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한 숲 (1)

"시간은 금방 가네···."

오랜만에 업무에서 벗어나 휴가를 간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들떠 한숨도 자지 못했다. 뭐, 어차피 원래 잠을 잘 필요가 없는 몸이긴 하지만.

옷도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 중에서도 제일 무난한 것을 골라 입었으니 크게 눈에 띄는 복장은 아니겠지.

"이 정도면 괜찮겠지? 적당한 옷으로 입었으니까."

가볍게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복장에 만족하며 준비를 마치고서 개인실 밖으로 나온다. 거대하면서도 폭넓은 복도를 따라 길을 걷다 보면, 복도의 끝에서 짐을 들고 있는 세라 피아가 보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편히 쉬셨는지요?"
"그래, 꽤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이른 아침이 되었지만 저 미소는 변하지 않는구나.
그녀에게서 내 짐을 받는다. 안에는 적당한 양의 식량과 갈아입을 옷, 그리고 돈이 들어있는 주머니뿐.

"혹시나 해서 다시 한번 묻겠지만,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일은 모두 처리했겠지? 이건 절대로 들키면 안 되는 비밀 업무라서 말이야."
"괜찮습니다. 어제 그에게 받은 연락에 의하면, 상황이 잘 흘러간다는군요. 아마 곧바로 상층부에 연락해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흑월의 토벌대를 준비하려나 봅니다."

곧바로 제재에 들어간 건가.
보통은 거대 범죄 조직을 상대한다면 토벌대의 안전을 걱정해야 할 노릇이지만, 거기에 지난이 포함됐다면 오히려 흑월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네.

"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끝난 후에 보고서로 받아도 상관은 없겠군. 그러면 나는 너희들을 믿고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가도 되는 거겠지?"
"물론입니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했으니까 그녀의 판단을 믿을 뿐이다.
대신 조금 걸리는 점이 생겼는데···. 내려간다고 말한 그 순간, 약간이지만 그녀의 얼굴이 그늘진 얼굴로 변했다.

(만약 힘들다면 위로해주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요즘은 세라 피아도 많은 업무를 맡았으니까.)

"그런데 세라 피아,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어? 왠지 안색이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약간 불안할 뿐입니다. 너무 그때의 일을 신경 쓰고 있는 게 아니신지···."

정말로 걱정된다는 듯이 나를 염려해주는 그녀.
세라 피아도 내 불안을 알고 있었구나. 아니, 내가 그렇게나 신경을 썼다면 눈치 빠른 그녀라면 진작 알아챘으려나.

"많이···. 신경 쓰이게 했네. 미안해."
"아, 아닙니다! 라이 님께서 신경 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게, 게다가 그곳에는 그가 있으니까요."

자신도 불안한 마음이 클 텐데 오히려 옆에서 나를 위로해 주는 세라 피아.

(그래, 적어도 수호자의 앞에서만은 주인으로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지.)

"고마워, 세라 피아. 이제 진짜 가야 할 시간이 됐네. 무슨 문제가 있다면 바로 연락을 주고. 그러면 갔다 올게."
"네, 알겠습니다. 부디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우리 사이의 인사는 이 정도면 된다. 어차피 평생 못 만나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천계>에서의 마지막 대화를 가볍게 끝내고, 나는 처음의 목적지로 가기 위해 <전이>했다.

.......

"드디어···. 떠나시는 건가요."

세라 피아는 주인이 떠나자 미처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주인은 이제 떠났다. 지금의 그녀가 할 일은 주인이 남겨둔 일을 하는 것뿐. 솔직히 말하면 세라 피아는 주인의 망토 끝자락을 잡아서라도 멈추게 하고 싶었다.

(···이 이상, 라이 님께 피해를 주면 안 됩니다.)

간신히 마음을 억눌러 자신을 타이르는 세라 피아.

그분은 세계의 수호자의 유일한 주인.
모두는 그분의 명령으로만 움직이며, 그분의 뜻을 따라야만 한다. 그것이 어떠한 것이라도.

(만약 여기서 멈추게 한다면 분명 모두에게 미움받겠지요.)

아마도 <테라피아>에서의 생활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나름대로 조사해 본 결과, 아직까지 위협이 될 만한 것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정말로 그런 걸까?)

