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숲과 나무

우는 건 그만 할 시간이 왔다.
아마 10분 쯤 울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177의 건장한 청소년이 10분이나 쭈그려 울고 있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체감시간은 정확이란 단어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어쨌든 나는 이 망할 숲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선 나무를 타고 올라가 보았다.
답은 바로 나왔다.
내가 앉아있던 바위의 뾰족한 부분의 정반대편으로 대략 몇백미터 쯤 뒤에 숲이 끝나는 구조였던 것이다.
나는 살짝 입꼬리가 올라갔다.
정말로 기뻐서 그런 것이 아니었지만 그게 내 최선이었다.
내가 취할 행동은 한가지밖에 없다.
곧바로 나무에서 내려와, 뛰어갔다.
새도 벌레도 없는 이 죽음의 숲은 내게 불안함만 가져다 줄 뿐 무엇 하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정말로 그랬다. 토가 나올 것만 같다.
벌레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벌레가 아예 없는 숲은 더욱 좋아하지 않았다.
꽤나 금방 도착할 줄 알았던 그곳이 몇십분이 지나도 내 앞에 나타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을 머금고 다시 한번 나무를 탔다.
불길한 예감은 필히 적중한다고 했던가.
전혀 가까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멀어지기만 하는 것 같았다.

"말도 안돼"

나도 모르게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더이상 뛰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잠시 주변에 있는 넓적한 돌에 걸터 앉았다.

''이 느낌은 마치.....''

불길한 예감이 엄습해왔다.
나는 그 모양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내가 숲에 처음 왔을 때 내가 걸터 앉았던 그 돌......
마치 나침반의 자석과도 같이 생겼던 그 돌은 다시 나를 반겨주었다.

"제발....."

다시 한번 내가 혼잣말을 하게 된 순간이었다.

2
이번 화 신고 2019-10-12 22:17 | 조회 : 335 목록
작가의 말
캌푸치노

주인공의 감정묘사가 다음 화부터 격해질 예정입니다. 잔인한 묘사도 조금 있을테니 주의해주세요.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