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_올가미(1)

공 : 이 연우
수 : 류 현

황제공x사제수


*자극적인 소재가 들어있습니다.



창문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복면을 뒤집어쓴 남자들이 집무실로 들어왔다. 남자의 한 손에 들린 단도에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졌다. 집무실에는 긴장감이 맴돌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들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방 안에는 긴장감이 맴돌았지만 칼에 의해 상처가 난 연우만이 이 상황에 싱긋 웃고 있을 뿐이었다.


“ 뭐 하느냐. 붙잡지 않고. ”


연우의 말이 끝나자 그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암살을 시도하려던 자들은 어렵지 않게 구속이 되었다. 연우는 그들에게 이유도, 배후도 묻지 않은 채 집무실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던 칼을 꺼내들어 목을 벨뿐이었다. 붉은색의 피가 깨끗했던 카펫 위로 쏟아졌고 향긋한 캔들의 냄새가 가득하던 공간에는 피비린내만 남게 되었다.


“ 폐, 폐하. 부르셨다고.. ”


시체들을 멍하게 내려다보고 있던 연우에게 들린 덜덜 떨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류현이었다. 하얀 사제복을 입고 급히 뛰어온 류현은 자신의 앞에 펼쳐진 풍경에 놀란 듯 움찔거렸다. 방을 가득 채운 피비린내에 그는 한 손으로 급히 자신의 코를 가렸다.


“ 현. ”


류현이 그 광경에 놀란 것도 잠시 그는 연우의 팔에 있는 상처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깊은 상처는 아니었지만 연우의 직위가 한 나라의 왕이었기에 그의 상처가 작게 치부되지는 않았다. 연우의 직속 사제였던 현은 붉어진 카펫을 살짝 밟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 폐하.. 치, 치료를.. ”


연우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내려다보았다. 류현이 치료를 하기 위해 그의 상처에 손을 얹자 연우는 그의 손을 낚아챘다. 치료를 하기도 전에 저지당했기에 류현은 떨리는 눈빛으로 연우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 뭐 하느냐. 정리하지 않고. ”


연우는 그저 그리 명할 뿐이었다. 연우의 묵직한 저음에 잠시 한눈팔던 사람들도 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죽은 지 시간이 조금 지난 탓에 카펫은 이미 붉게 물들어져 있었다. 연우는 현의 팔을 잡아 그를 자신의 침소로 데려갔다.


“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 ”


방을 지키는 기사들에게 그리 명한 연우는 방에 있는 의자에 털썩 앉았다. 방문 앞에 서있던 류현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주먹을 꽉 쥐었다. 침을 한 번 삼킨 후 그는 연우에게 한 발짝씩 다가갔다. 연우의 팔에 생긴 상처는 지혈을 하지 않았기에 여전히 피가 흐르는 중이었다. 그 모습에 류현은 안절부절못하다 천천히 말을 꺼냈다.


“ 폐, 폐하.. 치료를.. ”
“ 현. ”
“ 네. ”


연우는 말이 없었다. 그저 조용히 류현을 훑어볼 뿐이었다. 류현은 자신을 살피는 시선에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기를 몇 분. 한참의 시간 동안 들러오는 말이 없자 류현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하얀 머리카락과 눈동자. 빛에 비친 그는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 가까이. ”


연우의 말에 아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현은 천천히 심호흡을 한 뒤에 덜덜 떨리는 손을 상처에 가져다 댔다. 그의 손에서 하얀 빛이 흘러나오며 팔에 난 상처가 천천히 아물기 시작했다. 빛과 함께 주위에 따뜻한 기운이 흐르기 시작했다.


“ 나의 사제는. ”


치료를 하던 중 연우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현은 잠시 움찔거릴 뿐 치료를 멈추지는 않았다.


