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뒤엉킨 연(緣)

「보다 순조로운 이해를 위하여 세계관 설정을 참고 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은 읽으시면서 이해가 보충 설명이 필요한 것은 세계관 설정을 참고하셔서 봐주세요.」

“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후작님. ”

시녀와 집사의 인사를 받으며 백색의 남자는 문을 나섰다.
그를 주위로 얼핏 보더라도 실력이 출중한 기사들이 경계하듯 둘러싸며 함께 걸어갔다.
아름다운 백색의 남자 옆에 긴 머리를 낮게 묶은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가 딱 붙어 있었다.
매끄럽게 닫힌 입술이 벌어지며 날이 선 음성이 흘러나왔다.

“ 알리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헛걸음일 것 같은데. ”

알리카라고 불리는 백색의 남자가 마차에 올라타며 의자에 가만히 앉았다.
그 모습에 입을 연 사내는 미간을 찌푸리며 맞은편에 앉았다.

“ 그 아빌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리가 없잖아. 굳이 네가 이렇게 위험을 감수하면서 왜 가려는지 모르겠어. ”

사내는 팔짱을 끼며 짙은 녹안으로 제 앞에 있는 알리카를 노려보았다.

“ 보나마나 또 약에 절어서 어떤 미친 짓을..”

“ 아시페로. 오른이 통신구를 사용했다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사색이 되어서 말하는 꼴이.... 확인해 볼 만하지 않나... 겨울 토벌건으로 오른과 이야기해야 하는 것도 맞고. ”

녹안의 사내, 아시페로가 알리카의 단호한 말을 듣고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곧 마차가 잘게 흔들리며 출발했다.
알리카가 보스켓백작가(家)로 가기 위해서는 엘먼의 숲을 지나야만 하는데 이 엘먼의 숲은 길이 그렇게 험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사람들도 나름 자주 이용하는 숲길이었지만 알리카에게는 아니었다.
사실상 알리카가 가는 곳은 그곳이 얼마나 평온하고 안전해도 곧 전쟁터로 바뀌기 마련이었다. 알리카의 넘치는 마력을 느끼고 그의 힘을 원하는 마물과 타부가 끈질기게도 쫓아오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기사단도 늘 긴장을 해야 했고 실력이 없는 자는 가장 먼저 죽었다.

“ 곧 있으면 겨울이야. 그만큼 그것들도 힘을 키워 놨을 텐데.. 이러다가 큰일 나면.. ”

“ 기사단도 있고.. 일단은 너도 있지. 내 티어 중 가장 동화률이 높고 이럴 때 유용한 건 너야. 확실히 다른 애들을 못 데려온 건 흠이 될지 모르지만.. 그 아빌이 괜히 들러붙는 거 보다야 낫지. ”

알리카가 낮은 음성으로 조곤이 말했다.
알리카는 불안해하는 아시페로와 눈을 맞추며 그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 중간 지점엔 세이브 존도 있고, 여유 있게 하루 전에 출발을 하니 괜찮을 거다. ”

“ ... 마음대로 해. ”

아시페로가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에 얕게 퍼링하며 눈을 감았다.

***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자 밖에서부터 기사단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후작님. 조금 있으면 세이브 존에 도착합니다. ”

“ 알겠다. ”

알리카가 창문으로 보이는 나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맞은편에 앉은 아시페로가 이상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며 고개를 기울였다.

“ 이상하네. 이렇게 그것들이 안 나올 리가 없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고작 2번밖에 안 만났다니.. 그것도 소수였잖아.. ”

“ ...확실히 적어. ”

아시페로의 말에 알리카가 긍정하며 창밖을 계속 주시했다.
평소라면 십여 마리의 수가 세 네 번은 나왔어야 정상인데 많아 봐야 다섯 마리 정도의 수가 고작 2번 나왔으니 참 기이한일이었다
그때 아시페로가 갑자기 몸을 홱 돌리며 일어섰다.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 빠르게 흔들리며 알리카를 보호하듯 잡아챘다.

덜컹!!

의문을 느끼고 있던 중 마차가 강하게 흔들리며 멈춰 섰다.
그것과 동시에 기사들도 소란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 후작님!! 후작님!!”

“ ... 이상하다 싶더니 ”

아시페로가 바로 완전체 준비를 하며 알리카를 보호했다.
그때 기사단장이 마차 문을 열며 다급히 소리쳤다.

