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뒤엉킨 연(緣)

「보다 순조로운 이해를 위하여 세계관 설정을 참고 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은 읽으시면서 이해가 보충 설명이 필요한 것은 세계관 설정을 참고하셔서 봐주세요.」

알리카는 아빌의 집에서 머무는 동안 그를 유심히 관찰했다.
3일간 머물면서 고작 알아낸 것이라고는 식사를 잘 하지 않는다는 것.
아침마다 적든 많든 각혈을 한다는 것.
물건을 던지거나 폭력, 욕설, 욕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
매일 아침에 나가 오후쯤에 돌아온 다는 것.

대체 나가서 무얼 하는지에 대해 알아내기 위하여 오른이 집사나 시녀에게 지시해 그를 따라가라 일렀으나 아빌은 시중을 거절했고 몰래 뒤따라가라고 지시해도 그를 미행하던 모든 집사와 시녀들은 얼마 안 가 홀로 돌아왔다.
감쪽같이 사라졌던 아빌은 뒤늦게 홀로 다시 백작저에 나타났다.

“ 결국 유흥가를 가는 것도 진실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군.. ”

“ ..면목이 없습니다. ”

오른이 알리카에게 고개를 숙이며 부끄럽다는 듯 눈을 질끈 감았다.
알리카는 손을 내저으며 고개를 저었다.

“ 내일쯤 후작가(家) 기사단과 마차가 올 거다. 별 소득은 없었지만 아빌 보스켓에 변화가 생겼다는 건 확실하군. 아빌 보스켓에게 내일 아침은 마지막이니 함께 식사하지 않겠냐고 물어라. ”

“ 알겠습니다. ”

알리카의 말에 오른이 문을 닫고 나가자 아시페로가 찝찝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아시페로도 아빌의 뒤를 밟았지만 우습게도 순식간에 사라진 아빌에 아무런 수확도 없이 돌아왔다.

“ 진짜 이게 말이 돼..? 아빌 걔 누마 아닌 거 아니야? ”

“ 아빌은 누마야. 누마가 아니라면 저 아빌이 자랑하지 않았을 리가 없어. ”

“ 너무 약해서 자랑하기에는 민망했나 보지. ”

“ 약해서 그랬으면 네가 놓친 것도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 ”

알리카의 지적에 아시페로는 입을 삐죽 내밀며 수긍했다.
과한 자신감일 수 있지만 적어도 아시페로는 마도구의 힘을 제외하고 저가 놓칠 정도의 사람은 저와 맞먹거나 더 강한 이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그럼 역시 마도구인가..? ”

“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

알리카가 제 기억 속 아빌 보스켓과 지금의 아빌 보스켓을 떠올리며 답답한 듯 탁자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 칼리도에게 지시해서 아빌 보스켓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행적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라고 일러. ”

“ 알겠어. ”

“ 아, 그리고.. ”

“ 음? ”

아까까지 얼음처럼 차갑던 얼굴이 일순 따뜻한 물이 퍼지듯 표정이 느슨해졌다.
아시페로도 처음 보는 표정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알리카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 ..흑 사자. 그 티어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대로 조사하라 일러. 사자에 관한 모든 정보를 모으라고 전해. ”

“ ...흑 사자?.. 그 숲에서 도와줬던 티어 말이야? ”

“ 그래. ”

“ 허. 아니 그 사자가 누구인 줄 알고 조사를.. ”

“ 그러니까. 최대한 모을 수 있을 정도로만 모으라고 해. 칼리도의 능력이면 숲에 사는 동물로부터 정보를 모을 수 있을 테니까. ”

“ ...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 ”

“ 신수 급은 살면서 볼까 말까 할 정도로 귀한데 호우트도 없는 티어이니 탐이 날 수밖에. ”

알리카가 그리 말하며 제 손에 엉켜 들던 보드라운 검은색 털과 제 옆에 앉아 얌전하게 쓰다듬을 받던 사자를 떠올렸다.
기사들이 오지 않았다면 그 상태로 잠에 빠질 만큼 기분 좋게 눈을 감던 사자를 생각하니 저절로 입 꼬리가 올라갔다. 가능하다면 한껏 쓰다듬어 제 옆에 재우고 자신도 함께 눕고 싶다고 생각했다.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 알리카를 보며 아시페로는 놀란 눈으로 보다 곧 매섭게 뜬 눈으로 몸을 돌리더니 투명스럽게 대답했다.