“ 아주 우수하군. ”


그의 말을 끝으로 치료는 금세 끝이 났다. 크지 않은 상처였지만 류현은 조금 지친 기세였다. 연우는 이미 다 나은 상처를 잠시 내려다보았다. 그가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자 현은 천천히 말을 꺼냈다.


“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 아니지. 아가. ”


의자에 몸을 맡겨두던 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류현의 팔을 낚아챈 연우는 그를 자신의 침대로 던졌다. 연우의 힘에 의해 침대 위로 쓰러진 현은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하얗고 깨끗한 눈동자가 살짝 떨렸다.


“ 현. ”
“ .... 예. ”
“ 오늘.. 무엇을 했느냐. ”


연우는 그를 재촉하는 어투도 아니었고 그를 노려보는 눈빛도 아니었다. 연우의 목소리는 매우 다정했으며 그는 웃고 있었다. 관대한 모습이었지만 그런 그의 모습에 류현의 몸이 천천히 떨려왔다. 류현은 흐트러져있던 자세를 정돈했다. 침대 위에서 내려와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며 입을 천천히 열었다.


“ 폐하.. 크게 상처를 입으신 분이었습니다.. 바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


류현의 목소리는 덜덜 떨렸다. 현을 내려다보던 연우는 거리를 더욱 좁혀왔다. 연우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류현의 턱을 잡아당겨 억지로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류현은 자신의 시야에 연우가 가득 담기자 공포에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 류현. ”
“ 네.. 폐하. ”
“ 네가 누구냐. ”
“ 황제 폐하의 직속... 사제입니다. ”


사제는 기본적으로 신전 소속이었다. 신전에 귀속된 사제들은 치유력을 가졌으며 타인을 치료할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은 외부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치료해주거나 내부에서 아픈 환자들을 돌보아주었다. 사제들은 주신의 뜻을 받아 세상을 돌보았다.

사제는 모두 신전의 소속이었지만 그런 그들 중에서도 특별하게 다른 곳에 귀속된 자들이 있었다. 그것이 황실에 있는 사제들이었다. 황실에는 황족을 치료하는 두 명의 사제와 오직 황제만을 치료하는 한 명의 사제로 총 세 명 만이 황실에서 지낼 수 있었다. 황실의 소속된 자들은 대부분 자부심을 가졌다. 황실에 소속이 된다는 뜻은 황실에 선택을 받았다는 의미였으며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었다. 부와 명예를 모두 얻을 수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 나의 사제는. ”
“ ... ”
“ 내 말이 우스운가 보군. ”
“ 아니,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 ”


연우의 말에 류현은 급히 대답을 했지만 연우는 그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 연우는 그를 일으켜 자신의 침대 위에 눕혔다. 류현은 반동에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류현을 내려다보는 연우의 표정은 방금 전과는 달리 매우 싸늘했다.


“ 폐.. 하.. ”


류현이 애처롭게 그를 불렀지만 대답을 돌아오지 않았다. 연우는 그를 억지로 눕혔다. 류현은 발버둥 쳤지만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반항이 심해지자 연우는 그의 등을 강하게 누르며 자신의 허리에 있던 끈을 풀러 그의 손목을 강하게 묶었다.


“ 넌 내게만 집중하면 된다. ”


연우는 발버둥 치는 류현의 머리를 강하게 눌렀다. 푹신한 침대였지만 충격이 올라왔는지 발버둥 치던 것이 멈추었다. 새하얀 사제복의 단추가 풀리자 몸을 감싸고 있던 옷이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몸을 가리던 사제복이 반쯤 벗겨지자 그의 새하얀 목덜미를 시작으로 살결이 보였다. 류현은 그제서야 연우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놀란 류현은 급히 발버둥을 쳤지만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는 없었다.


