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속옷 도둑 2


08. 속옷 도둑2



“그래서 내가 눈으로 확인을 했죠. 근데 딱 볼에 숫자가 있는 거야. 89라는 숫자가.”

정말 범인이 맞나 보네. 우린 신체부위에 숫자가 있다곤 했지만 정확한 숫자까지는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으니까. 그걸 아는 자는 범인을 제외하곤 최초 목격자 뿐.

“그래서 나는 확신했지. 와 저런 재수없는 새끼한테 죽을 바에는 그냥 내가 내 발로 경찰서로 들어가겠다.”

“에? 무서워서 들어온 게 아니였나요. 속옷 도둑씨”

“에이 유순경. 서운하게 그게 무슨 소리야. 무섭다니.”

“아까까지 무섭다고 하셨잖아요.”

“에이 잘못들은거겠죠”

“어쨌든 그래서 범인은 어떻게 생겼는지 봤죠? 눈이 마주쳤다고 했으니”

" 당연히 봤죠. 제가 또 천상의 왕이지 않습니까? 여자 보는 눈 하나는 완벽합니다. 키는 170정도고 몸이 굉장히 튼튼해보였죠. 운동을 되게 열심히 하나 봐. 하긴 여자 혼자서 남자를 옮긴 건데. 그것도 도구 없이. 그럴 수밖에 없지. 아 그리고 운동을 되게 잘 할 거 같았어요. 그 정도면 걍 선수라고 해도 믿을 듯 할 정도로 말이지.”

"에? 그게 무슨 소리죠? 선수 정도의 운동신경?”

“아 그게 공원에 있는 CCTV가 좀 높단 말이예요. 약간 뭐라고 해야할까 전봇대 비스무리 한데에 달려있고. 근데 그걸 오른 거예요. 클라이밍하듯이. 난 깜짝 놀랐잖아. 올라가서 야구빠따로 그냥 내려쳤을 때는 더 놀랐고. 와 그런 여자는 처음 봤습니다. 진짜. 아 운동선수는 제외하고 말이죠.”

뭐야 진짜 운동선수인거 아니야? 그래 그러면 대충 앞뒤가 맞을 거 같기도 하고.

“아! 그리고 그 여자 머리가 좀 짧았어요. 근데 단발이라고 하기엔 길고, 머리색은 대충 까만 갈색? 그 정도. 피부는 갈색이었고요.”

“호오. 속옷 도둑씨 꽤 잘 보셨네요. 피해자 보는 건 멀어서 카메라 켰다고 하더니”

“아아 당연하지. 시체를 정확하게 본 건 공원 안쪽에 꽃밭이고, 차를 댄 곳은 공원 바로 앞이니까. 거기에 CCTV도 있고. 나의 쁘렌드를 만난 장소는 공원 거의 바로 앞이니까 말이야.”

“뭐야 CCTV가 있는 곳에서 속옷을 훔친거였어? 무슨 자신감인거야 대체.”

“하하하 걱정은 안 하셔도 되죠, 형사님. CCTV 각도상 나는 안 보였을 테니 말이죠. 이런 거 뭐 원데이 투데이 하는 것도 아니고. 으하하하ㅏ”

자랑인가. 근데 내 생각보다 되게 잘 봤잖아? 여태까지는 그런 정확한 정보는 없었는데.

“근데 당신. 내가 생각한 거보다 되게 잘 봤네요? 우리가 여태까지 얻은 정도는 키랑 범죄 현장에서는 항상 가발 등으로 머리색, 길이를 감추고 화장같은 걸로 피부색을 감췄다는 건데.”

“아 그야 단순하죠. 그 여자가 옷차림이 되게 가벼웠거든요. 그냥 검정색 위아래에 검은 모자 하나. 옷들은 살짝 달라붙어서 다른걸 입어 체격을 감출 순 없어보였고, 피부색이든가 머리카락이라든가는 전혀 안 했던데”

“안 했다고?”

설마. 그럼 이번 범행은 되게 자신있었다는 건가. 들키지 않을거라는 그런? 근데 결과적으로 들켰잖아. 저런 속옷 도둑한테

“유순경. 나 이제 감옥 들어가는데 그 전에 천상의 쁘렌드 좀 데려와 줄 수 없을까? 나 좋은 일도 했잖아. 내 발로 직접 경찰서도 오고 그 여자 특징도 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죠, 애초에 당신께서 직접 걸어오시지 않아도 저희가 출동해서 잡을 수 있었거든요.”

