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부,후회공&겁쟁이,도망수 3화

-3화.-

그 오메가가 퇴사를 한 지 3개월째.
눈에 자꾸 밟힌다.
짜증나게.
정말 혹시라도 나의 아이를 배에 품은 건 아니겠지.
다른 알파와 짝을 맺은 건 아닌지.

'벌떡

아니, 그건 안되지.
찾아봐야겠다.
지금 당장.

"쟌."

"네."

"3개월 전쯤에 퇴사한 오메가 청소부 기억하나?"

"유초록씨 말씀이십니까?"

"응, 그 사람 찾아볼 수 있을까."

"네. 그럼 바로 사람을 써서 찾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뭐하고 있을까.
금세 화려한 사칭가의 골목에서 남창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뭐 손을 써 뒀으니 금방 찾겠지.

-

"회장님."

"찾았나?"

"아뇨, 사실 수색을 꽤 잘하는 전문요원까지 손을 써 봤지만."

"아직까지도 못 찾았다?"

"죄송합니다."

어째서지.
왜 너는 내가 손을 뻗으니 더 멀리 도망가는 거지.
벌써 3년이다.
이제는 유초록을 찾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다.
매일 밤 기도했다.
그가 다른 알파와 짝을 맺은게 아니기를.
그를 꼭 찾을 것이다.
유초록.
사랑하는 나의 오메가.

-

=초록(수)시점.

회장실을 그렇게 뛰쳐나왔다.
울컥울컥 토가 나올듯 속이 쓰리다.

"우읍...!"

병원.
병원에 가야한다.
병원...에 가야하는데...

'풀썩

'괜찮으세요?!
'쓰러졌어.
'세상에 오메가인가?

어지럽다.
눈이 감긴다.

'삐- 삐- 삐-

눈을 떠보니 사방이 하얗다.
주위를 둘러보니 알 수 없는 의료기기가 놓여있었다.

"어머, 선생님 유초록환자분 일어나셨어요!"

환자라.
환자는 나에게 과분하다.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과분한 말이다.

"유초록씨. 2달 전에 길바닥에서 쓰러지셨어요. 기억하세요?"

"네..."

"거 참 지켜야 할 아이가 있으면 조심 좀 하시지 그러셨러요."

"네...?"

"뱃속의 그 아이요. 핸드폰도 없고 부모님도 없고 연락할 곳이 없어서 그런데 아이 아버지는 누구예요? 여태까지 연락이 안 돼."

나와 의사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만이 흐른다.

"선생님...! 이 아이 지워주세요!"

"안 됩니다. 벌써 한달이 넘었어요."

"제발요..."

“이 세상에서 오메가가 가장 쓸데 있는 순간이 언제인지 아세요?"

"아니요."

"애를 배 속에 품고 낳는 그 순간입니다. 오메가가 쓸데 있는 순간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네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오메가는 사회적 지휘가 낮다.
저 의사의 말은 오메가보다 훨씬 지휘가 높은 의사의 말에 토를 달면 안 된다는 말이다.

"우읍"

"윽... 나가세요.
당장."

깨어나자마자 내쫓겼다.
내 뱃속에는 원하지 않는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
끔찍하다.
이 아이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아이는 오메가의 아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는 않을까.
이 아이는 오메가일까.

'오싹

지워야 해.
이 아이는 아버지의 사랑은 받을 수 없어.
이 아이는 오메가의 아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을 거야.
이 아이는
오메가 일 거야.

-

꽤 많은 병원을 전전긍긍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이라곤,

"안됩니다."
"돌아가세요."
"남성 오메가는 좀..."

모두 거절의 의사를 표할 뿐이었다.

-

아무것도 손댈 수 없이 시간은 속수무책으로 흘러갔다.
이 아이를 품기 시작한지 9개월하고 28일.
아이를 품고 있는 동안 모성애가 생긴 것인지.
일단 뭐든지 먹었다.
오메가 임산부들을 도와주시는 단체의 집들을 돌아다니며 다른 오메가들을 만났다.
태어날 아이를 기대하는 오메가도 있고,
나처럼 지우고 싶어 하는 오메가도 있다.
하지만 난 이제 우리 아가를 낳을 것이다.
나의 빈 공간을 채워줄 아이.
내 사랑스런 아가.

"윽."

진통이다.
주위의 오메가들이 모인다.

"초록씨 괜찮아?"
"선생님 이리 와주세요!"
"초록씨 심호흡을 크게 해!"

아찔하다.
정말 상상도 못해본 고통이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새삼 우리 엄마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네.

"으윽...!"

"좀 더!"

"읏....! 아악...!"

순간의 적막이 흘렀다.

'응애-

"초록씨 수고했어...!"

"아가야."

우리 아가.
우리 아가는 엄마가 평생 지켜줄게.
사랑하는 우리 아가.

-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연두가 아주 어릴 때는 동료 오메가들의 아이들과 놀 수 있게 맡겼고.
그동안 난 빡세게 돈을 벌었다.
오메가의 보수는 베타의 딱 절반이다.
그만큼 열심히 일했다.
그 덕에 서울 외각의 달동네의 가장 작은 집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그 단체의 집을 나올 때는 주위 오메가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지 마 초록씨...!"
"어딜 가 안돼!"
"왜 가 가지 마요..."

"자주 찾아뵐게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 해 연두가 6살이 되던 해였다.

"엄마 이제 우리도 집이 생기는 거야?"

"그럼~ 우리 딸"

비록 달동내의 작은 집이지만 나와 연두의 집이 생겼다.
나와 연두의 피난처.

"엄마!"

"응?"

"나 너무 좋아!"

피식,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엄마도 너무너무 좋아 우리 연두랑 살 집이 생겨서!"

"엄마!!!"

"응?"

"너무너무 사랑해!"

"그럼 엄마도 우리 연두 너무너무 사랑해!"

무엇과도 바꿀 수 앖는 나의 소중한 보물.
엄마가 너만큼은 꼭 지켜낼게.
사랑하는 우리 딸 연두.

-

=리연(공)시점.

"회장님...!"

쟌이 저렇게 뛰어오는 걸 보니 일을 더 하려나 보군.
그렇게는 절대 안 되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지. 일하기엔 너무 지쳤어."

"그게 아니라."

"뭔데. 천천히 숨 고르고 말해봐."

"그 오메가..."

'벌떡

"찾은 건가?"

"네...!"

"지금은 어딨어. 그동안 어떻게 지냈던 거지?"

"그동안 오메가 임산부들의 보호 단체에서 지내며 살아온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추적이 쉽지 않았고요."

"지금은?"

"서울 외각의 달동네의 가장 작은 집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가보지."

"회장님 남은 서류는 처리하고 가셔야죠."

"쟌 정말 수고가 많아."

"회장님...! 회장님....!!"

''''끼이익 쾅.

"이놈의 직장 때려치우던가 해야지..."

-3화끝-

여기서 간단히 하는 인물 소개!

황리연(공) 26살 198cm
-매력적인 용모와 화려한 말솜씨를 지녔다.
리연그룹의 회장이며 19살에 회사를 설립한 장본인이다.
금안을 지닌 날카로운 얼굴의 소유자.

유초록(수) 27살 168cm
-작은 키와 소심한 성격을 지녔다.
19살이 되던 해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되며 19살 어린 나이부터 홀로서기를 해왔다.
녹안을 지닌 유순한 얼굴의 소유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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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07 15:29 | 조회 : 5,179 목록
작가의 말
VU

사랑합니다. 여러분 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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