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작은 변화(變化)는 커다란 파도(波濤)

「보다 순조로운 이해를 위하여 세계관 설정을 참고 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은 읽으시면서 이해가 보충 설명이 필요한 것은 세계관 설정을 참고하셔서 봐주세요.」

아빌이 정신을 차렸다는 소식이 들리자 기사들의 표정은 더 없이 밝아졌다.
그제야 기사들은 정상에 아무도 죽지 않고 왔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여유를 가지고 웃을 수 있었다.
아빌이 한숨 푹 자고 나서 다시 일어나자 그의 막사로 3명의 기사가 찾아왔다.
곧 그들이 자신이 정신을 잃기 전 올라의 저주에 함께 갇혔던 기사들임을 알았다.

“ 정말 감사합니다. 백작님이 안 계셨다면 저희는 내일을 볼 수 없었을 겁니다. ”

“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프리오의 독을 이겨내셔서 기쁩니다. ”

“ 흡.. 걱정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

기사들은 저마다 몸을 숙여 감사를 표했고 아빌은 그 자들을 보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 별 의미 없는 고갯짓도 기사들에게는 아빌이 그들을 위해 부담가지지 말라는 배려로 보였다. 그들에게 아빌은 이제 제 우상이자 은인이었다.

“ 감사는 됐다. 단, 나와 맹세한 것은 잊지 말아라. ”

“ 물론입니다. 어째서 숨기시는지는 모르지만 은인의 말을 뭔들 못 지키겠습니까. ”

아빌의 말에 기사들은 당연하다며 제 목에 칼이 들어올지언정 함구를 하겠다고 맹세했다.

‘ 진짜로 칼이 들어온다면 말할 것이면서 말은 잘 하는군. ’

아빌은 눈을 빛내며 맹세를 하는 기사들을 보고는 한숨을 삼켰다.
그래도 은인이라며 제게 감사를 표하는 그들에게 진심은 보여서 그리 나쁘지만도 않았다.

“ 아빌, 눈이 더 내리기 전에 내려가야 한다고 해서 오늘 내려가야 한데. ”

로코가 막사 안으로 들어오며 친근하게 아빌에게 말을 붙였다.
기사들은 다소 놀란 눈으로 로코를 바라보았으나 로코는 오직 아빌만 빛나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아빌은 다소 변한 분위기를 제게 내보이는 로코를 보며 의문을 표하자 로코는 제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멍하니 바라보다 로코의 눈짓을 받은 기사들은 화들짝 놀라 막사를 나갔다.
혼자 남은 로코가 한 쪽 무릎을 꿇으며 아빌의 옆에 앉았다.

“ ... ”

“ 아빌, 넌 아직 몸 회복이 다 안 되었으니까 내가 널 부축하기로 했어. ”

로코가 그리 말하며 제 손을 잡아오자 아빌은 멀뚱히 바라보았다.
아빌의 찬 손을 꽉 잡은 로코는 눈을 휘며 그저 미소지었다.
아빌은 제 손을 꽉 잡은 로코의 손을 바라보다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 자, 도와줄 테니까 일어서. ”

“ 그 정도는 아닙니다. ”

“ 무리하는 건 좋지 않아. 사양 말고 내게 기대. ”

제 할 말만 한 로코는 아빌의 겨드랑이에 팔을 넣고 살포시 안아 일으켜 세웠다.
아빌이 미간을 찌푸리며 로코가 독에 당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고 있을 때쯤 문득 호수에서 만났던 로코와 닮은 사람이 떠올랐다.

“ ... 혹시 쌍둥이가 있습니까? ”

“ 음?.. 응, 있지. 포코라고 알의 2번째 티어야. 왜?”

“ ...닮은 사람을 봐서 말입니다. ”

호수에서 만난 적안의 남자가 포코임을 알았으니 일단은 당장 궁금한 것이 없었다.
아빌이 로코의 부축을 애써 거절하며 막사로 나오자 기사들의 눈이 쏠렸다.

“ ...? ”

기사들이 존경과 안심, 호의로 가득 찬 눈으로 아빌을 보자 별로 받아 본 적이 없는 낯선 시선에 아빌이 뒷걸음질 쳤다.

“ 백작님, 나으셔서 다행입니다. 걱정했습니다. ”

“ 등산은 백작님께서 수고하셨으니 하산은 저희에게 맡겨주십시오. ”

“ 올라의 저주도 이겨내시고 프리오도 견디시다니 역시 백작님입니다. 제 친구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빌의 당황스러움에 눈을 연신 깜빡였다.
아빌이 벙 쩌 있음에도 기사들은 그를 향한 호의적인 감정을 계속해서 내보였다.

