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화

44화











"그리고..."

"...."

"도저히 하여운이랑 어떻게 친해지게 된건지도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아."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나도 진짜 잘 모르겠어. 너도 내 말이 안 믿길 수도 있어. 그런데 나 진짜로 진심이라서..."





백승호의 목소리를 들어보니까, 정말로 진심같아 보여서, 장난이나 거짓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

"...."





우리는 아무런 대화도 주고받지 못했다.

나는 백승호의 말을 이해하기가 힘들어서였고, 아마 백승호는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았기에 자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듯 보였다.



그렇게 조용한 정적이 계속되고 있던 중에, 전화기 너머로 누군가가 백승호를 부르는 듯 했다.



아직..집안일이 해결이 안된건가..?





"윤 설, 아니. 설아"

"..어.."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목소리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

"응.."





나는 그렇게 백승호와의 통화를 끝냈다.

머릿속이 조금, 아니 엄청 복잡해진 느낌이었다.





"...하..."





한숨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나는 걸음을 움직여, 나를 디라리고있는 기사님에게로 갔다.

그렇게 피곤한 정신을 이끌며 차에 탔다.





"..이수한이라는 이름에 하여운이 왜 깜짝 놀란거지..대체 왜지?"

"네? 뭐라고요. 도련님?"

"아...아니에요."





나는 아까 상황을 되짚어보며 중얼거렸다.

기사님이 자신에게 마를 건 줄 아셨지만 말이다.





--------





그렇게 집에 도착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현관을 들어왔는데, 어제처럼 아버지가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아빠..?"

"오늘도 조금 늦었구나."

"아..잠깐 볼일이 있었어서.. 기다리셨어요 혹시?"

"저녁 같이 먹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

"아.. 맞아요. 얼른 손 씻고 올게요. 아빠."





나는 나를 기다리면서 음식을 앞에 나두고는 먹지 않았던, 아버지가 은근히 조금 귀엽다고 생각했다.



나는 웃으면서 화장실로 향했다.

그렇게 손을 씻고나서 부엌으로 가서 아버지가 앉아있는 자리의 맞은편에 앉았다.





"...아빠 왜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네?"





나는 밥을 먹다가 엄청 쳐다보는 아버지에 조금 부담스럽다고 느껴져서, 말을 걸었다.



분명히 그랬는데... 아버지가 하는 말에 마시던 물을 아버지 얼굴에 뿜을 뻔했다.

사례가 걸린것처럼 목을 켁켁거리다가 아버지의 말을 생각해봤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것은.. 윤 철, 그 새끼 얘기 하는건가?

나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까.





"...."

"...."





아버지는 내 답을 기다리는 듯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윤 철, 그 새끼 얘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일단 윤 철 그 자식이 내 방에라도 안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할 것 같았다.





"아빠.."

"..."





나는 결심을 하고는 아버지를 쳐다봤다.





"...."

"...."





나는 쉽게 말을 꺼낼 수 없는 주제에, 말을 계속 끌 수 밖에 없었지만, 아버지는 나를 계속 기다려주셨다.



조금 감동인데?





"아빠...?"

"그래."

"나쁜 뜻이 있는게 아니라요. 형이, 자꾸만 제 방에 들어와요."

"....뭐?"

"아.. 당연히 형이 이상한 뜻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요.. 그런데.. 자꾸 제 방에 새벽마다.."





나는 일부러 내 말 끝을 흐렸다.

내 생각처럼 아버지는 생각에 깊이 빠진 듯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는 일부러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무서워서 더 이상 얘기를 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말을 흐렸다.



솔직한 내 심정으로는 윤 철 그 새끼 남자 구실 못하도록 만들고 싶은데, 일단은 내가 스스로 하는 것보다는 더 좋은 방법이 많으니까...



그 아줌마 화나서 돌아가시는 거 보려면.. 자신의 제일 자랑거리인 윤 철 그 새끼를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어야할 것 같기도 했고..





"설아."

".....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아버지의 목소리로 내 이름이 불리자, 나는 너무 크게 당황했다.

아버지도 그런 내 모습에 작게 웃었다.





"...어! 웃었다."

"...."

"아빠, 웃는게 더 잘생겼어요."





내가 웃는 모습의 아버지가 신기해서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소리내어서 얘기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무의식적으로 얘기해버렸지만, 아버지는 언제 그랬냔는 듯 얼굴을 다시 굳혔다. 그래서 나는 더 살갑게 칭찬을 날렸다.





"큼.. 설아."





아버지는 부끄러운지 헛기침을 하며 내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렀다.





"네."

"당분간 집에서 일을 할 예정이다."

"아..."

"그러니까, 언제든지 부르거라. 2층 서재에서 일을 할 예정이니까."

"...네"





2층 서재는 내 방 옆에 있으니까, 언제든지 부르면 바로 오겠다는 소리를 아버지가 하셨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들어서 누군가에게 문자멧시지를 보냈다.



그렇게 아버지와 조금씩 얘기를 나누면서 밥을 먹은 후에, 나는 방으로 아버지는 서재로 가서 짐을 챙기셨다.



진짜로 내 옆 방에서 계속 밤을 새실 생각인가보다.





-----------



나는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는 휴대폰을 켜서 침대에 누웠다.



나는 휴대폰 전화번호부를 계속 들어갔다 나갔다 하며 고민했다.





"전화를 진짜로 해도되는건가.."





별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 신경을 쓰고 있는건지도 잘 모르겠다.

여러가지로 생각에 잠겨 쉽게 전화를 걸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렸다.

은호 형 전화번호를 계속 보고 있었는데, 은호 형 번호로 전화가 오니까 너무나도 당황했다.



...깜짝아.. 간 떨어질뻔 했네..



나는 목을 가다듬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네. 여본데요."

"...."





저런 유치한 농담은 티비나 책에서만 보던 농담이었는데, 누군가가 실제로 한다면 얼마나 미친놈일까 생각했었는데, 저 말을 실제로 들을줄은...



그런데... 왜 기분이 좋은거지..?





"..미안, 왜 말이 없어 설아."

"아.. 너무 놀래서요."

"뭐가? 내 개그가 그렇게 놀랄만큼 충격적이었나..."

"아, 아뇨아뇨. 형 전화번호 보고 있었는데, 근데 그 번호로 갑자기 연락이 와서요.."

"....내 번호를 왜?"

"전화.. 걸어도 되는건가 싶어서요.."

"....."





은호 형 쪽에서는 아무말도 들리지 않았다.





"형? 은호 형? 여보세요?"

"아.. 미안.. 다행이다."

"네?"

"통화로 해서 다행이라고, 실제로 보고있었으면 너 진짜로 껴안을뻔 했어."

"....."





나는 오늘도 잠들 때까지 은호 형과 전화를 했다.



역시나 아침에 일어나서 확인을 해보니까, 은호 형은 내가 잠이 든 후에도 조금 더 전화룰 한 모양이다.





[설아 잘자.]-am 02:30



은호 형스러운 문자를 한 개 남겨준 후에 전화를 끊은 듯 했다.

자꾸 이 형이랑 대화할 때마다 심장이 찌릿거렸다.

나는 그렇게 감사하다는 문자를 답변해주고눈 침대로 다시 들어갔다.





..어차피 오늘 주말이니까 괜찮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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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7-05 22:56 | 조회 : 1,983 목록
작가의 말
gazima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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