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꽃과 싸이코패스

09. 꽃과 싸이코패스



“그렇게 된 겁니다.”

“오오 뭔가 굉장한 우연이네요. 혹시 신이 돕고 있다든가?”

“신이 도왔다면 그 자리에서 그냥 범인이 잡혔겠지 망할 동그랑땡 자식. 머리를 좀 굴려봐.”

“아니아니 내 말은 그만큼 좋은 느낌이 난다는 거지, 진짜 신이 있을 리가 없잖아!”

“응? 왜 그렇게 생각해, 김형사?”

“저희 누나가 없댔어요!!”

“김형사 누나 있었던가?”

“여친이겠죠.”

“아 그 국과수의 그분?”

“네!! 저희 누나예요. 진짜 완전 예쁘구여 그리고 진짜 완전 귀엽구여 근데 또 일하는 건 겁나 섹시하고 음.. 또 읍!!?”

“시끄러. 가만히 있어. 망할 동그랑땡.”

“그것보다 이 내용들 다 반장님한테 보고해야 하는 거 알고 있지?”

“네.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윤형사님. 그래도 역시 했던 말을 다시 하는 건 살짝 귀찮네요.. 녹음을 해놓을걸.”

“오 그거 좋은 방법이잖아! 임형사. 다음부턴 그렇게 하는 걸로?”

“그런 걸로 하시죠!ㅎㅎ”

우와 되게 태평하네.. 녹음이라니. 확실히 나쁜 방법은 아닐지도?

“나는 녹음보단 직접 듣는게 더 좋은데 말일세.”

“네? 어!! 반장님!”

“어? 반장님까지 여기에 어쩐 일로. 아니 것보다 왜 다 하나같이 여기로 모인 거죠? 우리 여기서 모이자고 했었던건가요?”

“아니 안 그랬어. 그냥 우연 같은데? 그것도 엄청난 우연.”

“확실히 이건 우연 같군 그래. 그것도 엄청난 우연으로 말이다가.”

“반장님. 무엇인가 알아낸 것이 있으십니까?”

“아니 그전과 똑같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네. 윤형사네도 그런 거 같군.”

“네. 하지만 임형사가 알아낸 것이 있습니다. 임형사 다시 한 번 말을…”

“아 그건 들었네. 그것도 엄청난 우연으로 말일세.”

“와 진짜 신이 돕고 있는 건가? 오늘 왜 이러는 거야 우리들.”

오형사님까지 신 얘긴가. 확실히 오늘 우연도 좀 많고 범인에 대한 단서도 나오고 좀 전과 다르긴 하네. 전에는 그렇게 찾아도 안 나왔었는데..

“그것보다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꽃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는게 날 것 같네.”

“꽃? 사건 발견 현장에 남아 있는 그 꽃들이요?”

“그렇지? 살인사건 하고 꽃 하면 발견 현장에 남아있는 꽃 밖에 없잖아. 굳이 한 송이씩 두는 그 꽃들 말이야.”

“확실히 꽃은 많이 수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의미나 부여할 수도 없고. 꽃 자체에 의미가 있는지 아님 그냥 놓고 간 건지 지금으로써는 전혀 알 수가 없으니까 지레짐작 하기가 어렵습니다.”

“신형사 말이 맞네. 하지만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뿐일세. 범인데 대한 단서가 나왔다고 해도 아직까진 명확하지 않아. 그것만으로 범인을 특정하는 덴 무리가 있네.”

“확실히..”

“그리고 일단 우리에게 있는 정보부터 알아야지 다른 퍼즐들이 맞춰지든가 하지 않을까, 신형사? 우린 지금 우리에게 있는 정보부터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잖아.”

“네.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오우 신기루 신형사! 오랜만에 윤형사님한테 깨진 거야?”

“깨지다니! 기루가 깨질 리가 없잖아. 김형사. 그냥 자신의 의견을 아주 멋있게 말한 것뿐이잖아!!”

‘네? 아..네.. 근데 왜 그렇게 발끈하세요, 임형사님?”

“응? 누가 발끈해, 내가? 에이 설마. 김형사. 그렇게 사람 막 몰아가는 거 아니야.”

“엥 제가 언제 몰아갔다고 그러세요!!”

“지금!!”

“아니 제가!”

“시끄러. 가만히 좀 있어. 나이도 그만큼 먹었으면 그냥 가만히 있을 줄도 알아야지. 왜 철이 안 들어.”

“철이 안 들다니.. 기루야. 나 삐진다.”