하지만 그 사건도 잠깐의 방심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런 흉악한 사태가 있었으니 라이 님은 지금까지도 계속 경계하고 계십니다. '그 존재'가 또 올지도 모르니까요.)

다시 생각해도 아찔해지는 기분 나쁜 기억들.
그런 기억들을 다시 떠올려봤자 업무에 지장이 갈 뿐이지, 메리트는 전혀 없다.

(저 역시 불안하지만, 반대로 그 불안에 집어 삼켜진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직은 경계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고개를 흔들며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부터는 업무를 해야 할 시간이다. 몇 분 후에는 다른 자들과 회의가 있으니 그 준비를 해야 한다.

"부디 다녀오십시오. 저희 수호자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저희의 주인님께 힘을 보태드리겠습니다."


★★★


제일 먼저 둘러보게 될 곳은 지난이 맡은 <유메니티>.

그러나 바로 그곳에 들어가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들 수 있다. 자칫하면 밀입국이라며 범죄자 취급을 받아도 할 말이 없어질 테니까.

"하아,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이 숲으로 <전이>했지만, 도대체 여기가 어딘지···."

아무리 둘러봐도 주위에는 거대한 수풀과 나무밖에 보이지 않는군. 이곳이 <유메니티>를 가기 위해서 한 번은 거쳐가야 하는 길.

-통칭, '마물의 숲'. 그레이트 포레스트 (Great Forest).

어느 정도 이 숲에 익숙한 베테랑 모험가라 해도, 방심하는 순간 곧장 마물에 의해 산 채로 뜯어먹히고 만다. 그런 위험한 숲에서 빨리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여기는 어디 부근이지?"

곧바로 길을 잃어버렸다.

본래라면 <유메니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장소로 왔어야 했지만, 보이는 것은 건물은커녕 거대한 나무뿐. 아무래도 정확한 좌표를 잡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나 보군.

"어휴, 이러니까 <전이> 마법은···. 그러면 역시 직접 걸어가는 수밖에 없는 건가."

밤이 되기 전에 빨리 숙소를 잡아야 한다.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건 좋지 않겠지. 하지만 적어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아야 할 텐데.

(본래라면 이곳의 담당 수호자가 안내하겠지만, 접근할 기색은 전혀 없는 것 같고···. 확실히 출발하기 전에 필요 이상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했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전혀 내게 다가오려는 기색이 없다.

내 표현이 잘못된 걸까. 확실히 그런 말투는 좋지 않았던 것 같다. 막상 필요한 상황이 되니까 찾는다는 건, 어떻게 봐도 쓰레기 같은 발언이니까.

"앞으로도 섣부른 발언은 자제해야겠어. 그것이 위에 있는 자로서 내가 그 녀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거겠지."

곁에 있던 자들이 없어진 일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어느샌가 나는 그들이 있는 것에 대해 익숙해졌지만, 그 일상은 언제라도 파괴될 수 있으니까.

잠시 스스로의 무력함을 느끼며, <방향 탐지>를 발동시킨다. 정확한 거리까지는 알 수 없겠지만, 적어도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는 알 수 있을 테니.

(이미 수호자들의 손길을 거절한 이상, 이제부터는 다른 녀석들의 도움 없이 오로지 나 혼자만으로 모든 걸 대처해야 한다. 굳어있던 사고를 돌릴 필요가 있겠지.)

마침 이 숲에 있는 경치를 구경할 겸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언제까지고 미래를 걱정해도 소용은 없으니, 오히려 이 상황을 즐겨주겠어.

"목표는 <유메니티>! 자, 계속 앞으로 가볼까!"


★★★


지난은 넥타이를 매면서 생각했다.
암살자를 경비대에 맡긴 후, 그에게 들어온 하나의 소식.

(기습적으로 수호자 회의가 시작된다고 알려주다니···. 이것에 대해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주제는 그들의 주인께서 각자의 담당 구역을 방문하시니 폐가 되지 않도록 미리 수호자들끼리 모이자는 것.

만약 불가피하게 올 수 없는 자들은 굳이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 애초에 이 회의는 수호자들이 자체적으로 여는 일종의 모임이었으며, 강제성을 띠지 않으니까. 다만-

(참석 여부는 항상 자유지만, 이번 주제는 향후 우리 수호자들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도 있는 매우 민감한 안건. 그냥은 넘어갈 수 없을 테지.)