“ 알았다. ”

곧 다시 원래 얼굴로 돌아온 알리카는 베개에 기대앉았고 아시페로는 그의 옆을 지키며 옆에 앉았다. 혹시라도 있을 위협에 강대한 그들에게는 서글프게도 밤의 은혜가 닿지 않았다.

***

“ 하아암.. ”

하품을 크게 내쉰 아빌은 졸린 눈을 들어 올리며 찌뿌둥한 몸을 일으켰다.
근 3일간 자신에게 붙은 사람들을 아빌은 쉽게 눈치 챘다.
어째서 자신을 뒤쫓는지는 모르지만 괜히 들켜 소란스러워지면 곤란해지니 따돌렸다.
그 중에서도 유독 실력 좋은 사람이 한 명 있었으나 조금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떨쳐낼 수 있었다.

“ 콜록.. ”

아빌은 가벼운 기침을 하며 거울 속에 비치는 제 머리카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꼬리뼈까지 내려오는 흑색의 머리카락이 길게 늘어져 찰랑이고 있었다.
아직도 저 거울에 비치는 사람은 제 모습 같지가 않아 낯설었다.
자신에게는 이런 긴 머리카락도 상처 없는 몸도, 비싼 옷도 있지 않았다.
아무리 내 의지로 이 몸이 움직인다고 한들 과연 이것을 나라고 지칭할 수 있을까.

똑똑

순간 문에서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오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기침(起枕)하셨습니까. 백작님. ”

“ 들어와라. ”

아빌의 허락이 떨어지자 오른이 문을 열고서 들어왔다.

“ 오늘 후작가의 기사단 및 마차가 온다고 합니다. 마지막이니 함께 아침식사를 하지 않겠느냐고 후작님께서 권하셨습니다. ”

“ 아침식사 말인가.. ”

오른이 침묵을 유지하며 긍정을 표하자 아빌은 곧 가볍게 끄덕였다.
아빌의 고갯짓을 본 오른은 만족스럽게 미소 지으며 음식을 차려놓겠노라고 대답하고 나갔다.
시녀가 건네주는 옷을 받아 갈아입은 아빌은 느릿한 걸음걸이로 식당으로 향했다.
고급스러운 문을 열고 들어가자 큰 식탁의 끝 편에 알리카가 먼저 앉아 있었다.

“ 좋은 아침입니다. 백작. ”

“ 예. 좋은 아침입니다. ”

아빌이 알리카의 맞은 편, 식탁의 끝에 앉자 곧 시녀들이 음식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식탁을 가득 채우는 음식들이 먹음직스럽게 각자의 향을 내보였다.
아빌과 알리카 둘 다 식기를 들어 음식을 맛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만 들리던 때 알리카가 먼저 입을 떼었다.

“ 아빌 백작 덕분에 저와 기사들이 편히 쉬다갑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아닙니다. 편하셨다니 다행입니다. ”

아빌이 예의상 대답하며 마저 음식을 입에 넣었다.
육즙을 한 가득 품고 있는 고기가 입 안을 가득 채우자 아빌의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아, 그리고 겨울 토벌 건으로 오른과 이야길... ”

“ 아아악!!! ”

알리카가 말을 하던 찰나 날카로운 비명이 말을 끊어내었다.
아빌과 알리카, 아시페로, 시녀들이 모두 놀라 주변을 살폈다.
그 비명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들려오기 시작하더니 아시페로가 급히 창을 열어 밖을 보았다.

“ 저것들..!”

알리카도 눈을 날카롭게 뜨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동시에 문이 벌컥 열리며 오른이 들어왔다.

“ 마물!.. 오크무리입니다!!.. ”

오른이 사색이 되어 식당에 이를 알리자 시녀들도 갑작스러운 마물에 공포에 질려 주저앉고 밖에서는 비명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알리카가 밖을 내려다보며 백작저를 둘러싼 50여 마리의 오크들을 바라보았다.
아빌도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쪽으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래에서는 보스켓 기사단들이 갑작스러운 오크들 공격을 겨우겨우 막아내고 있었다.
운이 나쁘게도 그 오크무리에는 다수의 트롤들과 마견도 섞여 있었다.

