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지쳐서 개꿈을 꾼 루와 그녀와 닮은 엔.]


"야~루~ 재미 없어지잖아~? 좀 뭐라도 하지?"

딱! 돌맹이가 루의 이마에 돌진했다.
이마에서 다시 한 번 피가 흘러나왔다.

"말 좀 해보라고~이 늙은이가 1000년 정도 사니까 노망 먹었나?"

".와.너.무.무.섭.다.젠.장.이.거.무.서.워.서.지.려.버.리.겠.는.걸.?."

루가 그 말을 들었는지 국어책 읽기로 말을 비꼬았다.

또 한번 돌이 날아왔다. 아파.

루는 이 상황이 버겁고 힘들었다.
그저 이 아이들이 스스로 흥미를 잃고 사라지길 바랬다.

"루~몸은 가만히 있는데 꼬리는 왜이렇게 살랑거릴까??"

"너도 그러잖아? 이거 무의식이니까."

"하아~신경 쓰이네~뭠추어버리고 싶어~"

"그래서 어쩌라고?"

"그냥~간단히 꼬리들만 좀 자르자?응? 할 수 있지?"

"아니! 싫어! 당장 꺼져버려! 너희 이야기 더 이상 안들을래!"

"에이 왜그래~ 자손이 조상님 뻘한테 부탁하나 하는데 좀 너그럽게 굴어줘?"

"싫어!싫다고! 당장 이거 놔! 싫다고! 안들리냐?"

루는 그들의 손에서 발버둥쳤다. 그리고 소용 없다는걸 알아챘다.
그는 체력이 없는 네코마타일 뿐이다. 누가 좀 도와줘. 제발.

"거기 뭐하는 건가요?"

천사가 조곤거리는거 같은 목소리.
이건 괴물의 목소리라고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였다.

내가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려 하자 누군가가 내 입을 막았다.

"젠장,하얀 아가씨잖아? 여긴 왜?"

"몰라! 빨리 안 튀면 아가씨한테 완전 찍혀!"

"괜찮아.딱히 당신들을 방해 할 생각은 없었어요.
근데..그 분은 별로 너희들이랑 어울릴 생각이 없어 보여요."

"그런게 아니야~그냥 우리가 조금 장난친거야~"

"그런거였군요? 걱정했잖아요~"

멍청이냐!! 진심 멍청이냐고!
어느 누가 한 사람이 여러명한테 꼬리를 자르려 하는걸 정상이라고,장난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

그녀는 온통 하얀옷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 꼬리와 귀,머리카락,까지. 온통 휜색.
그녀는 네코마타족 왕족의 고귀한 하얀 아가씨였다.

그녀는 계속 걸어왔다. 그리고 천사같은 목소리로 다시 한 번 말했다.
상냥하지만 아주 단호하게.

"하지만..장난의 선을 넘은거 같은데요? 이 분은 절대 재미있어하지 않는걸요?"



.....


"루!! 어디 아파? 악몽?"

"하아..으..뭐야..?..여기 어디..?"

"집이야! 루가 경찰소에서 잠들어 버려서 루베가 데리고 나왔어! 루 악몽 꿨어?"

"하아..하...아니..그냥 개꿈..그냥 꿈이야.."

"루가 그렇게 큰 소리를 지를 수 있는지는 몰랐어!"

"..그래..엔...이리와.."

루는 엔을 꼭 안았다. 따뜻한 엔을 안고 있으니 마음이 진정되었다.
엔이 싱글거리며 웃으며 루의 등을 토닥였다.

"역시 악몽을 꾼거야 루?"

[루 역시 악몽을 꾸신거에요?]

"악몽아 그만 괴롭히고~ 사라져버려라~사라져~"

[악몽아 사라져라~루 괴롭히지 말고~사라져라~]

"어때! 이제 괜찮지! 루!"

[어때요? 이제 괜찮나요? 루?]

그녀와 엔의 말이 겹치게 들린다.
확실히 그녀와 엔의 말투는 비슷하다.

하지만 엔과 그녀는 확실히 다르다.

그녀는,
머리카락은 희고,
키는 루보다 6cm 더 작으며,
상냥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가지고 있고,
천사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엔은,
연노랑색의 아주 긴 머리카락과,
루보다 훨씬 작으며,
변덕쟁이에 장난을 좋아하고 활발하고,
높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엔과 그녀는 비슷해 보이는 걸까?

엔은 네코마타가 아니고, 그녀도 수인이 아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녀와 엔이 비슷해 보이는 걸까.

그녀의 웃음과 엔의 웃음은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하지만 전혀 달라. 왜 엔과 그녀는 비슷해보이는 걸까.

다른 만큼 의문점이 생기고,

같을 만큼 무서움이 생겨난다.

그녀가 나 때문에 눈을 감아버린 것 처럼,

엔도 눈을 감아버릴 까봐, 영원히 눈을 뜨지 않을 까봐 무서운거다.

"엔...아직 넌 어리지..?"

"응, 난 아직 인생의 절반도 안 살았지."

"그래..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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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4-19 22:33 | 조회 : 1,246 목록
작가의 말
뭉에상

루가 현상범 잡는것도 쓰려했는데 13번이나 날려먹어서 작가 멘탈 보호 차원으로 현상범 잡고 나서 후일담을 적었어요. 루 과거 시절 떡밥이네여! 뭔가 루의 옛 시절 추리되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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