“ ...허 ”

아빌은 이런 호의적인 시선들만 본 것이 얼마 만인지 가물가물했다.
전생에서는 호의를 받기에는 세상이 너무 힘들었고 현생에서는 호의를 받기에 이미 어긋나 버린 몸이었다. 근데 저들은 제가 그들을 구해주었다는 이유로 호의를 내보이고 있었다.

아빌이 산을 오르면서 몸을 혹사시킬 만큼 최선을 다한 이유는 하나였다.
돌아갈 곳이 있는 자들을 돌아갈 수 있도록 지켜낸 이유,
완전체를 드러내면서 까지 마물을 해치운 이유,
이 모든 것의 대한 이유는 제 죄를 속죄하기 위함이었다.

속죄를 하는 것이기에 아빌은 이를 행한다고 해서 무언가를 얻기를 바란 마음은 없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제 죄를 감출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다.
그랬기 때문일까.
지금의 이 상황은 아빌에게 너무나 벅찼다.
낯설고 당황스럽고 동시에 불안감과 무서움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 때문에 제 진심을 닫아버리기에는 혀가 마비 될 만큼이나 지금이 달았다.

“ ...아빌?? 어디 아파? ”

로코가 가만히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빌을 걱정스레 불렀다.
로코는 상채를 숙여 아빌의 안색을 살핀 순간 눈을 크게 뜨며 굳어버렸다.

픽.
아빌이 힘없는 얕은 콧바람을 내쉬었다.
지금이 너무 달아서, 오랜만에 닿은 온기에 간지러워서, 저도 모르게 입 꼬리가 서서히 올라갔다. 그의 눈에 온기가 닿아 퍼져들고 희미하게 접혀드는 눈.

웃음.
아빌은 정말 오랜만에 웃음이라는 것을 지었다.

***

로코는 아빌을 제 앞에 태워 그를 보호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멀쩡해져 가는 아빌은 근질거리는 몸을 움직일 수도 없고, 혼자 편하게 쉬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 이 상황에 답답해져 가기만 했다.
적어도 제 바로 뒤에서 떠들어 대는 로코만 아니었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

“ 마지막 세이브 존이다. 부상을 입은 자는 치료를 하고 푹 쉬도록 해라. ”
처음 왔던 세이브 존에 별 큰 사건 없이 도착했고 아빌은 그제야 그 답답했던 말 위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로코가 제 옆에 달라붙어 오자 지칠 대로 지친 아빌은 몸이 좋지 않아 막사에서 혼자 쉬고 싶다고 하자 로코는 의외로 바로 수긍하며 막사를 펴줬다.

“ 자, 들어가. 옆에 있어줄까? ”

“ .. ”

아빌이 로코의 말에 고민할 거 없이 바로 고개를 저으며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로코는 서운한 듯 아빌의 막사를 지그시 바라봤지만 이내 아시페로의 부름에 몸을 돌려 멀어졌다.

‘ 이 근질거리는 몸을... 밤에 풀어야.. ’

아빌이 허리를 펴며 오늘 밤 모든 기사들이 잠들고 나면은 돌아다닐 생각을 하다가 이내 걸리는 점이 있어 제 이마를 문질렀다.
저번에 다소 부주의한 탓에 알리카 뿐 아니라 포코라는 자 두 명에게 완전체를 보였다.
심지어는 포코라는 자에게는 제 정체도 들켰으니 한 번 들킨 일, 두 번 들키기 어려울까.

‘ ..쯧.. 어쩔 수 없지.. ’

결국 이번 밤만 참고 백작가로 돌아가면 그때 마음껏 돌아다니겠다고 스스로와 타협했다.
제게는 너무 긴 하루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며 아빌은 눈을 감았다.

***

‘ ...역시 없나. ’

알리카는 그날과는 다르게 달이 구름에 가려진 밤, 그날과 같은 장소에 앉아 있었다.
알리카가 호수, 팔라를 매우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지금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조금 달랐다.
흑 사자를 팔라에서 만났을 때 분명 그는 말했었다.
정확히는 발짓했었다.

‘ ..여기서 만날 수 있다고 했으면서.. ’

언 호수를 바라보던 알리카는 거짓말을 한 흑 사자에게 미운 마음이 들었다.
물론 저도 흑 사자에게 의심되는 마음으로 마력의 흔적을 묻히기는 했지만 결코 못된 마음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다.