“ 후작님!! 추정 수 오십여 마리입니다! 타부의 기운도 심상치 않습니다. 최대한 막아보겠습니다만.. 이대로는 위험할 것 같습니다. 부단장과 함께 빠르게 세이브 존으로 가십시오! ”

그 말을 들은 아시페로는 허리를 쭉 늘어뜨리며 서서히 몸을 변질 시켰다.
온 몸이 크림색의 털로 변하면서 꼬리와 귀가 튀어 나왔다.
성인 남자 정도의 샴 고양이가 강한 기운을 내뿜으며 알리카를 등에 태웠다.

“ 경호하겠습니다! 얼른 가시지요. ”

부단장이 말에 타 앞장섰고 알리카와 아시페로도 그의 뒤를 빠르게 따랐다.
빠르게 달려가면서도 보이는 엄청난 수의 타부들과 마물들이 징그럽게도 쫓아오고 있었다.

“ 조금 있으면 세이브입....!!! 크악!!”

갑작스럽게 날아온 마물의 공격에 아시페로는 알리카를 보호하며 피했으나 부단장은 말에서 떨어졌다. 머리부터 떨어진 것인지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다행히 부단장도 완전체나 부분변형만 못할 뿐 티어라서 죽지는 않았으나 이 상황이 결코 좋지만은 않았다.

“ 제가 막겠습니다. 아시페로님 이대로 쭉 직진하시면 세이브 존입니다. ”

“ 알았다. ”

아시페로가 부단장을 뒤로하고 빠르게 앞질러갔다. 말보다도 빠르게 달리는 아시페로의 속도 덕분에 순식간에 마물들의 무리에서 벗어났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달리던 중 저 앞에 초록색 진. 세이브 존이 보였다.
아시페로가 더 빠르게 속력을 내며 세이브 존으로 들어가려던 때 발을 내딛은 곳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 큿... ”

“ 괜찮나. 아시페로?! ”

“ 괜찮아. 망할 타부새끼들.. 여기에 진을 쳤네.. ”

아시페로와 알리카의 눈에 비친 것은 족히 사람 5명씩은 먹은 20여 마리의 타부였다.
봄, 여름, 가을 동안 꼭꼭 숨어 있다가 알리카가 오니 모두 튀어나온 것이었다.
심지어는 자기들끼리 또 물고 뜯고를 했는지 어떤 타부는 20명을 먹은 것처럼 강한 놈도 있었다.

“ 수가 너무 많아.. 이것들이 지능도 높아져서 폭탄까지 치고.. ”

알리카가 백색의 마력을 뿜으며 문양이 있는 아시페로의 등으로 마력을 흘려보냈다.
계약의 문양이 백색으로 빛나며 아시페로가 털을 곤두 세웠다.
마력을 흡수한 아시페로가 녹안을 번들거리며 덤벼오는 타부를 손톱으로 긁어 찢어버렸다.
축 늘어진 타부를 시작으로 다른 타부들도 일체 알리카와 아시페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 ...이 비겁한 금기 덩어리들이..!! ”

***

수풀 속에서 제 몸을 뒹굴거리며 나른하게 늘어져 있던 아빌이 폭발 소리에 눈을 뜨며 고개를 들었다. 늘 그랬듯 사자의 몸으로 숲을 시원하게 뛰어놀고 그늘 진 나무 밑에 누워 휴식을 즐기던 아빌은 이 숲에서 처음 들어보는 폭발음과 소란스러움에 상채를 일으켰다.

“ 가까운데.. ”

아빌이 폭발소리가 들린 곳으로 어슬렁거리며 다가가자 그곳에는 제 눈에도 익숙한 것들이 있었다.

‘ 마인..? ’

전쟁 속에서 수없이 많이 싸우고 수없이 저주했던 마인이었다.
혹시라도 비슷한 것일까 싶었으나 사람의 형태를 가지고서 그 내면은 사람이 아닌 것이 누가 보아도 마인이었다.
다만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전쟁 속의 마인들보다 굉장히 약하다는 거였다.
그들은 마물인 것과 동시에 말을 하고 행동하며 잔혹하도록 인간 같았지만 저들은 인간 같다기보다는 마물에 훨 가까워 보였다.
말을 하지도 그렇다고 지능이 높아보이지도 않았다.

“ 음..? ”

그때 아빌의 코로 썩은 피들 사이에서 살아있는 사람의 피 냄새가 맡아졌다.
차분히 냄새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타부를 막아내는 인간 한 명과..

