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흠..."

내 옆에 앉아 열공 모드인 이 남자는 내 친구다.

"분명 그때인거 같은데."

그리고 지금 사귀는 사이이다.

"뭐가."

추웠던 겨울이 지나 봄이되고 떨어졌던 우리는 한반으로 고3이 되었다.
그리고 추웠던 겨울의 이별 뒤 따뜻한 봄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 사귀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남자지만.

"아니 왜. 그때 니가 나를 위로해줬을때 말이야."

"그게 왜?"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반한거 같은데."

멍하니 서리의 옆모습을 보고 있자니 서리는 한숨을 내쉬며 책을 내려놓고 나를 똑바로 마주한다.

"불만있냐?"

내 연인은 너무나 시크하다..

"아니.. 왜 반했는지 알거같아서.."

씩- 웃자 서리는 어쩔수없다는 듯이 책을 덮어버린다.

"그래. 하고싶은게 뭔데?"

"데이트할까?"

웃으며 말하자 서리는 뭔가 곰곰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내일 10시에 데릴러 갈게."

"우리 아직 뭐할지 정하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아니야. 내일봐.."

박력이 넘치는 서리를 좋아한다고 깨달은건 아마 그때였던거 같다.

"넌 왜 여자 안만나?"

서리네서 뒹굴거리며 만화책을 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물어봤다.

"글쎄."

달칵 거리는 샤프심 소리가 여러번 나고 열심히 손을 움직이며 숙제를 하는 서리는 건성 건성이다.

"여자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봤어?"

"글쎄."

"여자한테 설렜던 적은?"

"글쎄."

계속 글쎄로 주관하는 대답이 맘에 들지 않아서 숙제하던 서리의 뒤에서 안듯이 어깨에 두 팔을 올리고 책을 뺐었다.

"자꾸 글쎄로 대답할래?"

내 말에 서리는 곰곰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말한다.

"그렇게 걱정이면 니가 사귀어 주던가."

"농담도."

농담한다며 웃자 서리는 두 손을 위로 올려 내 두 볼을 잡는다.

"농담 아니야."

그리고는 고개만 위로 올리고 동시에 내 얼굴을 잡아당겨 고개를 숙이게 만들고 그대로 입술이 맞닿았다.

"으읍..!?!?"

너무 놀라 팍- 하고 떨어지자 서리는 씩 - 웃으며 말한다.

"농.담.아.니.야."

한글자씩 끊어 말하고는 떨어진 책을 주워 다시 숙제를 시작한다.

"너...너!!"

"분하면 너도 하던가."

"크으!!! 오늘은 돌아가지만 두고봐!"

"악당같은 소리하네."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한참을 그 일에 대해서 생각해야만했다.

"차라리 사귀자고 하면 당황하려나... 아니야 신서리라면 단번에 OK할거같아."

어떻게하면 신서리를 골려먹을 수 있을까 밤새 뒹굴며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해버렸다.

"서리랑 사귀면 어떻게 되는거지?"

서로에게 모든걸 주는 사랑은 해봤고 너무 아픈 이별도 해봤다.
언젠가 사랑이란걸 다시 하게되는 날이 온다해도 그게 금방은 아닐것 같았다.
그런데 만약 내가 서리랑 사귄다면...

"애시당초에 남자인데 잘도 그런짓을 하는군..."

대단한 서리의 행동에 그만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좋을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그녀석은 어떤 사랑을 할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래서 다음날. 일요일. 다시 서리네로 쳐들어갔다.

"사귀자."

"그래."

예상은 했지만 너무 단번에 OK하니 좀 허무하기도 했다.

"생각은 하고 얘기하는거야?"

내 말에 여전히 책상에 뒤도 안돌아보고 대답했던 서리가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싫어?"

웃는 얼굴이 얄미웠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렇지만 확인할건 확인해야지."

서리에게 다가가 턱을 잡고 입술로 입술을 누르자 입을 열어준다.
포도향이 퍼지고 달달한 맛이 퍼지며 얽히는 혀가 찌릿하다.

"하아.."

떨어지자 놀란 눈으로 나를 보는 서리가 있다.

"이제야 좀 놀라는 표정이네."

"설마 바로 달려들줄은 몰랐지."

"한번더 해도돼?"

"응."

다시 겹쳐지는 입술. 얽히는 혀.. 달콤한..

띵동-

"서리야~"

"뭐야. 징그럽게..."

"아니 그냥."

옆에서 나란히 걷다가 풍기는 포도향이 기분 좋았다.

"넌 포도사탕 엄청 좋아하는거 같아."

그때도 이미 포도 사탕 10개를 까먹고 있던 도중이었다.

"맛있잖아. 줄까?"

"아니. 나는 그거 말고."

턱을 잡아당겨 입술을 핥았다.

"너..."

기가차다는 듯이 보는 서리에게 싱긋 웃어주며 팔을 잡아당겼다.

"가자!"

우리의 시작은 어떨떨하게. 하지만 달콤하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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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30 01:41 | 조회 : 840 목록
작가의 말
약쟁이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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