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나 차찬현. 차씨가의 장남이자 귀여운 남동생과 예쁜 여동생을 가지고 있는 19살의 형님.
오늘 나는 사랑에 빠졌다.

"하아.."

그 사람은 차여버린 내가 공원에서 한숨을 쉬고 있을때 나타났다.

"먹을래?"

벤치에 앉아 땅만 바라보던 내 앞으로 불쑥 들이밀어진 콘 아이스크림.
고개를 들자 장신의 남자가 아이스크림을 내게 내밀고 있었다.

"예..?"

너무 갑자기 벌어진 상황이라 당황하자 남자는 갸웃 거리며 묻는다.

"싫어해?"

건낸 아이스크림이 싫냐고 물어보는 말에 가만히 아이스크림을 쳐다보다 아이스크림을 받아들였다.

"저..고맙..."

아이스크림을 받아들고 고개를 들자 이미 남자는 뒤돌아서 가고 있었다.

"저기요!"

그래서 급하게 따라가 남자를 붙잡았다.
내 키는 크지않다 165까지 큰것도 기적이라고 할정도였으니까.
그런데 이 남자는 키가 몇일까? 올려다 보는것도 힘들정도로 크니까 180은 넘지 않을까..

"저기.."

일단 남자를 잡긴 했지만 이 남자는 아무말 없이 내가 말할때까지 기다린다.
무슨 말을 하려고 붙잡았는지.. 왜 붙잡았는지 모르겠어서 머리속이 빙글 빙글 돌기 시작한다.

"이..이름이 뭐예요!!"

무의식이 내뱉은 내 말에 스스로가 놀라 창피했다.

'이름이 뭐냐니.. 초면에 그런걸 묻는 놈이 어디있어!!!!'

당황한 내 목소리와 푹 숙인 고개가 들리지 않을때 풉- 소리와 함께 웃음 참는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었다.

'아. 웃으니까 더 잘생김..'

이런 생각을 할때가 아닌거 같았지만 정말 잘생긴 얼굴이었다.

"한소란."

남자는 웃음을 멈췄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한다.

"네..?"

"이름."

여전히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 않나 싶었지만...

'이름 귀여워.'

이런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듯 하다.

"저기.. 아이스크림 고맙습니다."

소란이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한다.

"말놔도 괜찮아."

"예?"

"한성고 3학년이지?"

"어떻게 아셨어요?"

"친구가 있어서. 이름표 색 보고 알았어. 동갑이야."

"아. 응!!!"

어쩌지 어쩌지를 속으로 여러번 난발하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녹겠다."

소란이의 말에 아이스크림을 봤다.
뜨거운 열기에 물기어린 아이스크림에 당황하자 소란이는 싱긋 웃으며 말한다.

"집에 가서 넣어놨다 먹어."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른다.

"저기! 버..번호좀 주..윽!!!"

말하다가 혀를 씹었고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핸드폰 줘봐."

잡고 싶었다.

"이름이 뭐야?"

"차..찬현.."

"다음에 봐. 찬현아."

싱긋 웃으며 그대로 소란이는 가버렸다.
나는 그자리에 남아서 한동안 휴대폰에 찍힌 소란이의 번호만 봤다.

나는 그렇게 오늘.
사랑에 빠졌다.

"뭐라고?"

"그러니까 나 사랑에 빠진거 같아!"

집에 와서 날 어이없다는 듯이 보는 찬빈이가 있었다.

"누군데?"

찬빈이는 화를 꾹꾹 억누르듯한 목소리로 말한다.

"어.. 그게.."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말해버렸다.

"나..남자야!!!"

더 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내 동생은 한동안 아무말도 못하다가 입을뗀다.

"어떤 새끼야!!!!!"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후회는 안한다.

"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차찬현!!!"

"찬빈아. 성일고는 먼가?"

"야. 너 내말 듣고는 있어?"

"같이 가줄거지?"

"싫어!!!!"

나랑은 다르게 키가 큰 찬빈이는 내 동생이다.
동생이라기엔 5분 차이라서 크게 의미없지만 우리는 이란성 쌍둥이다.

"빨리 보고싶다."

내 머리속엔 새로운 사랑으로 가득찬 어느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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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06 20:39 | 조회 : 884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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