“ ..큰 고양이? ”

흡사 마물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큰 고양이가 인간을 지키듯 마인에 맞서고 있었다.
꽤나 많은 수 때문에 애 먹는지 고양이의 몸에 마인으로 인한 상처가 점점 많아졌다.
실시간으로 낫는 재생속도가 놀라웠지만 결과적으로 밀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 ..알리카!! 내가 최대한 막을 테니까 세이브 존으로 들어가!! ”

고양이가 말을 하는 것을 보아하니 저와 같은 티어임을 알 수 있었다.

‘ 그럼, 저 인간은 호우트인가.. ’

잠시 싸움을 관전하던 아빌은 소리의 근원을 알았으니 몸을 돌려 이만 백작저로 돌아가려 했다.

“ 쯧.. 됐다. 내 마력을 원하는 타부들이 퍽이나 날 안 쫓아오겠어. ”

티어의 말에도 고집스럽게 검을 빼들고 타부들을 처리하는 호우트에 아빌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저 호우트의 검술은 티어가 막아준다는 전제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사람은 본디 제 목숨이 위험해지면 저부터 살고 싶어져 남을 버리게 된다.
그것을 누군가는 탓하려 할지언정 결국 모두가 그렇게 살게 됐다.
아빌도 수없이 제 전우라는 자들에게 당했고 그만큼 많은 상처를 입어야만 했다.

“ ... ”

그러나 아빌에게도 단 한 명. 제 몸이 위험해져도 끝까지 제 곁에서 싸워줬던 이가 있었다.
최승철, 틈으로 걸어가던 때 혼자서 망가진 몸으로 기어코 말리던 이었다.
전쟁 중 보기 드물었던, 사람을 버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 이 씹!... ”

아시페로가 타부에 손에 눈을 찔리려던 때 아빌은 순식간에 그 타부의 몸을 이로 물어 터트려버렸다. 갑작스러운 아빌의 등장에 아시페로의 세로 동공이 당황에 흔들렸다.

“ ..사자? ”

알리카도 적잖게 놀란 눈으로 아빌을 바라보았다.
아빌은 남은 13마리를 무서운 속도로 물어뜯었다.
배고픈 사자가 음식을 갈망하듯 그 잔혹한 행동에는 다른 감정은 없이 그저 약자를 먹는 강자와도 같았다.
마지막 마인, 타부까지 모두 제 이로 숨통을 끊어내자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 ... ”

아빌의 금안이 아시페로와 알리카를 천천히 훑었다.
벌써 어슬어슬해진 하늘에 차가운 바람이 몸을 쓸고 지나갔다.
아시페로는 알리카로 인해 재생된 몸으로 겨우 알리카의 앞을 막아섰다.

“ 누구냐. ”

“ ... ”

아빌은 그런 아시페로를 그저 덤덤한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아시페로는 나름 당당하게 기를 세우고 있었으나 상당히 강하고 많은 수의 타부들을 몇 분도 안 되어 전부 해치워버린 저 사자가 보통 강한이가 아님을 느꼈다.
아시페로가 긴장으로 꼬리가 빠르게 흔들렸다.

“ 아시페로. 진정해라. ”

알리카가 아시페로의 등을 쓸며 앞으로 나왔다.
그의 보라색 눈이 흑 사자, 아빌을 천천히 더듬듯 훑다가 곧 살짝 상채를 기울이며 감사를 표했다.

“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아하니 티어이신 것 같습니다만.. 혹 주변에 호우트가 있습니까. ”

“ ... ”

“ 겉으로 드러난 문양은 없는 것이.. 호우트가 없으십니까? ”

아빌은 알리카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알리카도 별 상관은 없는지 불쾌해 하는 표정은 없었다.
그때 아시페로가 완전체를 풀더니 바로 기절하듯 잠에 빠졌다.

“ 리스크군요. 가능하시다면 저 세이브 존까지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

“ ... ”

아빌은 가만히 서 있다가 알리카의 다리에 멍이 든 상처를 보고는 천천히 걸어 아시페로의 옷을 입으로 물었다. 아시페로를 문 아빌은 초록색 진으로 향했고 알리카도 아빌의 뒤를 따르며 무사히 세이브 존에 들어왔다.

‘ 이제 그만 돌아가야겠네. ’

완전히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백작저 방향으로 몸을 튼 그를 막듯 아빌은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졌다.