세라 피아에게서 회의의 주제를 듣고 나서 그는 생각했다. 이건 앞으로의 업무에도 큰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다고.
직접 <유메니티>의 모습을 시찰하는 동시에 수호자들의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그분의 가장 큰 목표일 것이다.

"하지만 라이 님께서 오셨을 때, 담당 수호자인 내가 모시지 않는다는 건 그분에 대한 불경. 문제는 이 부분이겠군."

본래라면 당연히 지난은 자신의 주인을 모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바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언제 오실지 알 수 있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만약 그의 주인이 <유메니티>에 도착했음에도 지난이 수호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 그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신중히 판단해야만 하는 상황.

(아직 예정에 없는 건지, 그게 아니라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정보가 은폐되는 건지···. 역시 가장 확실한 건 세라 피아에게 물어보는 방법뿐인데-)

마지막으로 남은 가능성이 있긴 했지만 그 생각은 곧바로 자신에 의해 부정되었다. 그 남자에게 빚을 만드는 것보다도 손해는 일절 없는 그녀와의 <전언>이 더 현실적일 테니.


{-네, 세라 피아입니다. 누구시죠?}


결국에 남은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다.
비록 약간이나마 꺼려지는 상대와 얘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기에.

{나다, 세라 피아.}
{그 목소리는···. 지난이군요. 용무는 가능하면 짧게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지금은 약간 바쁜 상황이라서.}

그녀는 회의를 준비하는 역할이다 보니, 간혹 연락을 받지 못할 때도 있다. 다행히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지만.

{나도 길게 말하고 싶지는 않군. 본론만 얘기하지. 라이 님께서는 언제 이쪽으로 오시는 거지?}
{흐음···. 어떻게 얘기해야 당신이 회의장으로 올 수 있을까요. 혹시 어떤 대답을 원하시나요?}
{···이번에는 그런 식으로 나온다는 건가.}

그가 세라 피아를 불편해하는 이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 성격은 여러모로 지난과는 맞지 않았다.

게다가 그 속내를 굳이 숨기지도 않고 드러낸다는 것이 더욱 그녀와의 접촉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소였다.

{그 여유 있는 말투를 보면, 아무래도 너는 라이 님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은데.}
{글쎄요. 멋대로 착각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걸로 판단력이 흐려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요.}
{···그렇게 유도하고 있는 게 바로 네 녀석이잖아.}

어디까지나 자신은 모른다고 주장하는 걸까.

{뭐, 정 궁금하시면 회의에 참석하면 될 뿐입니다. 어차피 그곳에서 모든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니까 말이죠.}
{그렇다면 네 목적은 내가 회의에 참석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는 건가?}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그렇습니다. 저희에게 있어서도 당신이 가진 정보는 필요불가결하니까.}

가장 먼저 선택된 곳은 철벽의 도시, <유메니티>.
그렇기에 그 나라의 수호자인 지난이 꼭 회의에 참가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었다.

(과연···. 저쪽의 의도는 알겠군. 그러나-)

{미안하지만 그건 들어줄 수 없을 것 같은데, 세라 피아.}
{···어째서죠? 당신이 원하는 정보는 전부 이 회의장에 있을 터, 확실한 정보를 원하는 게 아니었는지?}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목적이다. 내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라이 님을 모시는 거니까.}

의도는 파악했으니, 남은 건 우선 순위를 매길 뿐.

사실 굳이 저울질해 볼 것도 없이, 답은 벌써 정해져 있다. 수호자에게 있어서 그분을 모시는 것보다도 중요한 업무는 없을 테니까.

{흐음···. 아마 다른 분들이 가만있지 않을 텐데요?}
{그런 방식의 압박은 내게 통하지 않아. 그 녀석들이 뭐라고 지껄이든 나는 상관하지 않을 예정이니까.}

비록 이 결정으로 인해 다른 수호자들에게 지탄받더라도, 지난의 생각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정말···. 여전히 고집이 세군요. 이것까지는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와서는 어쩔 수 없으려나.}
{···이번에는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특별 취급은 좋지 않지만, 당신께는 미리 알려둬야 할까요. 현재 라이 님께서는 수호자와의 접촉을 바라지 않습니다.}

순간, 사고가 멈췄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답변은 아니었다. 단지 수호자에게 있어서 가장 최악의 가능성으로 남아있었을 뿐.