‘ 설마.. 흔적을 묻힌 줄 알고 안 온 건가.. ’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력의 흔적을 느끼자 곧 제 뒤에서 큰 흔적이 느껴졌다.

“ ! ”

알리카가 눈을 크게 뜨며 흔적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제가 원하던 찬란한 밤을 담은 금안의 사자가 아닌 잔인한 밤을 담은 적안의 악어가 서 있었다.
알리카의 눈에 실망감이 짙게 묻어나자 포코는 움찔 몸을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 포코, 여긴 어쩐 일이야? ”

“ ... ”

포코가 땅만 바라보며 입을 꾹 다물었다.
알리카는 유독 강하게 묻은 흔적에 눈을 가늘게 뜨며 포코를 바라보았다.
마력의 흔적은 호우트들이 제 티어에게 묻히는 일종의 소유권 주장이나 다름이 없었다.
제 마력의 흔적을 묻힘으로서 다른 호우트들의 접근을 막기도 하고 일정 거리로 티어들의 위치를 파악하며, 티어들이 혹시라도 위험에 빠질시 긴급 차원으로 마력을 일정량 흘려보내주는 수단이었다.
당연히 알리카도 제 티어들에게 마력의 흔적을 남겼기에 포코에게 마력의 흔적이 느껴지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다만.

“ 포코, 혹시 흑 사자를 봤나? ”

“ ... ”

포코에게 묻은 흔적의 양은 이상하게 많았다.
마치 두 명 분의 흔적을 받은 것처럼.

“ 흑색의 털과 금안을 가진.. 흑 사자를 보았느냐고 물었다. 아니, 그런 사람이라도 보았나. ”

“ ... ”

포코가 마른 침을 삼키며 고개를 살살 저었다.
알리카의 눈동자가 포코를 찌를 듯 바라보자 포코는 몸을 잘게 떨면서도 연신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공포로 질린 적안이 흔들리면서 알리카를 바라보자 알리카는 한숨을 내쉬고는 더 묻지 않았다. 포코에게 손짓하며 제 옆으로 오라 하자 포코는 금세 떨림을 멈추며 다가와 알리카의 옆에 앉았다.

‘ 너무 멀리 가서 위치가 안 느껴지는가 했는데.. 가져가서였군. ’

포코의 등을 토닥이며 그를 달랜 알리카는 고개를 들어 달을 봤으나 구름에 가려진 달은 제 빛을 내지 못하고 숨어있었다.
차가운 공기가 제 얼굴을 쓸고 가고 눈을 느리게 감자 알리카는 또다시 흑 사자의 위로 아빌을 떠올렸다. 제 입술을 매만지며 알리카는 미간을 좁혔다.

제 마력을 갈망하던 아빌은 다행히도 프리오의 독을 이겨내고 아침에 눈을 떴다.
막사로 나온 그의 얼굴은 긴 고통에 지쳐 평소보다 피로해보였지만 흔들림 없이 선 그의 모습은 여전했다.
당장 처음 후작가에 왔을 때만 해도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의 무시와 혐오, 공포를 받던 그다. 그러나 어느새 후작가 시녀와 집사들의 불안을 지워내고, 강인한 모습으로 로코를 따르게 했으며, 지금은 그 누구보다 기사들의 믿음과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전과 같은 아빌 보스켓이 아니었다.
그 어디에도 제가 들은, 아는 그런 아빌 보스켓은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아빌이 짓던 그 웃음이 제 마음을 일순간 흔들고 계속해서 맴돌지언정 그것은 깊은 의미가 없었다.
작은 욕심으로 조금 더 가까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것도 그냥 처음 보는 얼굴에 호기심이 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아빌을 떨쳐냈다.

***

“ 토벌단이 돌아왔다!! ”

“ 전부 무사해!! 세상에!! 기적이야..! ”

“ 신이 우리를 도왔나봐!! 세상에!! 아르테 기사단 만세!!! ”

하이빌 산을 내려오자 영지민들이 모두 나와 그들을 반겼다. 무사히 마을의 발을 디딘 기사들은 환호하며 소리쳤고 모두가 무사히 돌아왔다는 소식에 제 가족에게 문제가 생길까 불안해하던 몇몇 사람들은 울음도 흘렸다.
겨우겨우 로코를 떼어내고 혼자 말을 탄 아빌은 기뻐하는 그들을 보자 뭔가에 걸려 막혔던 숨이 확실하게 트이는 기분이었다. 제 심장을 아프게 후벼 파던 그들의 목소리 위로 환호하는 저들의 목소리가 작게나마 덮어씌워졌다.