“ 감사합니다. ”

알리카가 감사하다며 머리를 쓰다듬더니 아빌에게로 마력을 흘려 넣었다.
부드럽게 갈기를 훑는 손을 따라 나른해지는 마력이 몸에 퍼져나갔다.

“ ... ”

“ 아직 제 기사들이 돌아오지 않아 하는 말입니다만... 실례가 아니라면 잠시 여기에 같이 있어주시겠습니까? 역시.. 아직 불안해서 말입니다. ”

살살 아빌을 유혹하듯.. 마력이 점점 더 강하게 퍼져들자 아빌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으며 손에 머리를 비볐다.

‘ 마력이 흘러 들어가는 걸 보니.. 호우트가 있는 티어는 아니군. ’

흑 사자의 턱을 손으로 살살 긁으며 알리카는 제 앞에 그릉거리는 사자를 바라보았다.
동화율이 76%인 아시페로도 애를 먹었는데 눈앞에 흑 사자는 약간의 생채기도 없이 심지어는 호우트도 없이 해치워 냈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아시페로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데 완전체도 오래 유지하고 있었다.
알리카는 이 눈앞의 사자가 신수급의 티어임을 확신했다.

‘ 가능하다면 계약을 맺고 싶은데.. ’

알리카가 마력으로 흑 사자를 살살 구슬리며 기어코 떠나려던 흑 사자를 제 옆에 앉혔다.
아빌은 제 몸에 퍼지는 마력에 몸을 축 늘어뜨리곤 눈을 감았다.
마치 보드랍고 푹신한 구름에 눕고 따스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이 조화롭게 제 몸을 훑는 듯한 기분이었다.
저도 모르게 호우트에 옆에 앉아 얼떨결에 남게 되었다.

“ 기분 좋으십니까. ”

속삭이듯 하는 질문에 흑 사자는 답하듯 꼬리를 높게 들었다가 내렸다.
알리카는 목부터 등, 꼬리까지 쭉 쓸어내리며 저도 모르게 입 꼬리를 희미하게 올렸다.
부드럽게 손에 엉키는 흑색 털이 만지는 이도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한참을 그리 쓸어내리며 흑 사자도 잠에 취하려던 때 눈을 번쩍 뜨며 상채를 일으켰다.

“ ..? ”

알리카가 의문을 표하기도 잠시 곧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갑옷이 바닥에 쓸리는 소리와 말굽소리가 들려왔다. 보아하니 기사들이 인제서야 그 많은 놈들을 처리하고 돌아오는 듯 했다.
알리카가 고개를 돌려 무어라 더 말하기도 전에 흑 사자는 모습을 감추고 없었다.

***

아빌은 그날 밤 더 없이 좋은 잠자리를 가졌다.
꿀처럼 단 잠을 자고나니 아침도 굉장히 개운한 기분이었다.

“ 호우트와 계약을 맺고 싶을 정도야.. ”

아빌이 낮게 중얼거리며 검은 손수건을 들어 기침했다.
희한하게도 기침도 저번보다 덜 아픈 기분이었다.
피의 양도 그리 많지 않았고 오늘 아침은 아빌에게 더 없이 만족스러웠다.

“ 백, 백작님.. 오늘은 꼭 아침 식사를 하시게 하라고... 오른님이... ”

시녀가 몸을 떨며 눈치를 보듯 우물쭈물 물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미쳐있던 아빌이 최근 다소 멀쩡해보였는지 시녀는 실신하도록 무서워하던 거 보다는 나아져 있었다.
아빌은 지금 제 몸 상태가 더없이 좋아 필요가 없다고 느꼈으나 최근 계속 밥을 잘 먹지 않았으니 먹을 필요도 있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 ..! 금방 가져오겠습니다! ”

시녀가 얼굴에 화색을 띄우며 후다닥 방을 나섰다.
곧 시녀가 따뜻한 수프와 빵, 고기 등 다양한 음식을 내왔고 아빌은 그 음식을 천천히 먹으며 배를 채웠다.
그렇게 오후 쯤 되자 창밖으로 마차 한 대가 보였다.
그 마차에서 내리는 것은 다름이 아닌 어제 구해준 호우트였다.

“ ...? ”

아빌이 마저 읽던 일기장을 덮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제 방을 두드리는 소리와 오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알리카 아르테 후작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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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3-14 16:57 | 조회 : 1,44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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