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이 있는데 보이지 않는 건 위험이겠지?"
"그렇죠."
"그래도 돈은 돈이겠지?"
"잘 모르겠어요. 틀어막혀서 보이지 않는 통장이라니..."
"그러냐?"
"네."
"틀어막힌 통장이 너에게 있다는 걸 그냥 알아야 한다."
"그렇습니까."
"그냥 아는 것도 통장을 뚫는 것도 다 해야 한다."
"네"
"어떻게든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무한히 어떻게든 해야 하는 것이다."
"무한히 어떻게든 한다는 건 매우 힘든 일 아닌가요?"
"그래도 당장에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느냐?"
"맞습니다."
"무한 어떻게든을 하면 그냥 하게 되어 있다."
"그냥 하는 것입니까?"
"그냥해다"
"그냥해는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그냥해는 그냥해다. 어떻게가 없다."
"어떻게가 없으면 어찌 하면 좋죠?"
"그냥 하라. 내가 있는 덕에 그냥 하기 쉬울 것이다."
"왜 그냥 해야 하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그냥해를 하면 위험을 없애고 안전해진다."
"그렇군요."
"보이지 않는 통장이 보이게 되고 맛집에 가지 않아도 맛집을 직접 찾아낼 것이다."
"그게 그냥 안다는 건가요?"
"그렇다."
"그냥 하자꾸나."
"어떻게 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네요."
"세상 모든 것이 다 뭔가다. 뭔가에 뭔가에 뭔가다."
"너가 하는 것은 뭔가다. 즉 뭔가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니 그냥해란 뭔가가 아니라 다른 것이다."
"다른 것이라면 어떤 것이죠."
"그냥해는 뭔가를 없앤다. 뭔가에 의존하게 되면 뭔가를 없애지 못하지."
"뭔가를 왜 없애야 하나요?"
"뭔가는 다 위험이다."
"왜 위험한가요?"
"뭔가는 다 몸뚱이가 있고 기본적으로 병신이다."
"병신이라..."
"네가 그냥을 알아간다면 다 병신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게다."
"실례지만, 그냥해를 하면 뭐가 좋습니까?"
"기본적으로 안전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지만, 좀 더 다양한 게 있다."
"다양한 것이란?"
"그냥해는 전체다."
"전체가 무엇이죠?"
"크고 작은 위험들을 위험순으로 없애가는 동시에,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다하는 것이다"
"어떻게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죠?"
"그냥이다."
"그냥이라뇨? 자세히 설명 좀 해주세요. 네."
"안전최우선 이야기를 했으니 그것을 예를 들어 보자."
"네."
"아버지, 어머니 혹은 친구나 동료가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됬다고 하자."
"그렇다면 넌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느냐?"
"제가 그 자리에, 그 상황 속에 있지 않는 한 아무것도 못하죠. 불가능합니다."
"다 뭔가라면 분명 위험을 없앨 수 있다."
"아버지, 어머니도 지켜낼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
"제가 그 상황 속에 있지 않고서도요?"
"그렇다."
"네 몸뚱이는 집에 있지만 부모님이나 가족, 친구나 지인까지 다 지킬 수가 있다."
"놀랍네요. 자신만 안전해지는 건 아니군요."
"그렇지."
"다 한다는 것도 그냥이다."
"다 한다는 것이란?"
"넌 돈이 시급하지 않느냐. 일자리가 있어야 돈을 벌지."
"그렇습니다만."
"취업이 목적이 아니라 돈이 목적이면 할 수 있는 게 많아진다."
"당연히 돈이 목적 아닌가요. 제 자신을 뽐내기 위한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그런 절실함이야말로 널 훌륭하게 이끌 것이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되고 말고, 내가 있는 한 반드시 될 것이다."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돈 벌 길을 반드시 열 수 있을 것이다. 그걸 다 하는 것이다."
"이제 좀 알겠네요.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한다는 게..."
"내 몸뚱이는 집에 있지만 일자리도 만들어서 들어가거나 누군가를 지키거나 사회, 국가도 점차 좋은 뱡향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거죠?"
"그렇단다."
"그것보다 좀 더 있다. 좀 더 많이 할 수 있고 그것도 넘을 수 있다."
"어떻게요?"
"그냥해다"
"그냥해가 아직도 뭔지 모르겠지만 해보겠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
"그렇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