“어레? 그럼 지금까진 왜 안 잡고 있었어?”

“지금까지 있던 건 시간이 좀 지난 목격정보밖에 없었으니까 장소 특정이 어려워서 그런 거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간이 별로 지나지 않은 정확한 영상이 있었으니 당신이 오지 않아도 잡을 수 있었거요. 아니 애초에 이렇게 찍힐 거면 빨리 찍히든가 그러지 왜 이제 와서 찍혀요? 여태까지는 블랙박스, CCTV 다 피하시더만”

“나도 그걸 모르겠다는 말이지. 내가 확인했을 때는 블랙박스가 있는 차가 없었거든. 이야 모르겠어. 설마 그 여자가? 에이 이건 너무 갔지. 애초에 여자는 차를 끌고 다시 갔으니까. 블랙박스인거 확실한거야? 의심스러운데 유순경. 그런 의미에서 흫 나의 쁘렌ㄷ-

“안된다고 했죠!!! 프렌드든 뭐든 그냥 가만히 계세요.”

“프렌드가 아니라 쁘렌드!!”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만. 범인의 생각을 더 모르겠네. 뭐야 진짜.

“속옷 도둑씨. 확실해요? 아무것도 안 했다는 거. 그냥 그렇게 보인 거 아니야? 요즘 기술이 좋아져서 티 안 나게 할 수 있거든요.”

“에이 형사 양반! 나를 뭘로 보고. 내가 아까 말했지?”

“뭘요.”

“나는 천상의 왕이라고. 천상의 왕인 내가 그런 거 하나 모를 거 같아?”

네, 아주 많이요.

“여자는 내가 당신보다 더 많이 알 거야.”

“아하하ㅏ하”

무슨 자신감이야.

“어쨌든 믿어도 돼. 왜냐 나는 천상의 왕이니까 음하ㅏ하하하ㅏㅎ”

와.. 믿음이 안 생기는 걸. 애초에 왜 반말을 하는건지. 아까부터 애매하긴 했다만. 그리고 유순경님껜 그냥 반말인데?

“네 알겠습니다. 근데 반말은 삼가해주시죠, 저에게나 유순경님께나.”

“나는 할 말 다 했으니 그만 하죠 힘들다.”

뭐야. 무시? 놀랍다 정말.

“뭔가 죄송하네요 임형사님..”

“네? 유순경님께서 죄송하실게 뭐가 있다고요. 괜찮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들을 건 다 들은 거 같으니까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십쇼.”

“네. 임형사님께서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흠 여태까지 모은 정보 중에 가장 확실한 정보긴 한데. 이게 믿을 만 한지 원. 뭐 170정도에 여자에 맞추긴 했는데 애매하단 말이지. 만약 아닌데 이걸 기반으로 수사를 하면 허탕이고 근데 맞으면? 으아 신형사라면 어떻게 하려나.

응? 신형사? 만약 이게 맞는 정보라면 신형사가 날 칭찬해 주는 건가? 막 쓰담쓰담해주고 잘했다고 칭찬을


“잘하셨어요. 임형사님. 아니 아연아. 나 아연이 너에게 반한 거 같아. 부디 나랑 결혼을 전재로 사궈줄래?”

“으앗 너무 갑작스럽잖아. 부끄럽게. 그리고 내가 너보다 누나거든! 누나라고 안 부르면 나 삐진다.”

“흫 이렇게 귀여운데 나보다 누나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네. 얼굴도 정말 귀여워. 정말 내 취향이야, 누나.”


끄아아아아ㅏ아 아니. 이럴리가 없지. 우리 신형사는 이런 성격이 아니라는 거 잘 알잖아. 누구보다 내가. 음 그래. 그래도. 혹시 그렇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다면 흐흐흐흐흫 당장 연락하는 거야!!! 기루한테!!

아.. 윤형사님께 해야겠지? 흫 근데 진짜 이런 일이 있다면 나는!!!



“아 근데 내가 말했었나. 차안에 그 여자 말고 다른 누가 있는 거 같았다고. 뭐 괜찮을려나. 것보다 천상에 한 번 더 가고 싶다. 으ㅏ아앙”

“시끄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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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8-17 19:34 | 조회 : 1,113 목록
작가의 말
Uare

범인에 대한 정보가 드디어 밝혀지네요! 다음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잡을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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