쟤가 삐치긴 퍽이나 삐치겠다. 적당히 상대 안 해주면 알아서 풀리겠지.

“꽃은 모두 다 다른 종류로 피해자의 곁에 한 송이씩 반드시 있었습니다. 연관성은 전혀 없고요.”

“응 무시하는 거야? 기루야아.”

“확실히 아무런 연관성은 없었네. 비슷하게 생긴 것도 아니고 색이 다 같은 것도 아니고. 크기도 다 제각각 일세.”

“음.. 꽃이라.”

“응? 반장님하고 오형사님까지?”

“어렵네요. 저는 꽃은 잘 몰라서 뭐가 뭔지.”

아 동감. 나도 잘 모르는데.

“저도 윤형사님처럼 꽃에 대해선 잘 몰라서 생각하기가 좀 어렵네요.”

“확실히 꽃엔 나도 별로 흥미가 없네. 가끔 아내에게 사줄 때가 다지.”

“아님 졸업식이나 축하할 일일 때 많이 사가죠. 예를 들어 생일?”

졸업식이나. 생일같이 축하할 일이라. 살인이 축하할 일이라는 거야? 어이가 없네, 범인.

“꽃?.. 꽃. 꽃이라.. 내가 꽃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때에는..음..”

선물이라. 그렇게 접근해도 괜찮겠네.

“엇! 저 의견!! 그 꽃이 피해자와 잘 어울려서 준 게 아닐까요?”

“아님 범인이 좋아하는 꽃이라든가?”

“그것보단 피해자와 관련이 있는 꽃이 더 가능성이 높을 거 같은데?”

“모두 그럴 듯 하군. 근데 피해자와 어울리는 꽃을 살해하고 나서 주는 건 좀 그렇군.”

“네. 싸이코패스같네요.”

“싸이코라 범인이 싸이코일 수도 있지.”

“확실히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 우린 아직 외형에 대한 단서 밖에 없으니까 말이야.”

“꽃.. 꽃이라..”

임형사님이 왠지 조용하다 싶었더니 아직도 생각하고 계신가보네. 뭔가 생각나는게 있으신 건가?

“역시 꽃말일까나..”

그렇게 조그마한 소리로 중얼거리신 임형사님.

꽃말? 그러고보니 내가 다 적어는 놨지. 하지만 꽃말은 생각치도 않았었는데.. 임형사님 꽃을 좋아하시나?

“꽃말이라면 제가 다 적어놨습니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위험한 쾌락, 나의 행복, 한없는 즐거움, 넘치는 기쁨, 항상 즐거움 입니다.”

어? 잠깐 이거 좀.

“뭔가 좀 소름 끼치는데요..?”

“그러게. 꽃말들이 마치 살인에 대해 점점 흥미를 갖게 되는 거 같은 느낌이야.”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은 살인을 해서 느껴진 행복. 살인을 했으니 반드시 온다는 의미, 위험한 쾌락은 점점 살인을 할 때 느낌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의미일까요..”

“나의 행복은 말 그대로 살인을 했을 때 느껴지는 행복, 한없는 즐거움은 살인을 했을 때의 행복감이 끝이 없다는 뜻인가? 거기에 넘치는 기쁨에 항상 즐거움이라. 적어도 정상은 아니군.”

아니 이건 정상을 논할 만한 수준인건가? 그냥 싸이코패스 아니야?

“이 정도면 싸이코 아닙니까, 반장님? 아니 무슨 쓰레기가 살인에 대해서 아름답다는 듯이 꽃으로 지 기분을 설명합니까? 정상을 논할 새끼가 아니예요! 그냥 싸이코 입니다! 그리고 쓰레기구요. 재활용도 안 되는 더러운 쓰레기.”

“임형사 진정해. 이게 확실히 맞다는 보장도 없잖아.”

“그래도..!!”

“확실히 이 정도면 그냥 싸이코지. 윤형사는 그렇게 생각 안 해?”

“뭐, 나도 그렇다고 생각은 하지만.. 아직 단정지을 수 없으니까.”

“맞습니다. 단정을 짓는 건 아직 빠르죠. 하지만 저는 싸이코패스라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저두 그래요!! 이 정도면 그냥 싸이코죠, 싸이코!”

“아직 단정은 짓지 말게나.”

“네..”

단정을 짓지 말라하셔도 좀. 이건..

“아!! 그럼 꽃은 그렇다고 쳐도 숫자는 뭐예요? 그것도 아무런 연관 없지 않아요?”

아..이번에는 숫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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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8-27 19:52 | 조회 : 1,098 목록
작가의 말
Uare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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