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문열어./6화 사랑해 사랑해요.

-5화 문열어.-

"네...?"

녀석은 날 쳐다보며 되물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 난 다시 말했다.

"나도 좋아한다고, 너."

녀석 멍 때리는 얼굴도 잘 생겼네...

"푸흣, 너 왜 멈췄냐! 이 몸도 네가 좋다는데!"

녀석을 내 품에 안고 말한다.
아니 정확히는 안겨지는 거려나..?

"선배."

"응?"

"좋아해요."

"응, 그래 나도."

기연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좋아해요, 선배보다 더 많이."

"그래, 지금 네가 날 좋아하는 만큼 나도 널 좋아하는 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기다릴게요..."

"당연하지! 아마 오래 걸리진 않을 것 같아!"

"진짜 좋아해요."

"그래 그래~ 나도."

~꼬르르륵~

와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이 타이밍에...

"푸흐흡"

"밥! 먹자....!"

"네, 내려가요."

침대에서 한 발자국 걸으려는 순간.
''''철푸덕''''
???????????넘어졌다...
사실 나보다 더 놀란 사람도 있었다.

"선배....?"

넘어져있는 나를 보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란다.

"너무 놀라지 마... 좀 창피하니까..."

1초간의 침묵과 녀석의 얼굴은 빨개진다.

"죄송해요... 너무 무리했나봐요"

라며 날 안아들어올린다.
아 진짜 쪽팔려 죽을 것 같다.
그래도 이랗게 안겨서 가니까 좋다....
....! 이 녀석.... 가슴이 푹신푹신해...!
기분 좋아... 좀 더 만져볼까...!

~주물주물주물주물~

"선배..."

"응?"

"저... 제 가슴도 선배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한몫했나 보네요....?"

"푸흣, 조금 많이랄까?"

"다 왔어요...!"

성급하게 태호를 내려놓으며 말한다.

"자식, 부끄러워 하기는!"

"크흠, 아이스크림은 시켜두고 일단 밥부터 먹죠!"

라며 부끄러워하며 주방에 들어서는 기연을 바라보며 주변을 둘러본다.
와 진짜 전문가 주방 같다...
녀석의 인터뷰에서 취미가 요리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비웃기 바빴지...

"선배"

"응? 응!"

생각하고 있는 도중에 부르니까 깜짝놀랐네...

"간단하게 볶음밥 할 건데 못 먹는거 있나요?"

"버섯!"

"아 알겠습니다."

"김치볶음밥!"

"그걸 만들려던 참이었어요."

싱긋웃으며 대답하곤 찬장에서 거대한 중식용 프라이팬을 꺼낸다.

녀석의 웃는 얼굴에 두근거림도 잠시,
띠용. 저게 뭐람.
저 정도 장비면 취미를 넘어선 직업급인데...?
그건 그렇다치고,
오랜만에 맡는 집밥냄새.
기분좋은 냄새.

“여기요.”

달그락소리와 함께 김치볶음밥이 들어있는 동그란 접시와 식탁의 마찰음이 넓은집에 울린다.

“응~ 잘 먹을게!”

배고프다 빨리먹고싶어.
한숟갈 떠먹어보곤 자연스럽게 나오는 김탄사.

“맛있어!!! 뭐야 이거 너 뭘 넣은거야?”

정말 배고팠던 상태라 허겁지겁 먹었다.
엄청엄청 맛있다!

“선배 입.”

“응? 입?”

“묻었어요 밥풀.”

“여기?”

“아뇨 여기.”

가깝다.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깝다.
우리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
입술이 닿으려던 순간.

‘띵동’

1초의 정적과 함께 우리의 거리는 멀어져갔다.

“누구세요.”

“문열어 유기연!”

여자...?

-5화 문열어. 끝-

-6화 사랑해 사랑해요.-

뭐...뭐야...?
여자..?
여자가 왜...?
예쁜 목소리...?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 천지였다.
저 여자는 누구고 윤기현을 저렇게 애타게 찾는 것이며, 문이 부서질 듯이 두드리는 것일까...?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지금도 저 여자는 문을 부술 듯이 두드리고 있다.

"누구야...? 문 안 열어 줘도 돼?"

"네, 신경쓰지 마세요."

"신경 안 쓰기엔..."

슬쩍 올려다본 기연은 귀찮은 표정이 비친다.
마치 신경 끄라는듯한 공허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내 시선은 밑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뭐...뭐야 저 눈빛
무섭다. 차갑게 식은 저 눈빛.
오랜만에 느끼는 공허한 눈빛.
속이 쓰리도록 내 곁에 느껴져온다.

토할 것 같아.

-문 열어!-
-선배?-
-유기연!-

많은 소리들이 머릿속에서 맴돌며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진짜 이젠 한계다.
어지러워.

"우읍."

"선배 괜찮아요?"

-풀썩-

순식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들은 기연의 목소리 뒤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기억나는 건 기연이 날 안고 뛰쳐나가는 중에 난 그 여자를 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
결국 그 여자의 얼굴은 기억나지 않고 기연이 급하게 달리며 다급한 표정만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근데, 그 여자 도대체 누구야!
누구야...
누구...
누구야!

"그 여자 누구야!"

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병원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날 쳐다보기 바빴다.

“일어나셨어요?”

옆을 보니 기연이 내 손을 잡고 앉아있었다.
마치 무언가 간절한 듯 두 손으로.

"우선 집에 갈까요?"

꽤 울었는지 녀석의 눈가는 빨개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아직도 울고 있는 것 같다.

"그래, 울지마"

녀석을 껴안곤 등을 토닥여줬다.
이 예쁜 녀석이 울지 않았으면 했는데,
결국 내가 울리고 있구나.

"잠시만 여기 있어요. 퇴원 소속 밟고 올게요."

집.
집인가.
녀석의 집으로 가면 다시 아까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건가.
아- 정말 복잡하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원래 이렇게 어려운 건가.

"형 가요."

"응, 그ㄹ... 응? 형? 응????"

녀석은 나보다 빨갛다.
귀엽다.
연애란 게 다른 사람과의 마찰을 이겨내는 것이라 한다면, 난 사랑을 하겠다.
난 기연을 좋아한다.
사랑한다.

"사랑해 유기연."

"저도요..."

빨개진 얼굴을 가리며 답사를 해 온다.

"자식 부끄러워 하지마! 이 몸이 좋아한다는데!"

"네 제가 조금 더 많이 좋아해요."

"사랑해요."

-제 6화 사랑해 사랑해요. 끝-

안녕하세요. LK입니다.
뭔가 캐릭터들 감정선을 예쁘게 풀고 싶은데
절대 쉽지 않네요.
잘 되는 것 같지도 않다는 건 안 비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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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10-30 19:16 | 조회 : 1,186 목록
작가의 말
VU

사랑합니다아 사랑한단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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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내 캐시 : 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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