“ 하이빌 산의 토벌을 그 누구의 목숨도 내주지 않고 훌륭하게 마치고 돌아왔다! ”

기쁨을 내뱉는 사람들에게 알리카는 큰 목소리로 승전을 알렸다.
알리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더 환호했고 알리카는 말을 이었다.

“ 용맹하게 싸운 아르테 기사들과 나의 티어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토벌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아빌 보스켓 백작. 토벌을 완벽한 승리로 이끈 그들에게 모두 감사를 표하라. ”

사람들은 아빌 보스켓이라는 이름이 들려오자 의아해 했지만 이내 크게 환호를 지르며 그들에게 큰 감사를 보였다.
사람들의 무리를 가르고 후작가의 문을 통해 들어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들을 반기는 두 번째 사람들, 후작가의 사용인들이 기쁘게 반겼다.

‘ 이제 드디어 맘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겠어. ’

아빌이 주황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보며 기지개를 폈다.
아빌은 빠르게 백작가로 돌아가 엘먼의 숲을 뛰어다닐 생각에 절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때 그대로 몸을 돌려 백작가로 돌아가려던 아빌을 알리카가 붙잡았다.

“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백작. ”

“ ...? ”

“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렇게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백작의 은혜 및 모든 것에 대한 보상을 후작가가 할 수 있는 최대한 해드리겠습니다. ”

“ 괜찮습니다. 괘념치 마십시오. ”
아빌이 짧게 거절하며 다시 몸을 돌리려하자 알리카는 또다시 그를 불러 세웠다.

“ 설마, 벌써 돌아가시려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프리오의 독을 어느 정도 이겨내셨다고 하나 없던 독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뛰어난 의사를 부를 터이니 오늘은 후작가에서 쉬십시오. ”

“ ... ”

“ 그런 몸으로 돌아가셨다 혹시라도 잘 못 되신다면 후작가는 고개를 들 면목이 없을 겁니다. ”

단호한 눈으로 말리는 알리카를 보며 아빌이 미간을 찌푸리자 다른 기사들도 언제 들었는지 알리카의 말을 거들었다.
아빌은 다수의 시선이 저를 보며 말리자 결국 뻣뻣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잘 생각하셨습니다. ”

“ ... ”

아빌은 제 계획을 어그러뜨리는 알리카가 속죄고 뭐고 그렇게 얄미워 보일 수가 없었다.

***

다소 불만스러운 아빌은 자신이 머물렀던 그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뛰어난 의사를 부른답시고 내일 아침에 온다는 말에 결국 아빌은 이곳에서 하루를 머물고 가게 되었다. 제 몸은 한 동안 계속 움직여주지 않아 근질거리고 힘이 넘쳐 어쩔 줄 모르겠는데 졸지에 돌아다니기도 어려우니 아빌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 ...나가고 싶다.. ”

나지막하게 입을 뗀 아빌은 침대에서 엉덩이를 떼며 방을 다시 나왔다.
그러자 잠시 자리를 비운 리자를 대신하여 서 있던 시녀가 바로 따라 붙었다.
아빌은 그런 시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낮게 물었다.

“ 산책을 하고 싶은데-.. ”

“ 그럼 후작가의 정원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

시녀가 아빌의 끄덕임에 앞장서서 걸었다.
아빌이 시녀의 뒤를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잘 정돈 된 정원이 나왔다.
아직 다 저물지 않은 해 덕분에 어여쁘게 푸르른 정원을 보며 아빌은 알아서 돌아가겠다며 시녀를 물렸다. 시녀가 별 말 없이 물러가고 아빌은 홀로 느긋하게 정원을 구경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에 아빌은 아쉬운 마음으로 이만 돌아가려 몸을 돌렸다.

꿍.

“ ...? ”

멍하니 걷던 아빌이 제 발밑에 부딪힌 따뜻하고 보드라운 털 뭉치를 내려다보았다.

‘ ...?? ’

아빌이 한참을 그저 내려다보고 있는데 살짝 고개를 들어 저를 보는 털 뭉치에 곧 그 녀석이 토끼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빌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만히 서 있자 그의 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 그 녀석은 엔비에요. ”

아빌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제 뒤를 바라보자 갈색 머리카락에 검은 눈을 가진 부드러운 인상의 남자, 칼리도가 저를 보고 웃으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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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3-24 17:47 | 조회 : 1,269 목록
작가의 말

오늘도 읽으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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