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리가 이상하다.
"야.. 너 괜찮아?"
"아...뭐라고?"
원래도 시험기간엔 반쯤 정줄을 놓고 살긴 하지만 요새는 더 심한거 같다.
"너 잠은 자는거야? 자 이거 먹어."
"으응..."
약을 입에 넣고 내가 챙겨준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안시원해.."
"참아. 찬물 급하게 먹으면 되려 더 아파."
"후우..."
얼굴을 찡그리며 물 컵을 꽉 쥐는 서리가 귀여워서 그대로 끌어 안을뻔했다.
"표정이 왜그래?"
"잘 참는 중이니까 물어보지마."
변태가 따로없다며 웃어버린 서리는 조금 기분이 풀렸는지 다시 펜을 잡는다.
"서리야. 서리야."
"왜불러."
한층 풀어진 얼굴로 날 보며 묻는다.
"사랑해."
씩- 웃으며 말하자 응징이 돌아온다.
"학교에서 못하는 말이 없네."
"작게 말했잖아."
"시끄러 변태야."
"쳇."
변태 아니라고 중얼거리며 말해봤자 이미 서리는 내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었다.
약간 서운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야."
"응?"
"넌 공부 안하냐?"
"하고 있습니다~ 하고 있고 말구요~"
펜을 들고 사각거리자 옆에서 따갑게 쳐다본다.
"좋겠다. 너는."
"왜?"
"시험볼때 긴장 안하잖아."
서리는 시험 볼때 긴장을 한다. 아니 시험이 시작하기 몇주 전부터 긴장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남들의 몇 배는 더 공부 시간을 늘려야만 성적이 나온다.
평소에도 잘하니까 시험때도 잘할 수 있을텐데.. 긴장이 뭐길래 그 잘하던 애가 시험을 말아먹어야만 하는지 안타까울 지경이다.
"흠.. 긴장하지 않으려면 좋아하는걸 생각해봐."
"좋아하는거?"
"응. 시작하기 몇분전부터 좋아하는걸 계속 생각해서 반쯤 정신줄 놓으면 긴장이 풀어져."
"정신줄을 놓으면 안되잖아."
"시작전에만 놓으라는거지~ 긴장의 끈을 어느정도 풀 수 있다니까?"
내 말에 서리는 중얼 중얼 거리며 좋아하는걸 생각하는듯 하다 날 본다.
"왜?"
"아. 좀 풀리는거 같기도."
대체 뭘 생각했길래.. 하다가 계속 나를 쳐다보는 서리의 시선에 깨달아 버렸다.
얼굴이 빨개졌으리라.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말했다.
"너무 훅치고 들어오지 말아줘!!"
"뭐?"
"자각이 없냐고!!!"
"그러니까 뭐가..."
"크으으으으!!!"
신서리는 내게 너무 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