩만 더 훑으면 끝이거든. 그냥 자습하려고 학원은 안가고 도서관에 왔어."

"....."





...이도하 반에서 1등이었지...



나는 이도하와 함께 도서관에 들어갔다.





"...뭐야?"

"바나나우유"

"그걸 몰라서 물어본건 아닌데..."

"그냥 마셔주라. 너 주려고 사온거야."

"....어?"

"농담이고, 원 플러스 원이었어. 그니까 부담갖지 말고 마셔."

"..고마워 잘 마실게."





나는 이도하가 건네준 바나나우유를 받아들고는 기분좋게 책을 폈다.

그렇게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로 공부를 이어나갔다.



그러다가 몸이 조금 찌뿌둥한 느낌이 들어서 옆으로 몸을 쫙펴면서 움직이다가, 쳐다보고있는 이도하와 눈이 마주쳤다.



이도하는 자신이 쓰던 연습장을 찢더니 뭐라뭐라 쓴 후에 내게 건넸다.





{설아. 잠깐 쉴까?

나도 힘들어서..}





전혀 힘들어보이지 않았지만, 뭐,. 나는 힘들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이도하도 뒤를 보니까 대충 정리해놓고 따라오는 듯 했다.

나와 이도하는 도서관 바깥의 밴치에 앉았다.

오늘따라 바람도 선선하게 부는 듯했고, 딱 쉬기 좋은 날씨라고 생각했다.





"근데, 너 되게 열심히 하네."

"왜? 의외야? 그런데, 설이 너야말로 고등학교 때는 공부 한개도 안하더니..."

"..그게 무슨"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열심히 해놓고는..."





이도하가 장난식으로 얘기를 했다.

그런데 윤 설이 이도하랑 초등학교 때에도 아는 사이였나....



내가 조금 의문스러운 표정을 짓자, 이도하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말을 돌렸다.

저렇게까지 얘기를 돌리려고 애쓰는 모습에 이유가 있겠거니 싶어서 찜찜했지만 넘어가기로 했다.





"맞다. 도하야. 너 혹시 승호가 별 말 안했어? 여운이에 대해서?"

"..무슨 말? 설이 너 백승호랑 언제 그런 얘기 한거야?"

"아.. 잠깐 전화했었거든."

"왜.. 너가 걔랑 전화를 왜 하는데"

"아.. 걸려왔길래, 받은거지."

"걔가 뭐라던데"





이도하가 얼굴 표정을 엄청 굳혔다가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백승호가 한 말에 대해서 물어봤다.



원래 이도하같은 애들이 더 무서운건데...





"아니.. 하여운이랑 가깝게 지내지말라고 해서."

"백승호가 그래?"

"어.. 조금 이상해서."

"뭐가? 백승호 걔한테 관심있어서 그런거 아니야?"

"아..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이도하가 되게 무섭게 째려보는 것 같아서 음향이 슬슬 줄어들었다.





"이상해.아무튼."

"....."

"너도 그렇고 승호도 그러호 나보다 여운이랑 더 친했고, 오히려 날 싫어하는 편이었잖아. 그래서 나는 승호가 내가 여운이랑 가깝게 지내면 여운이가 무서워할까봐 말리는 줄알았어. 그런데, 내가 걱정된데. 그게 아니래."

"뭐?"

"내가 걱정된다고 했어."

"...."

"그게 이해가 도저히 가지가 않아."





이도하라면 잘 얘기해보면 이 흘러가는 상황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는게 있지 않을까 싶어서 얘기를 살며시 더 꺼냈다.





"너도 나 안 좋아했잖아. 여운이한테 관심있었던거 아니야? "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니라고는 못하겠어."

"....."

"그런데, 나 계속 이상하다고 생각하던게 있었어.."

"....뭐가..?"

"하여운이랑 친해지게 된 계기가 기억이 안나. 그것뿐만이 아니라 처음 만난게 언제인지도 어떻게 만난건지도 생각이 안나. "

"그게 무슨소리야..?"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언제부턴지 모르겠는데 같이 다니게됐고, 계속 챙겨주게 됬어."

"..."

"너가 괴롭히지 않았다는 거 나 정말 잘 알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근데... 왜 그렇게"

"그 때는 내가 알던 설이가 아니었던 느낌은 들었는데, 애초에 윤 설이 누구 괴롭히고 그럴 성격이 못되니까. 그러니까 잘 알고 있었는데.. 재멋대로 생각이 되면서 확신하면서 움직여졌어. 나 진짜로 모르겠어.. 미안해 설아.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해. 나 근데 진짜 아니야."





갑자기 이도하가 가만히 멈추더니 내 어깨에 얼굴을 기대었다.

그러더니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설마 얘 우는건가..?



나는 깜짝 놀라서 얼굴을 들게 하려고 했자만, 이도하는 석상처럼 내 어깨에서 머리를 박은채로 움직이질 않았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자세로 등을 두드려줬다.

딱히 누군가를 달래본적 없었던 것 같은데도, 이도하를 달래는게 조금 아니, 많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내가 토닥이자 이도하는 아예 나를 끌어안으며 놓아주질 않았다.

계속 미안하다고 중얼거리며 울었다.



그렇게 바람을 쐐러 나갔지만, 드러올 때에는 눈물바다가 된 상태로 도서관을도 들어갔다.



더 이상 공부는 못하겠네...



나와 이도하는 그냥 짐만 대충 싸서 도서관을 나왔다.



일단 옆에서 침울한 상태로 눈이 부어있는 이도하의 말에 따르면 확실하게 하여운에게 비밀이 있다는 것 같은데...





그나저나 참.. 갑작스럽게 잘생긴 애들이 우는 걸 조금 자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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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7-05 22:56 | 조회 : 1,567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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