“ 젠장!!! 으아악!!!! ”

사상자가 발생하기 시작하고서 알리카의 살아남은 기사들이 달려와 지원했지만 그 기사의 수도 그리 많지 않아 상황은 여전히 좋지 못 했다.
알리카가 미간을 찌푸리며 아시페로를 불렀다.

“ 아시페로! 지원해라. ”

알리카의 말을 들은 아시페로는 알리카의 마력을 흡수하며 완전체의 모습으로 변질했다.
큰 샴 고양이가 된 아시페로가 곧바로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 내렸고 오크들을 찢어내기 시작했다.
알리카의 백색의 마력이 흐르기 시작하자 오크들은 마력이 느껴지는 아시페로를 향해 격정적으로 덤벼들었다.
후작가의 기사들이 아시페로를 엄호하면서 빠르게 흥분해 있는 오크들을 처리했다.

“아악!! 으악!!! 싫어 저리가!!! 누가!! 누가 좀 살려줘! ”

아빌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시페로의 반대쪽에서 한 쪽 다리를 잃고 오크 3마리에 둘러싸인 기사가 보였다.
다른 기사들은 제 목숨 살기 바빠 그 기사의 외침은 무시한 채 각자 버티고 있었다.

‘ 살려줘요!..누가 좀!!! 제발!!! ’

‘ 날 버리지 마!!...죽고 싶지 않아!! ’

‘ 난 돌아가야만 해!!... 내 가족과 약속을...! ’

아빌의 머릿속으로 수많은 말들이 스쳐갔다.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끌려와 전쟁을 함께 했던 전우들.
죽고 싶지 않음에도 죽어버린 가여운 사람들.
아빌은 제 눈앞에서 죽어 나갔던 수백수천명의 전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키려 했으나 지키지 못 한 나약한 자신을 욕 했던 그 당시의 자신의 전우가 떠오르고 아빌이 창가에 발을 딛고 뛰어내린 것은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았다.

“ 끄윽.. 아아악!... ”

잘린 다리로도 기어코 기어서 도망가던 기사는 제 앞에 선 오크가 낡은 검을 들어 올리자 마지막 발악으로 소리를 내질렀다.
그러나 죽음을 맞이한 것은 기사가 아닌 오크 쪽이었다.
오크의 머리가 바닥으로 힘없이 추락하며 머리 없는 몸도 기울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 ...어? ”

기사가 눈물 콧물을 흘리며 공포에 질려 있던 때 자신이 살아있자 멍하니 자신의 앞에 선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뒷모습이었지만 그 익숙한 옷차림과 긴 머리카락은 누구인지 금세 알 수 있었다.

“ 백,..작님? ”

바닥에 구르던 죽은 기사의 검을 주운 아빌은 앞에 있던 오크를 죽이자마자 곧바로 다음 마물들을 상대하며 빠르게 죽여 나갔다. 다른 쪽에서 버티고 있던 기사들도 제 앞에 오크가 너무나 쉽게 죽어버리자 멍하니 아빌을 바라보았다.

“ 저기 다리가 잘린 기사가 있다. 데려가라. ”

“ 아.. 예, 예!! ”

오크들의 공격에서 벗어난 기사들이 다리 잘린 기사를 부축해 뒤로 빠졌다.
오크들도 갑작스러운 아빌의 난입에 당황해 하며 뒷걸음질 쳤으나 그 뒷걸음질은 얼마 못 가 멈추어 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

“ ?!.. 뭐하는!! ”

제 옆에 있던 아빌이 갑자기 창문으로 뛰어내리자 알리카는 놀라 소리쳤다.
지금 저 곳에 뛰어 들어가서 뭘 하려는 것인지 자살행동으로 밖에 보이지가 않았다.
그러나 알리카의 황당한 눈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점점 차갑게 굳어갔다.

