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아직도 나는 서리랑 어색한채 시간을 보내고있다.

"저기.."

말을 걸라하면 서리는 째려보고 나를 피해다닌다.
분명 화가났는데.. 풀 시간도 주지 않아 초조하다.

"무슨일 있어?"

유한이가 내 책상에 음료수를 내려놓으며 묻는다.

"그게..."

"서리 때문에 그래?"

"....응...."

한숨을 내쉬자 유한이는 서리 책상을 한번 보더니 말한다.

"내가 얘기해볼게."

"뭐? 유한아!"

유한이는 그대로 반을 나갔다.

"뭔가 이상한데 뭔지를 모르겠어..."

사실 서리를 내버려두고 유한이랑 둘이서 놀러갔을때 카페에서 유한이가 내게 물었다.

"서리랑 사겨?"

너무 놀래서 음료수가 목에 걸려 기침을 해댔다.

"콜록.. 콜록.. 뭐?"

"사귀냐고."

똑바로 나를 마주해오는 눈이 이미 다 안다는 듯 체념해버린 눈이었다.

'체념이라고..?'

"사실... 사귀는 사이야.."

눈치보며 사실대로 말하자 유한이는 입꼬리만 올린채 웃으며 말한다.

"그럴줄 알았어."

내가 그냥 가만히 쳐다보자 유한이는 완전히 웃으며 말한다.

"나 그런데 편견없어! 축하해~!"

평소대로 돌아온 유한이지만 그 짧은 순간에 괴리감이 들었다.

'뭔가 이상해..'

그 이후에 급한 볼일이 생겼다며 유한이는 가버렸고 서리한테는 대차게 까였다.

[연락하지마.]

뭐가 뭔지 영 모르겠다.
단지 그냥 서리랑 다시 말을 하고 껴안고 그리고...

'키스하고 싶어...'

닿고 싶었다.

"얘들아. 내일이 드디어 체육대회다!!"

"와아아아아!!!"

"우리반은 무려! 축구, 농구, 달리기까지 모두 결승!!!!!!"

"와아아아아아!!!!!!"

"이겨서 파티하자!!!"

"예!!!!!!!!!!!"

아쉽게도 피구는 탈락했지만 남은 종목 모두 결승전까지 올라왔다.
대망의 체육대회날 죽어나는 사람들은 선수들 뿐이다.

"죽여줘..."

시간표 누가 짰는지 진짜 죽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농구 끝나자마자 축구 불려가서 결승이라니.."

오전에는 달리기가 진행되고 오후에는 농구, 축구 두개의 결승전이 진행된다.

"서리야."

서리를 부르자 이번에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날 본다.

"서리야."

가만히 이름을 부르자 눈을 깜박이며 날 가만히 쳐다본다.
입술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나한테 말을 걸어줬으면 좋겠다.

'애탄다 진짜.'

"불렀으면 말을해."

서리의 입술이 떨어지고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래도 좋았다. 날 피하지 않고 말해줬으니까.

'아. 키스하고 싶어.'

"자 그럼 종례끝. 딴길로 새지말고 집가라."

"네~"

선생님이 나가시자 마자 내 가방과 서리 가방을 모두 챙겨들고 서리를 데리고 나왔다.

"야!"

서리가 불렀지만 못들은척 그대로 앞장 서 끌고갔다.
조용한 장소가 필요했지만 오늘따라 눈에 띄진 않았고 그냥 그대로 집으로 갔다.

"왔어?"

"네."

"서리도 왔네. 어서와."

"아. 안녕하세...야!"

엄마의 말에 건성 건성 대답하고 방으로 서리를 데려갔다.

[탁]

문이 닫히고 그대로 서리를 문 사이에 가둬놓고 입술을 손으로 만졌다.
부드러운 촉감이 들고 아랫입술을 손으로 살며시 누르자 입이 벌어진다.

'너무 예뻐...'

닿은 입술이 따뜻했고 감기는 혀가 달콤했다.
미칠듯한 갈증에 시달리던 사람마냥 더 갈구했다.

"으읏...응...!"

최대한 목소리를 참으려고 애쓰는게 너무 귀여웠고 며칠만에 닿은 체온이 아쉬워 떨어지려고하지 않았다.

'좀 더.. 좀 더 원해..'

혀를 깊숙히 밀어 넣었다.
힘들어 하는게 보였지만 떨어지진 않았다.
욕심이 차고 넘쳐 주체할 수 없었다.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고 놀란 서리는 나를 밀쳐냈다.

"얘들아~ 과일 좀 깎아왔는데."

서리를 침대에 앉혀주고 문을 열었다.

"고마워요 엄마."

"어머?"

"왜그러세요?"

"아니 너 요새 기분 나빠보이더니. 기분 좋아보이길래."

엄마의 말에 뜨끔했다.

"하하. 제가요? 그럴리가요. 과일 고마워요."

"그래. 서리 저녁 먹고 갈래?"

"네..네! 그럴게요!"

"그래 그래~ 아줌마가 맛있는거 해줄게."

엄마에게 과일 쟁반을 받아들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책상에 쟁반을 내려놓고 침대에 가만히 앉아있는 서리 앞에 앉았다.

"화 풀렸어?"

내 말에 서리는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더니 말한다.

"응."

그 말에 초조했던 기분도 우울했던 감정도 사라진다.

"다행이다."

눈을 감고 따뜻한 서리의 손을 붙잡아 떼지 못하게 막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손에 좀 더 욕심이 났다.

"키스해도돼?"

조용히 눈을 떠 서리를 봤다.
약간 빨개진 얼굴로 서리가 말한다.

"아줌마한테 안들키게 조금이라면..."

쑥쓰러워 하는게 보인다.

'잘 참아야하는데...'

살짝 일어나 입술에 입맞추고 떨어졌다.

"너만 보면 참을성이 사라져서 큰일이야."

다시 입을 맞췄다.

"때려서라도 말려줘."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아까 키스해서 그런가 열기 가득 머금은 얼굴이 보기 좋았다.

'더 하고 싶어...'

참아야하는데 그게 잘 안되서 어쩌지 싶을때 서리가 말한다.

"싫어. 안말려."

내 품에 얼굴을 묻는다.

"너라면 다 좋아."

서리의 말에 얼굴이 확 빨개져서 두 손으로 급하게 가렸다.

"너 정말 그거 자각 없는거지?"

"뭐가..."

"크.. 신서리.. 진짜 넌 내 심장에 너무 해로워."

"사람을 무슨 병균처럼..!"

화내는 서리의 입을 덮쳤다.
아까와는 달리 열기를 머금은 입술이 뜨거웠다.

"사랑해."

너는 나도 모르게 가랑비처럼 내려 나를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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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21 07:40 | 조회 : 819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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