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문을 쳐다보자 처음보는 얼굴의 남자가 서있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네."

새로운 비서였다.




비서는 수진이 퇴근하기전 집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그 집은 어떻게 되는거지.'

피곤했기에 흘러가는 생각으로 남겨뒀다.
비서가 대기시킨 차에 올라 새로운 집으로 향했다.

띠링

핸드폰 기본음이 울리고 화면엔 할머님이라고 적힌 문자가 떠있었다.

"하아..."

수진은 한숨을 쉬며 문자를 확인했다.

[로랜 10시]

"로랜."

수진의 문신을 입 가볍게 말해버린 남자다.

"여기서 내리셔도 집에 가실수 있으신가요?"
"넵. 괜찮습니다."
"여기서 퇴근하셔도 좋습니다."

수진은 법인카드로 긁으라는 말과 함께 차를 출발시켰다.

로랜은 수진이 맺은 인맥이다.
할머님와의 연결점이 있다는 걸 알지만 뒤통수를 칠 줄이야.

"할머님에게 연락을 받는 지점에서 더이상 내 인맥이 아닌건가."

처음 그와 잔날도 할머님의 연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이라 생각해서 딴 생각 안 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렇네.'

얼마 가지 않자 화려한 호텔이 눈에 들어왔다.
외진곳에 놓여진 호텔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올라가는 동안 머리가 어지러웠다.
전날 몸을 과하게 움직인 탓인지, 할머님을 만나는 동안의 쌓인 피로가 몰려오는 건지 뒷목이 뻐근하다.

"왔어?"

초인종을 누르자 수진만큼 가냘픈 남자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었다.
수진은 마치 먹히는 것처럼 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비켜."
"오랜만인데 조금만."

선천적인 은색 머리칼, 푸른 눈동자. 중동에서 온걸 티내는 듯한 진한색 피부.
수진은 얼굴을 찡그렸다.
분명 자신처럼 말른체형이면서 힘이 쎘다. 허리에 들어간 힘을 풀면 허리가 부러질것 같다.
수진은 가차없이 로랜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



재대로 된 주먹이 얼굴에 꼿혔다.

"으으..."

로랜은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수진은 빨게진 주먹을 어루만지며 인상을 썼다.

"설마 비서가 짤려서 화난거야?"

수진이 입고리에 힘을 줬다. 일그러지는 표정을 감추기 위해서다.

"날 만나러 오는데 문신을 하고 오는건 너무했어!"

로랜은 돌아 서있는 수진을 뒤에서 부터 껴안았다.

"떨어져."

수진은 정수리에 누군가 코를 박고 있는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나마 씻고 나왔다면 괜찮았겠지만 지금은 회사에 다녀왔다. 땀이 날 일은 하지 않았지만 어딘가 창피한 기분이 든다.

"볼장 다 봤는데 이런걸 부끄러워 하는거 보면 신기해."

로랜은 부드러운 수진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며 말했다.

"내가 그것도 빨---."

수진은 다음단어가 나오기 전에 벌린 입 사이로 손가락을 쑤셔넣었다.
손가락 사이로 뜨거운 혀가 움직이는게 느껴진다. 손끝부터 손가락 사이사이 간지럽히듯 혀가 움직인다.
로랜은 수진의 손에 가볍게 키스하고 손목을 잡아 당겼다.
수진은 거부하지 않고 로랜에게 안겼다.

목덜미 사이에 코를 박고 들이마신다. 바람이 움직이면서 목이 간지럽다.



단추를 풀어가며 들어난 목에 얕은 키스를 했다.



어깨까지 드러나자 이번엔 좀더 핥아 올리듯 어깨에 입을 맞췄다.

까득

"윽...!"

도드라진 쇠골이 가녀렸다. 로랜은 가차없이 그곳을 깨물었다.
눈물이 핑돌아 시야가 뿌예졌다.

피곤하다. 지친다.

