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는 사이?

민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당장에라도 4층의 강의실 바닥이 3층으로 훅 내려갈 정도의 무거운 한숨이었다. 재훈은 개강 후 첫 수업부터 고민을 얼굴에 덕지덕지 붙여놓은 자신의 친구를 쳐다보았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만큼의 진중한 자세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대강 저 고민의 주체가 누군지 말하지 않아도 뻔했지만. 그래도 재훈은 물어보았다.
“사장님이랑 뭔 일 있었냐?”
“어?”
민구는 어떻게 알았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가 말하는 것 중에 열 번 중에 한 번은 너네 사장님이 나오는데. 그분 고민 말고는 또 뭐 있겠냐 네가?”
내가 그렇게나 사장님 이야기를 많이 했나?
민구는 조금 머쓱해져서 뒷머리를 긁적였다.
“이번엔 무슨 일인데.”
재훈은 조금 지겨웠지만, 혹시나 싶어 무슨 일인가 물었다.
“사장님을 볼 때마다…”
“어.”
봄은 잠시 망설이더니, 겨우 입을 떼었다.
“...너무 눈부셔서 못 보겠어.”
“,,,퉤.”
재훈은 정말 질린다는 얼굴을 했다. 그리고 곧바로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민구는 친구의 냉정한 반응에 조금 슬펐지만, 진심으로 민구는 곤란한 참이었다. 재훈에겐 돌려서 말했지만 실제론 부끄러워서 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보증금은 이미 다 모았고, 앞으로의 생활비까지 벌어놓은 상태였다. 처음 약속대로라면 나가야 했지만, 온종일 붙어있다가 떨어져야 한다니. 싫었다. 조금 눈치를 봤지만, 봄도 민구를 내보낼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개강을 하고 나서도 민구는 봄의 가게 이층집에서 생활했다.
깜짝 생일파티 이후로 두 사람의 관계는 변한 듯하면서도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
똑같이 일어나서 아침 산책을 하고 나면 같이 아침을 먹었다. 음식은 봄이, 정리는 민구가. 그렇게 평온히 지나가는 듯했으나. 가끔가다가 캥거루가 잽을 날리는 정도의 타격감으로 봄은 민구의 선에 훌쩍 들어왔다가, 또 훌쩍 나가버렸다. 그런 순간마다 민구는 점점 그의 얼굴을 보기가 곤혹스러워졌다.

달그락, 개수대 앞에 서서 진분홍빛 고무장갑을 끼고 아침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였다. 차가운 두 손이 스스럼없이 민구의 맨살을 침범했다. 엉덩이골 윗부분부터 가슴 언저리까지 밀고 들어오는 손은 지나치게 거침없었다.
“흐억!”
민구는 들고 있던 흰 사기 밥그릇을 떨굴 뻔했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애써 감추며 희롱하는 손의 주인을 돌아보았다. 봄은 멀쩡한 낯짝을 하고서 민구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뭐, 뭐하시는 거예요…”
“가슴 만지는 중인데?”
너무나 담담한 말투에 ‘아, 그래요?’하고 넘길 뻔했다. 봄은 종종 이렇게 민구가 설거지를 하고 있을 즘에. 발소리 내지 않고 걸어와 반죽을 만지는 것 마냥 연신 민구의 가슴을 주물러댔다.
“왜 만지시는 거에요…?”
민구는 봄이 이렇게 나올 때마다 미칠 지경이었다. 주저 없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얼굴도 곤란했고. 멋대로 벌떡벌떡 기상하는 세 번째 다리도 그러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곤란한 것은.
“너 다른 곳은 단단한데 여기는 말랑해서 기분 좋단 말이야. 가만히 좀 있어 봐.”
그의 손이 너무나 기분이 좋다는 사실이었다.
나 변태였나 봐.
차갑고 손끝이 거친 손가락들이 여린 피부를 꽉, 쥐기도 하고 부드럽게 쓰다듬기도 하고. 그때마다 조금씩 나오는 목소리를 꾹꾹 눌러 참아야만 했다.
그렇게 한참을 주물럭거림을 당하고 나면 봄은 개운한 표정으로 침실로 쏙 들어가버렸다.
다리에 힘이 풀린 민구는 개수대 앞에서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마음껏 만지고 훌쩍 떠나버린 봄을 향해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내보았다. 하지만 굳게 닫힌 문에 의해 그의 원망 서린 눈빛은 닿지 않았다. 도대체 왜 이러는 지 알 수 없는 영문이었다.

