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랑 (수위)

기분이 좋지 않다.
전날 목욕탕에 다녀온 후로 몇 시간마다 예전 일이 떠오른다.

‘언제 적 일인데.’

“왜?”

왼손을 이마에 올려 뜨거워진 머리를 식혔다.
옆에 누워있는 남자는 한희랑으로 내 옛날을 알고 있다.

“아무...”

헛기침이 올라온다. 침샘이 말라 입에 물기가 없다. 건조함은 목까지 계속된다.
희랑은 내게 물을 건네며 말한다.

“어제 소리 많이 내서, 말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희랑의 얼굴을 보니 기분 나쁜 표정을 띠고 있다.

//

“…”

“난 너처럼 입 벌리는 거 좋아. 입도 작으면서, 벌리면 아무 소리도 못내는 주제에 싫다고는 말안 하는 거, 엄청 야해 보여.”

"…"
“그리고 허벅지에 엉덩이 닿는 것도.”

민망함에 허벅지가 오므라졌다. 그의 어깨에 올려져 있던 발목이 하랑의 얼굴에 닿았다.

“…힘 주지 마.”

그는 복숭아뼈를 이빨로 긁었다. 간지러움에 발을 빼려 했지만 희랑은 상체에 힘을 주며 몸을 숙였다. 순식간에 무릎이 희랑의 어깨에 걸쳐졌다.
희랑의 양손으로 침대를 바치고 있었다.
다리의 힘을 풀면 내 다리는 힘없이 그의 어깨에서 흘러내려 (활짝…) 지금보다 더욱 민망한 자세가 될 것이다.
다리를 신경 쓰느라 하체에 신경이 집중된다. 얼마 안 가 속에서 기분 좋은 경련이 일어난다.

“쪽...”

희랑이 고개를 돌려 무릎에 입을 문지른다. 깨물거니 놀라지 말라는 신호이다.
희랑은 무는 걸 좋아했다, 살집이 있는 곳은 시작할 때 이미 물고, 빨아 더이상 자국을 남길 때가 없다.
그리고 이젠 살이 없는 곳에서 입에 물고 있을 것을 찾는다.

‘콜록’

다시 마른 기침이 올라왔다.
희랑은 깨무는 걸 멈췄다. 그곳에 작게 키스마크를 남기고 누워있는 나를 잡아당겨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했다.

“물?”

대답하지 않았지만 희랑은 내가 물을 마실 수 있게 머리와 허리를 받쳐주었다.

//

“괜찮아?”
“…”

희랑은 내 눈을 보며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했다.

“립스틱 바른 거 같아…”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던 희랑은 입술을 맞춰왔다.
혀끝이 천장을 쓸어내리다 장난스럽게 이빨을 건드린다.

“께믈디마. (깨물지마)”

희랑의 혀끝이 이빨 사이에 있다, 조금만 힘을 주면 빠질 수 있을 정도로 약하게 물었지만 희랑은 빼지 않는다.
희랑이 했던 것과는 반대로 진득하게 그의 혀끝을 혓바닥으로 문대며 쓸어올렸다.

희랑의 혀엔 작은 이빨자국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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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20-02-12 00:06 | 조회 : 1,217 목록
작가의 말
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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