“ ...뭐야 저게.. ”

알리카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닌 오른의 입에서 나온 말이지만 알리카도 동감했다.
창문을 통해 망설임 없이 뛰어내린 아빌은 바닥에 떨어져 있던 피 묻은 검을 줍고 눈으로 쫓기 힘들 속도로 달려가 다리 잘린 기사를 구해냈다.
이것으로 멈추지 않고 그가 가는 걸음에 오크들은 무릎을 꿇으며 죽어 나갔다.
쉼 없이 휘두르는 검에는 망설임을 찾아 볼 수 없었고 그의 차가운 표정은 보는 이들도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아빌이 싸움에 들어가고 15분 정도가 흘렀을까 광기에 휩싸여 공포를 자아내던 오크들은 아빌과 아시페로, 기사단에 의해 그저 차갑게 식은 시체가 되어 있었다.
보스켓 기사들은 살았다는 것에 안도하며 주저앉았고 아시페로와 후작가 기사들은 멍한 눈으로 아빌을 바라보았다.

아빌이 검을 바닥에 늘어뜨리자 다소 욱신거리는 손이 느껴졌다.
검을 버리고 제 손을 펴 보자 피는 나지 않았지만 검을 잡아보지 않았던 아빌의 손은 과도한 검술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누마보다 강한 티어가 아니었다면 제 손은 피로 범벅이 되었으리라.

“ 배..백작님. ”

아빌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느릿하게 돌리자 다리를 응급 치료한 아까 구해준 기사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이는 것이 보였다.

“ 감사합니다. 백작님. 감사합니다. ”

“ ... ”

아빌은 기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저택으로 들어갔다.
아빌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시녀와 집사들이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온 몸을 마물의 피로 적신 아빌은 기괴하면서도 냄새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에 무어라 할 수 없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뛰어든 이의 모습이 얼마나 흉하다고 한들 누가 탓할 수 있을까.

“ ...오..옷을 주십시오. ”

아빌의 직속시녀가 떨리는 손을 아빌의 앞에 내밀었다.
그녀는 아빌이 입만 열면 공포에 떨고 연신 죄송하다고만 한 시녀였으며 부르지 않는 한 두려워 다가오지 못 했던 이었다.
그런 그 시녀가 당장 쓰러질 것처럼 떨면서도 아빌의 곁으로 와 말을 걸었다.

“ ... ”

아빌이 그 시녀도 기사와 같이 가만히 바라보다 옷을 벗어 내밀었다.
옷을 받아든 시녀는 마물의 피가 묻었음에도 소중히 들어 가져갔다.
아빌은 다시 천천히 걸음을 내딛으며 제 방으로 향했다.

***

몸을 씻고 나온 아빌은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면서 아까의 기사와 시녀를 떠올렸다.
제게 감사를 전하던 이도 제게 다가와주기 시작한 이도 그에게는 너무나 오랜만이었다.
물론 전쟁에 들어갈 때도 목숨을 구해 낸 이들은 매우 많았다.
다만 그만큼 죽어나간 이들이 너무나 많아서 절망스러우면서도 자신은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이기적임을 사람들은 괴로워했을 뿐이다.

그 괴로움에 사람들은 아빌에게 그 고통을 덜어내었다.
나를 구해주면서 왜 다른 이들을 구해주지 못 했냐는 무능함.
그 칼이 아빌을 밀어 넣었고 아빌은 많은 이를 구하기 위해서 더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 남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죽였고 남들이 설령 나를 버릴지언정 자신은 사람을 버리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연이라는 존재를 끊어냈다.
그런데 바로 지금 피를 토하는 것도 아닌데 목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욱신거려오는 눈이 아빌은 새로운 리스크인가 싶었다.
자신이 제 목을 조이며 없애버린 곁의 존재를 기사와 시녀가 다시 드러내버린 감각이었다.

“ ... ”

아빌은 거울 속의 제 모습을 들여다봤다.
그리고는 제 머리카락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가만히, 조용히 바라봤다.
제 머리를 바라보던 아빌은 머리를 한 손에 움켜쥐고 옆에 놓여 있던 장식용 검을 들어 잘라내 버렸다.
찰랑거리는 아름다운 흑색의 머리카락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행동에는 결코 큰 의미가 없었다.
단지 아빌은 그 머리카락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빌 보스켓의 긴 머리카락은 제 모습과 너무 달랐기에,
그들을 구해 낸 것은 결코 아빌 보스켓이 아니라 자신이기에,
그렇기에.

어쩌면 이 뒤엉킨 연의 주인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아주 얕은 욕심이 담긴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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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3-16 19:08 | 조회 : 1,645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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