(즉, 그분에게 있어서 우리의 존재는 더 이상 필요가 없다는···. 어라?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거지?)

감정이 흐트러진다.
사고가 흐려지기 시작한다.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확정적이지 못한, 전혀 검증되지 않은 발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한심한 자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무슨 일이죠? 왜 갑자기 조용해진 건가요?}

무언가 이변이 일어난 것을 느꼈는지, 세라 피아의 말투가 조금 부드러워졌다. 그러나 지금의 그에게 있어서는 그런 호의조차 의심스럽게 느껴질 테지.

{세라 피아···. 미리 확인해 두겠지만, 만약 거짓이라면-}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분과 관련된 일이라면 굳이 제가 거짓을 말할 이유가 없으니까.}
{오히려 그렇기에 위증했을 수도 있지. 너는 라이 님과 관련된 사항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니까.}
{사실을 말해도 신뢰받지 못하는 건 좋은 기분이 아니네요.}

저편에서 들리는 한숨 소리.

{···그래서? 저는 아직 당신으로부터 중요한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제부터 어떻게 행동하실 생각이죠?}
{그거야 당연히, 이제부터 라이 님을 모시러-}
{그 말은 즉, 그분의 명령을 어기겠다는 말인가요?}

한순간에 싸늘해지는 그녀의 말투.
약간이지만 살기가 나타난 세라 피아의 목소리에, 지난은 무심코 입을 다물어버렸다.

이러한 반응도 당연한 것이, 지난의 행동은 그분의 말에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명령에 불복종한 지난의 책임은 매우 크다.

(아니···. 비록 거짓말이라고 해도 증거가 없는 이상, 나는 그저 따를 수밖에 없겠지. 저 녀석은 내게 선택권을 줄 생각이 없었던 거고.)

더는 거절할 명분이 없다.
마지막으로 업무에 관한 핑계를 대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그렇다면 왜 최초부터 말하지 않았는지에 관한 추궁이 시작될 테니까. 최선의 선택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지난은 넥타이를 풀려던 손을 멈춘다. 이미 그녀의 덫에 걸린 이상, 아마 빠져나갈 길은 없을 테니.

{후우···. 됐어. 일단 회의장에서 만나도록 하지.}
{드디어 결정하셨네요. 그러면 자리를 준비하겠습니다.}

체념으로 인해 식어버린 머리를 넘긴다.
모든 것이 그녀가 원하는 상황으로 되었다는 사실에 지난의 기분이 점점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그 이외에도 세라 피아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결론적으로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는 딱 한 가지.

{하지만···. 적어도 나는 오늘 일을 잊지 않을 거다.}
{···당신은 그걸로 상관없습니다. 저는 그분을 위해서라면, 악마라도 될 수 있으니까요.}


-그 이상, 자신을 건드리지 말라고.


안 그래도 흑월과 관련된 문제 때문에 마음이 심란하던 참이다. 다른 곳에 집중할 여유 따위는 없을 테지.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전언>은 끊어졌다. 이미 목적을 이룬 그녀에게 있어서 지난은 관심 밖의 대상.

"하지만 내 목적은 아직 이루지 못했다고, 세라 피아."

적어도 그녀에게서 정보를 끄집어내야 한다.
최소한의 조건은 그분의 행방을 알아내는 것으로, 어디까지나 자신이 먼저 접근하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

적어도 호위를 배치해 놓을 필요가 있으므로 확인할 뿐. 부하를 보내는 것까지 통제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와 더불어 다른 녀석들한테서 정보를 빼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이번 회의로 최대한의 이득을 얻어내야 한다.)

대략 방침을 정한 지난은 넥타이를 꽉 조이고 몸가짐을 단정히 했다. 이제부터 향할 장소는 어중간한 정신력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기에 방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주인의 방문.
범죄 조직의 조사.
동시에 수호자 회의까지.

"당분간은 쉬는 날이 없을 것 같군."

벌써부터 정신이 피폐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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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10-17 10:16 | 조회 : 65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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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ZXC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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