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을 뚫는 것도 해야 하지만 액수도 확인해야겠지?"

​

"그렇네요. 얼마 안 되면 실망할 것 같아요."

​

"내가 그냥 알았는데 10억은 된다."

​

"10억 통장이 제게 있다구요?"

​

"그렇단다."

​

"당장에 10억만 있으면 먹고 살만하겠네요."

​

"그렇지."

​

"더 벌 수 있다"

​

"어떻게요?"

​

"일단 보여야 돈 아닌가요?"

​

"그렇지"

​

"다 해야 한다. 통장을 뚫는 것도 액수를 늘리는 것도 다 말이다."

​

"그렇군요."

​

"어떻게 다 합니까?"

​

"어떻게든 해야 한다."

​

"어떻게든은 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

"정말 어떻게든 한다면 그냥 해야 한다."

​

"어떻게든 하고 있습니다."

​

"아니다. 그 정도로는 어떻게든도 아니다."

​

"그럼 그냥 한다는 게 뭐죠?"

​

"그냥 한다는 건 그냥 한다는 거다."

​

"그러니까. 어떻게 그냥 하냐구요?"

​

"어떻게가 없다. 그냥이다."

​

"그냥이 뭔지 모르겠네요."

​

"내가 아까 전에 세상도, 몸뚱이도 다 뭔가라 하지 않았느냐?"

​

"그렇게 말씀하셨죠."

​

"그게 없는게 그냥이다."

​

"뭔가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다 없어야 그냥입니까?"

​

"그건 아니다."

​

"뭔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유가 없다. 그래서 그냥이다."

​

"그렇군요."

​

"사실 이 세계의 모든 것이 다 '그냥'이다"

​

"그게 뭔가요."

​

"너도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다."

​

"그냥이란 걸 알면 아주 편안해질 것이다."

​

"왜요?"

​

"마지못해서라도 살아야 하는 삶이, 살긴 살아도 획기적으로 변화한다."

​

"정말로요?"

​

"돈 문제도 해결해 주나요?"

​

"그건 아니다."

​

"사는 것이 힘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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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에 돈이 없으니까 너무 힘드네요. 돈 없다고 더 힘들어지는 것 같은데..."

​

"그건 맞다. 위험해질수록 더 큰 위험이 찾아오지."

​

"그래서 돈이 없으면 그것만으로 몸이 아프거나 힘들어지기도 한단다."

​

"그렇군요."

​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 하는 일마다 안 풀릴 수가 있다."

​

"왜 그렇죠?"

​

"위험은 위험을 부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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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

"그래서 통장을 뚫고 10억을 가지고 있으면 당장에 힘든 것도 어려운 것도 다 없어질 것이다."

​

"뭐, 그렇게 되겠죠."

​

"세상이란 말이다. 뭐가 위험한지 모르게 한단다. 그래서 사고가 있는 거란다."

​

"위험하면 위험하다는 걸 알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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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있고 말고. 단지 틀어막혀 있어 알 수가 없게 되었구나."

​

"아는 것도 다 막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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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세상이고 누구나 다 그렇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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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스승님도 틀어막히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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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니다. 난 내가 다 뚫었다. 그래서 막힌 게 없다."

​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닌 것 같군요."

​

"그렇지. 나도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했다. 무한히 어떻게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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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더니 뚫리고 뚫리니까 알게 되고 알게 되서 안전최우선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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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최우선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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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은 당연히 위험이지만, 힘든 것도 위험하다. 뭔가 하려고 해도 힘들어서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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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상에서 행복이란 안전인 것이다. 안전만이 행복이라 생각한단다."

​

"위험이 다 없어지는 게 안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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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단다."

​

"안전해지려면 위험을 어떻게든 해야겠군요."

​

"그렇지."

​

"위험을 없애야 한다."

​

"위험이 없는 게 그냥이다."

​

"그렇군요."

​

"안전최우선이라면 지금은 돈이겠네요."

​

"그렇지. 그 다음에 점차 안전해져가야 한다. 몸뚱이 아프고 힘든 것도 말이지."

​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