수진은 인상을 썻다. 빨리 끝내주길 바라지만 그냥 자게 해줬으면 좋겠다.
로렌스는 수진을 껴안았다. 진득히 들어오는 혀가 뜨거웠다. 반응해버리고 마는 아랫부분이 원망스러웠다.

로랜은 수진을 침대에 눞히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다음에 옷 선물해 줄까? 똑딱이 달린걸로. 하나씩 풀때마다 소리나게."

수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단추는 푸는게 재밌지만 귀찮단 말이야."

말이 끝나는 동시에 단추가 공중에 날라갔다.

수진은 좋아하던 셔츠위 단추가 처참히 뜯어져 나가는걸 보고 한숨을 쉬었다.

"좋아하던 거였어? 다음에 내가 더 좋은걸로 만들어줄게!"

로렌스는 가슴위로 입술을 맞췄다.
부드러운 입술이 가슴을 얕게 훑자 몸이 움츠려졌다.

평소엔 말이 많던 로랜도 지금만은 침묵을 지켰다.

"거기!... 하지마."
"좋아하면서."

가슴에 키스마크가 생겼다. 로랜은 손가락으로 허리를 간지럽히며 키스마크를 남기는 일에 열중했다.
수진은 간지러움을 잘 탔다. 입술을 깨물어 작게 흘러나오는 소리를 맊고 있었지만 입이 열리려고 했다.
수진은 황급히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둘은 동시에 문을 처다봤다.

"도련님. 회장님 호출입니다."

목소리는 금세 사라졌다. 로랜이 오지 않는다는 걱정은 따윈 하지 않았다, 감히 회장을 거스를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회장은 로랜의 이복 동생을 말하는 것이었다. 원래라면 로랜이 그 자리에 앉아야 하지만 유언장은 지금의 회장을 지목했다.
하지만 신기하게 지분은 로랜이 더 많았다.
둘만남은 자식들이 싸우는게 걱정됐던 건지 속히말하는 권력분산이었다.

로랜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큰소리르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그러더니 금세 풀죽은 강아지처럼 변했다. 울망거리는 눈동자가 수진에게 닿았다.

"미안해. 오랜만인데."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것 같은 목소리였다. 로랜은 바닦에 떨어진 신발을 주워 수진에게 신켜주었다. 마치 유리구두를 신켜주는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로랜은 수진에게 새로운 셔츠를 내주고 눅눅해져버린 바지를 조심스럽게 벗겨 준비해 놓은 새로운 바지를 꺼냈다.
화장실에게 따스한 물에 수건을 적셔 다리사이에 뭍어있는 불순물을 닦아냈고, 수진은 자연스럽게 모든 수발을 받았다.

마른수건으로 다리사이를 닦던 로랜이 말했다.

"다음엔 언제 괜찮아?"
"오늘처럼 막무가네로 부를 거 다 알아."
"아니다. 오늘은 정말 미안해. 미안..."

로랜은 침대위에 고개를 떨구며 힘껏 얼굴을 문질렀다.

방금까지 난폭하게 굴던 녀석이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안쓰러웠다. 정신이 나간건지 가끔 수현의 모습이 겹쳐보이기 까지 했다.
수진은 로랜을 쓰다듬었다. 손가락 사이로 스치는 머릿결이 부드러웠다, 마치 꽃처럼 건드릴때마나 은은한 향기가 피어올랐다.

로랜은 빨게진 눈가로 수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춥겠다. 바지입자."

로랜은 수진에게 바지를 입히고 무릎을 꿇은체 벨트를 체웠다.

"다음에 봐."

싱긋 웃는 로랜에게 주신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조심히 가."

로랜이 문을 닫자 수진은 조용한 복도에 혼자 남겨졌다.

방금 씻은것처럼 깔끔한 느낌이 오히려 싫었다. 싫어하면서 내치지 못하는 로랜도, 할머님 지시라면 개처럼 따르는 자신에게도 진저리가 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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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4-11 22:51 | 조회 : 1,155 목록
작가의 말
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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