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든, 가자."
"음-"
가는 건 좋지만, 이건 너무 부담스럽다구요..
라며 중얼거린 시든이 제 앞에 내밀어진 손을 잡고 마차에 올랐다. 마차 외벽에는 장미 두 송이가 휘황찬란하게 그려져 있었다. 장미는 제국의 국화이자 황가를 상징했다. 장미 한 송이는 황제를, 두 송이는 황태자를 뜻하는 문양이었다.
"이렇게 화려하게 하지 않아도 된대도."
"싫어. 내가 하고 싶어."
시든은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는 이렌이 마냥 귀여웠다.
"휴- 알았어요, 알았어."
데이트니까 그냥 봐주기로 했다. 귀엽기도 했고 자신도 싫은 것이냐고 한다면 아니었다. 오히려 좋았다.
"그치만, 가끔은 조용히 우리 둘이서만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라고 말하며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자 이렌은 귀 끝을 약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