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긴 줄을 기다리는 와중에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앞에 있던 커플이었는데 배려심 넘치는 남자와 애교많은 여자였다.

"이쪽으로 와. 부딪히겠다."

"우왓! 넘어질뻔했다."

"괜찮아?"

"응응 괜찮아!"

누가봐도 잘 어울리는 커플은 우리 앞에서 엄청나게 꽁냥대고 있었다.

'나도 하고 싶다 저런거...!!!!'

부러운 마음에 서리를 쳐다보자 서리는 나를 보며 갸웃거린다.

"아무것도..."

새삼 동성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이성에서 동성이 되었을 뿐인데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고 신기하게 보며 그 중에는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사람도 있다.

몇가지 이유를 들어보자면 뭐...
첫째는 익숙하지 않은 사랑의 형태. 둘째는 인정받지 못한 사랑. 셋째는 나와 다른 사랑을 배척함. 등이 있지 않을까.

편견이 없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막상 눈 앞에서 목격하면 움찔하는것처럼 익숙하지 않은건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앞으로 가자."

그래서 숨는 사랑이 되어버린 동성애.
언젠간 부모님께도 얘기해야할테고 그때가 되면...

"무슨 생각해??"

내 팔을 잡아 당기는 서리에의해 생각이 멈췄다.

"음. 그냥."

서리에게 웃어주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때가 오면 아무렇지 않을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핸드폰 같은 떨어지기 쉬운 물건은 오른쪽에 준비되어있는 바구니에 놓고 타주세요."

어느새 우리 차례가 되어 롤러코스터에 탑승했다.
우리는 제일 앞자리에 앉았으며 아까 그 커플은 바로 뒤에 앉았다.

"나 너 무서운거 타는거 처음봐."

"그거야..."

내 말에 서리는 무슨 말을 하려다 말을 멈췄다.
안전바가 내려오고 롤러코스터는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느렸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곡선 레일을 타고 질주하는 롤러코스터에 여기저기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꺄아아아!!!!"

옆자리를 살짝 보니 서리는 조금 짜증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꺅꺅대는 서리를 보고 싶었는데 심지어 앞자리에 앉았는데 너무 이렇다할게 없이 롤러코스터가 끝났다.

"너 혹시 안타는 이유가 시끄러워서 안타는거야?"

물건을 챙기는 서리에게 물었다.

"어떻게 알았어?"

서리는 정확하게 맞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냥.. 그래 보였어."

귀신의 집 또한 100%의 확률로 꺅꺅은 없을거라 생각하며 아래로 내려왔다.

"오후에 오기도 했고 줄이 길어서 오래 기다려서 그런가 벌써 해가 지네.."

"뭐 시간이 시간이기도 하니까."

간단하게 줄이 짧은 놀이기구를 여러개 타고 우리는 마지막으로 관람차를 타러갔다.

"갑자기 왜 관람차야?"

남자 둘이서 관람차는 잘 안타긴 하지만 오늘은 남자 친구 둘이 아닌 연인사이로 온게 아니던가.

"한번은 타줘야지!"

서리를 끌고 관람차를 탔다.
서서히 올라가는 관람차와 마주보고 앉은 우리둘.
그리고 그게 맘에 안들었던 나는 서리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좁아."

"안좁아."

"너 덩치 커서 좁아."

"키가 큰거야!"

투닥 거리면서도 꿋꿋히 자리를 지키자 서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뭐. 좋긴 하네."

살짝 웃는 얼굴이 기분이 좋아보이는거 같아 다행이었다.
서서히 감았다가 오래도록 눈에 풍경을 담고 있는 서리를 가만 보다 갑자기 시선을 내쪽으로 돌린 서리 때문에 놀랬다.

"아까 무슨 생각했어?"

서리의 질문에 아까가 언제지 생각할때.

"롤러코스터에서 앞 커플 보고 말이야."

서리가 부연설명을 해준다.

"그냥. 우리가 하는 연애는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연애는 아니잖아."

서리 손을 꼭 잡았다.

"포기하는 날이 오진 않을까 걱정이됐어."

서리 역시도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다행이다."

"뭐가?"

"니가 평범하게 여자를 사귀고 싶어하는게 아닌가 했었어."

잡고있는 손을 들어 잡아 당겼다.
가까워진 서리의 입술에 입 맞추고 떨어졌다.

"너 정말..."

"우리 시작은 정말 사랑해서 사귄다는 느낌은 아니었잖아? 그래서 더 불안했었는지도 몰라. 그렇지만 이젠 별로 불안하지 않아. 사랑해."

내 사랑 고백에 어두웠음에도 예상 가는 빨개진 서리의 얼굴이 생각나 절로 미소지어졌다.

"느끼해."

"싫어?"

"....사랑해."

작게 말했지만 분명히 똑똑히 들었다.
우리는 관람차에서 내리기 전까지 손을 꼭 잡고 있었고 내리고 나서 가볍게 저녁을 먹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잘들어가."

"굳이 안데려다 줘도 되는데."

"가까우니까 괜찮아!"

"조심해서 들어가."

"응."

언젠가 만약에라도 불안한 날이 오면.

"야."

"응?"

"사랑해."

그날엔 조심스레 추억을 꺼내서 하나 하나 되살펴보고

"사랑해."

다시한번 너를 사랑한것에 후회하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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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1-04 20:00 | 조회 : 840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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