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머리카락이 너무나 긴 엔]


"싫어!싫어!싫어!! 머리 안 자를래!"

엔의 머리카락은 자라서 발목까지 내려왔다.
수인들이 성장이 빠르긴 하지만 엔의 머리칼은 너무나도 길어져버렸다.

그래서 어느정도 불편할테니 머리를 자르러가자고 하자
이렇게 거부하고 있는 것이였다.

"딱 허리까지만 자르자? 솔직히 너무 길어서 불편하잖아."

"아니야! 머리 안잘라!"

"무서워도 잘라야해. 곧 있으면 땅에 끌릴것 같아."


루는 엔의 작은 몸을 잡아서 안아올렸다.
여전히 작았다. 키는 언제쯤 더 클려나.

"가자?"

"싫어! 안갈꺼라고!"

엔이 루의 꼬리를 꽉 잡아서 잡아당겼다.
이러다가 진짜 꼬리뼈가 뽑힐것 같은 느낌에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아팟!고양이들은 꼬리가 예민하단 말이야!"

"가기 싫다고!안갈꺼야!"

"그래도 가야해. 윽! 그만 잡아당겨!"

"안가!안갈꺼야!!"

"그럼 억지로 데려간다?"

결국 루는 최후의 수단으로 엔을 꽉 안고서 억지로 미용실로 데려갔다.

나중에 머리카락이 땅에 끌리면 집안이 더러워지고
엔도 머리를 감기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머리카락을 루가 관리 할 수 도 없었다.

"싫다고!!!안갈꺼야!!!!"

계속해서 바둥대는 엔을 이렇게 들고 갈 순 없었다.
팔도 아프고 엔이 이렇게 싫어하는데 그렇게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꼬리가 부셔질것 같이 아프고 따가웠다.

머리는 엔이 알아서 감을 수 있고,
머리를 묶으면 바닥이 더러워지지 않을 것이다.

"..알겠으니까..꼬리좀 놔줘..아파서 죽을 것 같애.."

"알았어."

엔은 거세게 잡아당기고 있던 꼬리를 놓았다.
꼬리가 아직도 욱신욱신 거렸다.
이건 무슨 신종 고문도 아니고...

"제발 화난다고 꼬리좀 잡지 말아줘..진짜 아프니까..."

"알겠다고 하겠지만 다음엔 안한다고 장담못해."


루는 엔의 머리카락을 빗으로 잘 빗기 시작했다.

"머리를 자르지 않는다면 어쩔수 없이 따거나 묶어야 해."

루는 머리카락을 땋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이 참 길기도 하다.

"루 머리 땋는 법 알아?"

"응, 알고 있어."

"누구한테 배웠어?"

"엄청 하얀 네코마타한테."


온몸이 새하얀 그녀는 머리카락도 새하얀 눈 같았다.

항상 그녀와 만나면 하는 것이 머리를 땋아주는 것이였다.

그녀는 머리 땋는 것을 루에게
단 한번 밖에 가르쳐주지 않아서 어설프지만 열심히 땋았던 루였다.

머리를 다 땋으면 그녀는 항상 루에게 말했다.

["역시 루가 땋아준게 제일 편하네요."]

라고, 천사가 조곤거리는 거 같은 목소리로,
루의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쓰담았다.

가끔 루는 그게 너무나도 그리웠다.

하지만, 더 이상 밭을 수 없기에 체념하기도 했다.

"자, 다 땋았다."

"루 고마워!"

루는 엔의 웃음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지금도 꼬리에 느껴지는 꼬리의 욱신거림과 따가움과 아픔이
몇초 정도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로.

하지만 아프지 않은걸 정말 몇초 뿐.

꼬리는 여전히 얼얼하고 아파왔다.
루는 ''자고 나면 괜찮아 지겠지'' 라고 생각하며

꼬리의 얼얼함와 고통을 떨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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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4-22 22:10 | 조회 : 1,022 목록
작가의 말
뭉에상

실제로 고양이의 꼬리를 엔 처럼 잡아당기거나 밟으면 안돼요! 고양이에게는 중심을 잡게 만드는 중요한 신체부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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