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오형사님과 윤형사님, 그리고 임형사님..?

06. 오형사님과 윤형사님, 그리고 임형사님..?



“어! 오형사님. 여기 계셨어요? 피해자 주변인 탐문은 벌써 끝내신거예요?”

“벌써는 무슨. 우리가 늦은 거다. 그리고 두 팀으로 나눠져 했으니까 시간 별로 안 걸리거든. 아, 반장님 포함하면 세 팀인가. 그리고 오형사님네 팀은 차가 있잖냐. 반장님도 차 있으시고. 우리도 니가 내 차를 고장 내지만 않았어도 빨랐거든? 고장 낼 거면 차라리 오형사님이나 반장님 차로 하지. 하여간 귀찮은 자식이라니까.”

“크크크크킄. 여전하구나. 니들. 그렇게 투닥거리는 거 안 질려?”

내가 김지수 말에 딴지를 걸고, 김지수도 그에 맞서 딴지를 거는 모습을 보신 오형사님께서 웃으며 안 질리냐고 말씀하셨다.

“아, 네. 뭐. 김지수, 아니 김형사가 보시다싶이 매일 바보같이 굴어서 어쩔 수 없이 되는 거 같습니다.”

“뭐? 신기루 신형사. 누가 바보같이 군다는 거야? 천재 같다는 걸 잘못 말한거 아니야?”

“크크크크크킄. 그건 심했다. 김형사.”

“네? 오형사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바보 같다는 거예요?”

“맞는 말 하셨네, 뭐.”

“신기루 신형사!!”

“뭐, 망할 동그랑땡 자식아. ”

“아, 크크크크크크크크킄. 망할 동그랑땡 자식. 크크크크킄. 진짜 니들땜에 미치겠다.”

오형사님은 크게 박수까지 치시며 박장대소하셨고, 너무 웃으셔서 눈물까지 맺히셨다. 아마 망할 동그랑땡 자식에서 터지신거겠지. 신기루 신형사는 많이 들으셨으니. 이게 그렇게까지 웃긴가. 눈물까지 맺힐 정도로?

“자자 거기까지 하자. 그래서 김형사랑 신형사. 피해자 주변인 탐문은 어땠어? 뭐 새로운 거 알게 됐다던가. 그런 거 없어?”

사건 현장에서 투탁거리고, 눈물까지 맺혀가며 웃는 이 이상한 상황을 정리하는 듯 윤형사님께서 뭐 새롭게 알게 된 게 있냐고 물어왔다. 이에 나는.

지금까지랑 똑같이 피해자는 얼굴에 감정이 잘 드려나지 않는 사람, 즉 표정이 없는 사람이 피해자였습니다. 또 사건 현장인 꽃밭 주변 cctv는 일부러 고장 낸 듯 보였습니다.윤형사님쪽은 뭐 나왔습니까? 라고 대답과 함께 질문했고, 윤형사님도 대충 예상했다는 듯 한숨을 쉬시더니 내 질문에 대답하셨다.

“우리쪽도 뭐 똑같지 뭐. 피해자에 대한 것도 그렇고, 피해자한테 딱히 원한을 가진 사람도 없었고. 연쇄 살인이니 원한이니 그런 건 별로 도움 안 되겠지만, 일단은 조사했어.”

“아. 그러셨군요.”

“이번에도 아무런 단서가 없다니. 후.. 이러다 범인이 다른 사람을 타깃으로 삼아 살해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런 불길한 소리 하지 말자. 김형사.”

나와 윤형사님에 대화에 끼어든 김지수가 다른 사람을 살해하는 게 아니냐고 기분 나쁜 소릴하자, 웃음이 멈춘 오형사님께서 불길한 소리하지 말자며, 그전에 범인 잡아 오자고 말을 했다.

그에 우리 세 사람은 그러자며 의기를 투합하였다. 그런데 아까부터 임형사님이 안 보이신다. 오형사님, 윤형사님이 여기 계신데 어디 가신 거지?

