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자식 잘 생겼네.


2화 자식 잘 생겼네.

전혀 알 수 없었다.
아니 있을 수 없는 일 이라고 생각하며 자라왔다.
내가 사는 세계에는 그런 부류의 사람은 없었다.
아니...? 있는데 내가 몰랐던 걸 수도 있잖아...?
아무튼 그건 집어던지고.
머리가 너무 아프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를...? 얼굴도 예쁜것도 아니고 잘생긴것도...
좀 잘생긴것 같긴 하지만,
크흠.... 그건 그렇다하고 언제부터 좋아했던걸까.

“언제... 부터...?”

몰려드는 궁금증에 물어보았다.

“선배 경기 처음봤을 때 부터요.”

“너 고등학생때?”

“네. 6년 전부터요.”

*
6년이라는 시간.
짧지 않은 시간이였다.
항상 배구만을 생각하던 나는 연애에는 관심조차 없었다.
배구 하나만으로 울고 웃었던 시간들.
나의 추억에는 모두 배구가 함께했다.
아버지가 취미로하던 배구세트장에는 걸음마를 할 때 쯤부터 함께 다녔다.
이론보단 실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생각보다는 몸이 움직이는데로 배구세트장을 날아다녔다.
자신이 쳐 올려낸 공을 스파이커가 쳐 내는 순간 그 쾌감은 세상 어떤 단어로도 표현 할수가 없었다.
초,중,고 모두 배구부로 살아왔던 나는 인생에 배구는 빠질 수 없다 생각해왔다.
지금은 선수로는 뛸 수 없지만 괜찮다.
이젠 나의 제자들이 세트장을 날아다니면 되는거니까...!

기분좋은 상상이 꼬리를 물고 늘어나고 있을때 기연이 말을 건낸다.

“제가... 징그러우신가요?”

놀랐다.
엄청 아주 많이 깜짝 놀랐다.

“아니!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건 나쁜게 아니잖아!”

엉겁결에 소리치며 일어났다.
그 덕분에 직원이 방 문을 열며 무슨일이냐며 물어보았다.
아무일도 아니라며 직원을 보내고 난 뒤 자리에 다시 앉았다.

기연은 그런 나를 바라보며 말 했다.

“선배.”

“응...?”

“그럼 우리 사귀어요.”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였다.
무슨 대답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어떤 반응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 미안한데 나는 그런쪽에는 생각 해 본적도 없고... 그...”

이런식으로 얼버무리고 있을때 기연이 내 말을 자르며 말 했다.

“그럼 우리 일주일에 한번씩 이랗게 만나서 밥 먹는것부터 시작해요.”

놀란 표정으로 기연의 얼굴을 쳐다보니 기연은 턱을 괴곤 웃으며 말 하고 있었다.

“그거야 뭐... 어렵지않지.”

“그럼 일단 저희 마셔요.”

“그...그래”

그래 밥먹는거는 별 일 아니니까 상관없겠지... 생각하며 술을 한잔 두잔 기울이다 보니 주량을 넘는 양을 마셔버리곤 그대로 뻗어버리게 됬다.

*
“우으... 물...”
지끈거리는 두통에 물을 찾으며 몸을 일으켰다.

낯선느낌과 함께 곧바로 뒤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또 바로 천창을 바라보았다.
우리집이 아니였다.
난생처음보는 단색의 벽지,깨끗한 침대.
딱 그만큼이였다.
딱 그만큼을 필요로 할 것같은 누군가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면서 들어온 누군가가 말했다.

"일어나셨어요?"

"으응, 여기 너네집이야...?"

"네 어제 선배가 술을 좀 드시고 바로 쓰러져 버리셔서. 옷은 세탁시키고 있는 중이라 마르려면 시간 좀 걸릴 거예요."

"어... 고맙다 신세 지게 됐네..."

"아니에요 좋아하는 사람한테 하는 건데요 뭐.
이거 다 선배한테 점수 따려고 그러는 거예요."

라며 싱긋 웃는 녀석이다.
눈이 마주치고 고개를 숙이곤 생각한다.
은근 능구렁이 같은 부분이 있다니까...

"오늘은 연습없어...?"

"네 내일부터 시작이에요."

으응 그렇구ㄴ...

''''꼬르르륵''''

내 배에서 나는 소리였다.
아 진짜 쪽팔려 죽겠네....!!!!!!!!!
내적으로 열심히 소리를 지르고 있을 때였다.
기연이 방 밖으로 나서며 무언가를 가지고 들어왔다.

"일단 이것 좀 드세요."

그 녀석이 들고 온 것은 다름아닌 죽이였다.
심플하게 정석대로 소금간만 살짝 한 흰 쌀죽.
근데 웬 쌀죽이람...? 환자도 아닌데...
조금 의아해하며 기연에게 물어보았다.

"근데 웬 쌀죽이야...?"

"지금 북어포가 없어서 북엇국 대신이랄까요..."

쌀죽을 북엇국 대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피식 웃으며 녀석이 만든 쌀죽을 바라봤다.

"방금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나시던데...?"

말 하며 내 앞에 앉는다.
한 숟갈 떠먹기를 기다리는지 나를 빤히 쳐다본다.
부담스러운 시선을 참지 못하고 결국 한 숟갈 떠먹어 보았다.
생긴 그대로의 맛이였다.
맛이라곤 오직 쌀의 단맛과 약간의 짭짤함.
근데 이거 은근히 중독성 있다.
마침 배도 고팠던지라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순간 시선이 느껴져 올려다보자 기연과 눈이 마주쳤다.
녀석은 아무 말 없이 날 쳐다보며 살짝 웃고 있었다.
순간 창피해진 난 고개를 푹 숙였다.

"맛있어요?"

"응 진짜 맛있네..."

멋쩍게 웃음을 지으며 올려다본 그의 얼굴엔 포근한 구름같이 부드러운 미소가 띠어있었다.
자식 진짜 잘 생겼네.

"너 진짜 잘 생겼다."

뇌에서 필터링 되지 않은 말이 나오는 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기연의 얼굴이 붉어졌다.
내 얼굴은 순간 딸기보다도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2화 자식 잘 생겼네. 끝-

오늘은 즐거운 추석연휴네욤...
다들 행복한 추석되시구 오늘도 제 아무말 봐 주셔서 감사드리구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다음 화에는 둘의 달달한 이야기가 올라옵니다... 조금 수위가 있을 예정...!
여러분 사랑해요. 완전 사랑.

4
이번 화 신고 2019-09-12 14:03 | 조회 : 1,361 목록
작가의 말
VU

네... 자식은 잘 생겼습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