“결국, 좋아 죽겠는 게 고민이다. 이거 아냐? 어으.”
재훈은 눈앞의 이 친구를 어쩌면 좋으냐는 듯 쳐다보았다.
“…”
“애인 자랑 그만 좀 해라. 듣는 처지에서 얼마나 귀에 피 날 거 같은 줄 알아?"
“애인…?”
“그래, 애인."
"...."
재훈은 왠지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민구를 보고 어깨를 으쓱했다. 그가 입술만 달싹이며 대답을 얼버무리자, 재훈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뭐야. 뭔데.”
“있지… "
민구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뭔데, 밥 짓는 것도 아니고 뜸 들이지 말고 빨랑 말해봐."
"사귀자는 말은 안 해도. 어…. 서로의 마음이 확인되었으면 사귀는 거야?"
“...뭐?!”
당황함에 커진 재훈의 목소리가 강의실을 울렸다. 주변의 눈들이 그들에게로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당황한 민구는 재훈의 입을 다급히 틀어막았다. 큰소리가 갑자기 났다가 또 갑자기 조용해지니 그들에게 향한 관심은 금방 꺼졌다. 재훈은 제 입을 막고 있는 민구의 손을 떼어내며 작은 목소리로 쪼아댔다.
“뭔 소리야, 그건 또. 둘이 키스도 했다며.”
“그렇긴 한데… ”
“사귀자는 말만 하지 않았다?”
“응.”
민구는 잘 모르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잘 모르겠네. 그래도 사귀자고 말을 해야 그날부터 1일인 거 아니야?”
“그래?”
“그런 거 아니냐…?”
두 남자는 서로 머리를 싸매며 고민에 빠졌다. 민구야 지금껏 연애 경험이 한 번뿐이었고. 재훈도 사람을 많이 만나본 것은 아니었기에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수준의 난제였다.
두 사람이 각자의 생각에 빠져 있을 즈음. 강의실을 나갔던 교수님이 돌아왔다. 민구는 복잡해진 마음을 끌어안은 채 수업을 들었다. 하지만 영 집중이 되지 않았다.

저녁 열 시, 가게 마감할 시간이 되었다. 민구는 학교에 돌아와 봄과 계속 같은 공간에 머물러 있었다. 낮에 고민하던 난제에 대해서 슬쩍 던져볼까 하면은 손님이 들어오고. 도망갔던 타이밍을 다시 붙잡고 입을 열면 손님이 오고. 손님이 많이 오는 건 좋은 일이지만…. 너무 바쁘니 말을 뗄 여유가 없었다. 유난히 오늘 하루가 바빴다. 주문들어온 꽃바구니도 줄지어 있었고, 이것저것 바쁜 날이었다.
“휴…”
민구가 한숨을 푹 내쉬며 가게 바닥을 빗자루로 쓱쓱 쓸고 있을 때.
“여보세요?”
봄은 앞치마를 벗다 말고, 요란하게 울려댄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민구는 귀를 쫑긋 새우며 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누구지? 이 밤에.
“뭐? 지금? 아씨… 아, 알았어. 곧 갈게.”
전화는 금방 끊겼다. 봄의 얼굴이 조금 어두웠다.
“무슨 일이에요?”
“아… 민국 형한테서 전화 왔는데. 지금 가게로 와달라네.”
“지금이요?”
“응. 구야 너 가게 불 끄고 집에 먼저 들어가 있어. 잠깐 갔다 올게.”
봄은 대충 앞치마를 의자 위에 걸쳐두었다. 그리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사장님!”
바쁘게 움직이던 그의 발을 멈춰 세웠다. 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응?”
“저도 같이 가요.”
“너 내일 아침 수업 있잖아. 좀 늦을 텐데…”
“괜찮아요.”
“... 그리고 선우도 있을텐데.”
봄은 불편하지 않겠냐는 듯 물었다.
아, 맞다. 걔도 있었지.
민구는 단호히 고개를 젓고 앞치마를 테이블 위에 고이 개어놓았다.

