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경매장의 지하실에서 눈을 뜬 코드 I는 머리가 어지러워 고통의 신음을 내뱉었다.


"으윽..여긴..?"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낯선 곳에 의문을 가졌지만 이내 여기가 어딘지 깨닫고는 후회를 했다.


"아...그때 어떻게든 도망쳤어야 했는데.."





........






코드 I의 본명은 민이었다. 성도 없고 이름도 한 글자인 ''민''.


"야, 민아! 뭐해? 같이 축구 하자!"

"그래!"


고등학생인 민은 그냥 평범했다. 친구와 축구도 하고 공부도 하는 그런 평범한 학생.


"아악!"


단 한가지만 뺀다면.


"제,발..흐윽..그만하세요!! 아버지..! 제발요.."


'난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변해버린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도박에 빠져 빚이 있고 항상 술만 마시며 자신을 학대하는 그런 아버지. 하지만 나는 그런 아버지를 차마 버릴 수 없었다. 아니, 버리지 못했다. 나에게 아버지마저 없다면 난 더이상 가족이란 없었으니까. 기댈 곳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아버지가 밉고 화가 났지만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아버지라도 죽는걸 바라진 않았다...'



끼익-쿵!


'하지만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실에 실려갔고 끝내 살아돌아오지 못했다..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가려고 했으나 난 병원으로 가기도 전에 집에 갇혔다.'


쾅!쾅!!


"야! 문 안열어? 빨리 문열라고!!"


'나보다 먼저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을 아는 죽기 전 아버지가 돈을 빌린 사람들이 날 찾아왔기 때문에.'


"이 애새끼가?! 너 거기 있는거 다 알아!!"


'이제 나에겐 더이상 기댈 곳도 희망도 없었다.'


"이대로 죽으면...다 끝나겠지..?"


'그렇게 자살도 생각해봤으나 멍청하게도 죽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도 죽는건 무서워 할 수가 없었다'


콰앙!!


"너 이리와!"

"아악!"


'사람들은 나를 때리려고 했으나 그 사람들 중 정장을 입은 한 사람이 사람들을 멈추게 했다.'


"기다려. 상처는 입히지마라. 얼굴이 반반한게 노예상인에게 팔면 꽤 돈이 될 것 같으니까. 알다시피 노예상인은 훼손된 상품은 사지않잖아? 내가 아는 노예상인에게 팔면 값을 후하게 쳐줄 것이니."


'그 사람의 말이 끝나자 나는 사람들에게 끌려가 이 경매장으로 팔려오게 되었다.'




........






"-코..ㄷ A부터 코드 I까지 전부 준비시켜!"


'여기서 지내면서 경매장 주인이 저렇게 다급한 목소리로 말하는건 처음 봤다. 게다가 나를 준비시킨다니..무슨 말이지?'


철컹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와 오버사이즈인 흰 셔츠만 입으라 했다. 나는 이 상황이 혼란스러웠다. 밖에선 사람들 소리가 들리고 코드 A라는 노예부터 차례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저 밖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두려운 마음이 컸다.'


"자, 준비해. 이제 네가 나갈 차례야."


'관리자라 불리는 사람이 나에게 말하며 나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난 손에는 조금 헐렁한 수갑이 채워져있었고 다리도 구속되어있었다. 나는 밖에 나가기만 한다면 도망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하실보단 사람이 적을거라 짐작하며 내 머리속엔 기회가 있을때 재빨리 달아나자는 생각만이 가득차 있었다.'


"으.."


'밖으로 나가자 눈부신 조명 때문에 눈이 찌푸려졌다. 겨우 눈을 뜨자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지하실보다 적은 사람들이 있을거란 내 생각과는 다르게 지하실의 몇 십 배나 되는 사람들이 날 흝어보았다. 진행자같은 사람이 뭐라 말했지만 그 말은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람들의 기분나쁜 눈빛에 온 몸이 굳었다. 경매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다들 어떤 한 사람을 보기 전까진.'


"15억."


'엄청나게 큰 액수를 부른 그 남자를 모두 바라보았고 나 역시 그 남자를 보았다. 그리고 난 그 남자에게 팔렸다.'


"자, 조심해서 따라오렴~"


'이상하게 기분좋아보이는 경매장 주인은 나를 친절하게 대했다. 아마 그 남자에게 가는 것 같았다. 갑자기 경매장 주인이 발걸음을 멈췄다. 그래서 나는 고개를 들어보니 그 남자가 서 있었다.'


흠칫-


'왠지모를 무서운 느낌에 몸을 살짝 떨었다.'


"이 아이가 맞겠지?"

"물론입니다..제가 어찌.."

"시끄럽고 이제 꺼져라."


'경매장 주인을 이렇게 대하다니..누구지?'


"ㄴ,네.."

"..차에 태워."

"네."


'그 남자의 말에 그 남자 옆에 있던 한 남자가 대답하며 날 차에 태웠다. 한 남자는 운전석에 앉았고 그 남자는 내 옆에 탔다. 난 묻고 싶은게 많았지만 조금 겁이 나서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그 남자가 나에게 물었다.'


"민."

"네?"


'내가 팔려온 이후로 한번도 듣지 못했던 내 이름을 그 남자가 불러서 깜짝 놀랐다.'


"이름은 민, 나이 18살. 맞나?"

"..네."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이해는 하나?"

"저..제가..팔려왔,잖아요..그쪽..한테."


'내가 그렇게 말하자 운전하던 남자가 갑자기 소리쳤다.'


"이 분이 누구신 줄 알고 감히..!!"


흠칫!
'난 그 말에 놀라 겁을 먹었다. 그때 그 남자가 말했다.'


"그만."

"...죄송합니다."

"저어.. 죄,죄송합니다.."

"됐다. 난 '주인님' 이라고 불러라."

"네, 주인,님.."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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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3-25 17:02 | 조회 : 11,110 목록
작가의 말
바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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