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이야'
꿈에서도 생생히 그려낼 수 있을만큼 익숙하고도 태연한 목소리, 너였다.
너에게 난 그렇게 큰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였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뻔뻔하게 다시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헤어진 전 애인, 그것도 안 좋게 헤어진 전 애인한테 태연히 말을 건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일까.
아, 그래 넌 원래 이런 사람이였지. 상식이라는 게 통하지 않는 사람. 그게 너였다.
이런 것도 참 너답구나 싶어서 괜히 웃음이 나오는 건 왜일까.
"그래, 안녕."
너도 너지만 이렇게 인사를 받아주는 내가 제일 바보같은 거겠지.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었다 해도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순 없나보다. 세상이, 운명이 그렇게 정해놓은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