밤 열 시가 넘어선 시간에 불이 켜져 있는 가게들은 전부 술집뿐이었다. 젊은 사람들로 넘쳐나는 거리에 각 가게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가 뒤섞여 혼란 그 자체였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떡하니 서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줄줄이 보였다. 민구는 봄의 옆에 딱 붙어서서 걸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코를 슬쩍 막았다.
혼돈의 시간 가운데, 익숙하지만 낯선 그리고 조금은 겁이 나는 경찰차 한 대가 어느 지하 입구 앞에 서 있었다. 빨갛고 파란 불빛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번쩍였다. 자연스레 경찰차 앞의 가게로 시선을 돌리니, 지하 쪽에서 쩌렁쩌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곧 그 목소리의 주인공인 나이 있는 남자와 그를 끌고 나오는 경찰 두 명이 보였다. 상체를 물에 한번 담갔다가 뺀 것인지 취객의 머리와 옷이 흠뻑 젖어 있었다. 게다가 얼굴은 시뻘건 것이 술에 잔뜩 취한 것 같았다.
“무슨 사고라도 났을까요…?”
민구가 작은 목소리로 속닥였다. 하지만 봄은 그의 말을 듣지 못하고 다급히 지하 계단 쪽으로 달려갔다. 깜짝 놀란 민구도 금방 그를 뒤따라 갔다. 지하 일 층으로 내려가니 가게의 문은 열 필요도 없었다. 활짝 열린 문으로 가게 내부가 훤히 다 드러났다. 그 공간의 중심부에 민국이 휴대폰을 오른쪽 귀에다 대고서 혼자 서 있었다.
“형!”
“어, 봄 왔어? 어머, 민구 씨도 같이 왔네?”
민국은 언뜻 덤덤해 보이는 말투로 그들을 맞이했지만 가게 꼬락서니를 보니 태연한 태도를 유지할 수 없었다. 당연히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고. 테이블 몇 개는 넘어져 있었다. 바닥엔 술이라도 부은 것인지 크고 작은 물웅덩이가 몇 개 보였고, 깨진 유리들이 지저분하게 나뒹굴고 있었다. 조금 전 끌려나간 손님이 벌여놓은 흔적 같았다.
민구는 충격에 빠진 채 엉망이 된 가게를 둘러보았다. 정말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져 있었다. 당시 상황이 어땠을 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엉망이네. 남우는 괜찮데? 선우는, 안 다쳤어?”
봄은 창백해진 얼굴로 민국에게 물었다.
“선우는 안 다쳤고… 남우는 좀 베여서 병원 보냈어. 선우랑 같이. 걱정하지 마, 크게 다친 건 아니니까.”
민국은 봄의 어깨를 다독였다. 놀란 그를 위로하는 듯 보였다.
가게가 이 꼴이 났는데도, 크게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인 일이었다. 가게를 돌아보면 다행이란 말이 나오기도 무색하지만....
봄은 엉망이 된 가게를 돌아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민구는 봄의 안색을 슬쩍 살폈다. 꽃집에서 나오던 때보다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가 더 짙어져 있었다.

