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수고했어 서리야~"

"......너 왜 여기있어?"

"왜? 갈까?"

"아니 그건..."

이어달리기 경주 결승이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농구 경기에 선수들은 미리 집합해있어야했지만 나는 서리를 보기 위해서 아직까지 남아있었다.

"너 빨리 안가면 선생님한테 혼나."

"뽀뽀해주면 더 잘할텐데."

"어여가."

"응. 알았어."

달래서 보내려는 서리에게 기어코 이마에 뽀뽀를 하고 뛰어갔다.

"야! 늦었잖아!"

"워밍업으로 달리기하고 왔어요."

"너..!! 하.. 됐다. 이거 입어."

"네~"

이거 끝나면 축구 결승.
솔직히 지는건 상관이 없지만 서리가 본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하게된다.
어디있지? 서리 나 보고 있는거 맞겠지?

"한유한 비켜!"

깜짝.
큰 소리에 놀라 관중석을 보니 서리가 유한이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싫어. 이정도 심술은 부려야하지 않겠어?"

키 작은 서리가 사람들 틈에 가려져서 잘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유한이는 키가 커서 완전 잘보였다.

"너 이새끼.."

"넌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입이 너무 거칠어. 그러다 님 떠난다?"

"너만할까 이중인격자."

"너 그 말 소란이한테도 했지?"

"쌍둥이 아니랄까봐 똑같잖아!"

"뭐. 부정은 안하겠지만 너도 할말 없는거 알지?"

"알았으니까 꺼져봐! 안보이잖아!!!!"

열심히 덩치큰 유한이를 밀쳐내고 앞으로 나오려고 애쓰는 서리.

'아.. 진짜 세상 귀엽다 어떡해.'

얼굴이 빨개져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야. 너 어디 아파?"

"아뇨...!!!"

작은 키로 결국 유한이를 뚫고 앞으로 나온 서리가 날 보며 손흔들어 준다.

'여기서 덮쳐도 되나?'

덕분에 정상적인 사고가 중단되어 곤란했다.

"멍때리지마! 시작한다!"

"아. 네!"

시합 내내 끈질긴 상대보다도 보고 있을 서리가 신경쓰였다.
실수를 하진 않았지만 좋은 경기를 펼치진 못하고 전반전이 끝났다.

"괜찮아?"

물을 벌컥 벌컥 들이키고 관중석의 서리를 보고 있는데 유한이가 어디서 구해왔는지 스케치북을 들어올린다.

[이길때마다 신서리 소원 하나]

툭.
물병을 떨어트리자 유한이가 스케치북을 내려놓는다.

"야! 너 진짜 아파!?"

그리고 걱정스레 선생님이 물어보신다.

"아뇨. 저 진짜 괜찮아요."

그리고 나서 미친듯이 움직였다.
공은 계속 나한테로 몰리고 마크 당할때마다 공을 주위로 돌린다음 다시 받아서 골대에 박아 넣었다. 하지만 이게 계속되니 역시나 집중 마크에 지쳐버렸고 나만 마크하면 된다고 생각한거 같았던 상대는 기회라는 듯이 강하고 날카롭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우리팀은 사실 나 하나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와아아아!!"

결과 우리는 우승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서리에게로 뛰어갔다.

"소원권!!!"

서리는 내 말에 유한이를 쳐다본다. 그리고 유한이는 그 시선을 피한다.

"그...그래..."

어떨떨하게 소원권을 줘야했던 서리는 유한이를 엄청나게 노려봤다.

'분명 유한이가 그냥 써놓은 소리였겠지.'

"다음 경기도 적용해줘."

"소원권 따서 뭐하려고?"

"어?....어.... 그..."

생각해보진 않았는데...

'그렇고 그런 소원이라던가...'

"따놓으면 좋지 뭐!"

내가 웃자 서리는 그러냐며 넘어갔다.
그리고 그날 우리반은 달리기, 농구, 축구까지 전부 쓸어담아 종합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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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2-08 18:41 | 조회 : 789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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