“ 다른 것들은 신경 쓰지 말거라. ”
“ 폐, 폐하. 전 남자입니다. 폐하께서 이러시면.. 윽. ”


류현의 다급한 외침에 연우는 그를 구속하고 있던 손아귀에 더욱 강한 힘을 주었다. 연우의 손길은 멈추지 않았다. 류현의 몸을 구석구석 어루만지던 연우의 손길이 멈춘 곳은 그의 은밀한 곳이었다. 류현이 놀라서 몸을 움찔거렸다. 그는 연우를 멈추기 위해 계속 말을 꺼냈지만 연우의 움직임을 멈출 수는 없었다.

류현의 뒤를 충분히 풀어준 연우는 그의 손목을 얇은 천으로 강하게 묶었다. 연우는 그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매만진 후 그의 얇은 허리를 조심히 움켜쥐었다.


“ 쉬이. ”


그 말과 함께 방 안에는 신음 소리가 퍼졌다.


“ 아악.. 윽.. 폐하. ”


억지로 쑤셔 넣은 탓에 류현의 구멍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붉은 피가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햇빛을 잘 보지 않아 하얀 얼굴이 더욱 새하얗게 변해갔다.


“ 밖에 들리겠구나. ”


연우는 류현의 머리카락을 조심히 매만지며 말했다. 연우의 말에 류현은 놀란 듯 흠칫하며 더 이상 자신의 소리가 퍼져나가지 않도록 본인의 팔을 꽉 물었다.


“ 윽.. 으읍.. ”


하지만 그것만으로 고통을 전부 막을 수는 없었다. 살이 서로 맞붙이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류현의 얼굴은 점점 구겨져만 갔다.

뻑뻑했던 구멍은 피와 향유로 뒤섞여 고통을 조금 완화시켜주었다. 연우는 류현의 구멍이 조금 풀리자 조금씩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연우는 남자를 처음 안아본 탓에 조금 미숙했다. 그는 류현의 고통을 잘 알지 못했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류현을 몰아붙일 뿐이었다.


영겹의 시간일 것 같았던 정사가 모두 끝나자 이불에는 핑크빛의 액체가 묻어있었다. 연우는 류현의 팔을 풀어주었지만 그는 침대에 몸을 맡길 뿐 작은 미동조차 없었다. 그의 얼굴은 눈물자국으로 가득했으며 눈 주위는 붉게 물들어져 있었다.


“ 현. ”
“ ...폐하. ”
“ 그리 풀어주었는데도 뻑뻑하군. ”
“ 제게..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
“ 넌 내 아이다. 내가 내 아이에게 정을 품는 것이 무엇이 문제더냐. ”


연우의 대답에 류현은 고개를 푹 숙였다.


“ 그리고 오늘과 같은 일은 하지 말거라. ”


황제의 직속 사제가 타인을 치료하는 것은 금지되었다. 황제가 목숨에 지장이 가는 상처가 생기거나 독을 섭취했을 때 신성력이 부족해 치료를 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류현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 오늘은 여기서 쉬거라. ”


연우는 그의 머리카락을 조심히 매만지며 말했다. 류현은 그런 연우의 손길을 조심히 밀어냈다. 그의 몸은 연우로 인해 꽤 지쳐있었지만 그는 억지로 자신의 몸을 일으켰다.


“ 전.. 물러가겠습니다. ”


류현은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올라오는 고통에 눈을 찌푸렸다. 발을 옮겼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그의 몸이 덜덜 떨렸다.


“ 현아. ”


그의 모습에 연우가 나지막하게 그를 불렀다. 연우의 부름에 류현의 몸이 흠칫했다.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자 연우는 그를 억지로 끌어 자신의 침대에 눕혔다. 류현의 일어나려는 자세는 쉽게 저지되었다. 연우를 힘으로 밀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류현은 침대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 자거라. ”


연우는 그의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큰 손이 자신의 시아를 전부 가리자 그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지쳐있던 몸은 편안한 침대와 따뜻한 공기에 쉽게 노곤해졌다. 연우는 깊은 잠을 자는 류현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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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03 14:12 | 조회 : 6,861 목록
작가의 말
최윤형

안녕하세요.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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