민국은 두 남자에게 가게를 잠깐 맡기고 두 사람이 간 병원으로 향했다.
봄이 쭈그려 앉은 채 큰 유리만 일단 골라내어 가져온 신문지 위에다 놓았다. 민구는 가져오던 대걸레를 봄에게 내밀었다.
“사장님 제가 유리 치울게요."
“아냐. 자칫하면 손 베여.”
봄은 고개를 절레 저으며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민구는 바로 옆 테이블에 대걸레를 기대놓고 그 옆에 같이 앉았다. 봄은 자연스레 그를 바라보았다. 민구는 빠르게 큰 유리조각들을 걸러내었다. 봄이 손댈 것이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사장님 손도 무쇠는 아니잖아요.”
민구는 묵묵히 큰 유리를 다 치워내고서 말했다. 그 말에 봄은 혼자 작게 웃음을 내뱉었다.
그러다, 잠시
“아.”
하고 조금 놀란 듯한 봄의 목소리에 민구는 그를 바라보았다. 봄이 내려다보는 제 검지의 끝에 작은 핏방울이 천천히 고이고 있었다. 작게 고이던 핏방울은 툭, 바닥에 떨어졌다. 새빨간 핏방울이 그들 발치에 고인 술 웅덩이와 뒤섞였다. 꽤 깊게 베인 듯 붉은 혈이 손끝을 타고 아래로 똑똑 떨어졌다. 민구는 화들짝 놀라며 그의 손을 붙잡았다.
“피! 괜찮아요?”
민구는 사색이 된 채 그에게 물었다. 하지만 봄은 덤덤하게 대답했다.
“괜찮아.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여기. 구급상자 있어요?”
“카운터 안쪽 서랍에 보면 있어.”
“잠깐만요.”
민구는 그의 어깨를 붙잡고 일으켜 의자에 데려가 앉혔다. 그리고 곧장 카운터로 달려가 서랍을 뒤적거리며 구급상자를 찾았다.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봄은 태연한 태도로 말을 툭 뱉었다.
“너무 요란인 거 아니야? 그냥 한번 피 쪽 빨면 안 날 텐데. 이 정도 베인 게 뭐 대수라고.”
“이 정도 라니요! 피가 솟구치고 있더니만! 안 아파요?”
두 손을 펴면 상자 바닥을 감출 수 있을 만한 작은 크기의 흰색 플라스틱 상자를 들고오며 대답했다.
민구는 묵묵히 봄의 손가락을 소독하고 연고를 바른 뒤 밴드를 둘러주었다. 봄은 연한 베이지색 밴드가 둘러진 오른쪽 검지를 쭉 펴보았다.

민구는 봄을 의자에 앉혀놓고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혼자 바닥에 나뒹굴던 유리조각을 다 치웠다. 유리조각들이 쌓인 신문지를 돌돌 말아 쓰레기봉투 안에 넣었다. 그러고 나서 혹시라도 작은 유리들이 남아있을까 싶어 빗자루로 한 번 더 쓸어냈다.
봄은 의자에 걸터앉은 채 그가 움직이는 대로 눈동자를 굴렸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으려고 온 게 아니었는데. 이 정도 상처 가지고 되게 충격받네. 가끔 보면 요란이라니까.
작은 목소리로 혼자만 들리게 중얼거렸다. 언뜻 보면 불평인 것 같지만, 그의 입가엔 희미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대포라도 맞은 것 같던 가게를 치우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았다. 제일 위험한 깨진 유리들을 다 치워낸 뒤 흥건해진 바닥을 걸레로 닦아냈다. 그리고 쓰러진 테이블들을 다 일으켜 세우니 꽤 멀끔해졌다. 넘어진 테이블 중에 생채기가 난 것도 있고 조금 부서진 것도 있었다. 크게 망가진 것은 아니었으나 민국이 돌아오면 얘기를 해야겠다 싶었다.

한 시간 정도 흐르니, 민국이 가게 문을 열고 다시 들어왔다. 그 뒤에 두 남자도 소시지처럼 줄줄이 붙어 들어왔다. 장남우와 이선우였다. 남우의 무뚝뚝한 얼굴 위, 이마에 헝겊과 거즈와 테이프가 상처 부위를 누르고 있었다. 마침 봄이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
“뭐야? 일찍 왔네? 경찰서도 갔다 온 거야?"
봄은 의자에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민구는 그 뒤에 가만히 서서 선우를 흘끗 보았다. 선우도 봄의 뒤에 선 민구를 흘끗 보았다.
“애들은 집에 일찍 보내지, 왜 데려왔어. 어차피 오늘 가게 일찍 닫아야 할 것 같은데.”
봄은 민국을 나무라듯이 말했다.
“나도 그러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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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돌아왔습니다! 일주일 정도 시간이 흘렀는데, 체감상 꽤 긴 시간이었어요. 거의 매일 쓰다가 갑자기 쉬니 좋기도 했지만 그것도 삼 일을 넘기니 그리 좋은 일도 아니더군요. 분명 제가 2월 19일 다섯 시 반에 올린다고 공지했는데. 갑자기 오늘 올라와서 조금 놀라셨나요!
내일 갑작스럽게 약속이 잡혀서 다섯시 반에는 못 올릴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하루 일찍 올리게 되었네요. 대신 다음화는 예정대로 토요일에 올라가요! 시간은 오후 다섯시 반! 전부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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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1-02-18 21:46 | 조회 : 706 목록
작가의 말
최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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