이런 나의 생각을 꿰뚫어 본 건지, 그냥 궁금했던 건지, 김지수가 형사님들께 아까부터 임형사님이 안 보이는데 어디 가셨나고 물었다. 오형사님께선 김지수의 물음에 임형사님이 따로 심부름을 갔다고 대답하셨고, 이어 윤형사님은 전화가 왔었다고 하셨다.

아까 사건이 일어난 당일, 사건이 일어난 시각에 사건 현장을 지나던 차의 블랙박스에 누군가 수상해 보이는 사람이 찍혔다고 제보한 사람이 있었다며 그 블랙박스를 확인하러 갔다고.

“오 그러면 무슨 단서라도 나오는 거 아니예요? 사건 해결이 빨라질 수도 있겠네요. 그쵸?”

블랙박스 영상을 제보한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김지수는 얼굴이 환해지고 신난다는 듯이 두 형사님들께 사건 해결이 빨라 질 수 있겠다며 그렇지 않냐고 말했다.

“바보 동그랑땡.”

“뭐라고? 이 신기루 신형사가!”

“아, 속으로만 생각한다는 게 그만 입 밖으로 나와버렸네. 미안. 망할 동그랑땡 자식아.”

“이건 사과를 받은 건가. 안 받은 건가. 애매하네. 흠.”

와.. 진짜 바보 동그랑땡. 순진한 건지. 진짜 놀랍다, 진짜. 루하 누나가 얼마나 힘들까. 아무리 둘이 비슷하대도 그래도 루하 누나가 더 제정신이실텐데. 케어하기 힘들겠다. 파이팅 누나.

그렇게 루하 누나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윤형사님이 하신 말씀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기대하지 않는 게 좋아. 김형사.

확실히 기대하지 않는 게 나았다. 좀 더 확실힌 그냥 기대를 하지 않는 게 나았다. 3달간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은 당연히 tv든, 신문이든, 인터넷이든 여러 방법으로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

물론 살인 사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살인 사건이 일어난 날짜, 시간, 발견된 장소 등은 알려졌기에 3달간 살인 현장에서 누굴 봤네, 내 차 블랙박스에 누가 찍혔네, 범인을 아네 등 전국 각지에서의 여러 제보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제보들의 3/1 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제보였고, 3/2 가 허위 제보였다.

살인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보해 준다면 사례금을 준다고 해서 그렇게 허위 제보가 많았던 거겠지.

허위 제보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가 어린 중고등학생이였다. 그 다음이 돈이 필요한 대학생,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허위 제보를 한 사람들은 10년 이하에 징역 또는 1천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곤 하지만 중고등학생들을 포함한 미성년자들에겐 징역이나 벌금이라는 형벌을 내릴 수가 없다. 법이 보호해주고 있으니.

그래서 20살이 넘은 성인들한테만 형벌을 내리고 있지만, 벌금형만 내릴 뿐이였다.

​징역은 잘 안 내리지.

그러니 미성년자들은 처벌받지 않는다며 계속 허위 신고를 해댔고, 성인들은 왜인지 모르겠는데 허위 신고를 많이들 했다. 할 일들이 그렇게도 없으신가. 징역을 내려야 하는데. 징역을 살아봐야 내가 잘못했구나를 느끼지.

어쨌든 그런 관계로 허위 제보는 끊이지 않았고, 허위 제보가 아닌 제보들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확인을 하는 것 자체가 인력 낭비일정도였으니.

그래서 나는, 아니 우리는 제보에 대해 별로 기대를 하지 않는다. 우리 바보 동그랑땡을 제외하곤. 그래서 우린 이번 제보에도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니, 그냥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았다. 당연히 허위 제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형사님과 윤형사님께서 임형사님 혼자 제보자에게 보내신 거겠지. 세 분들 중 제일 어리시고, 형사 경력도 두 분보다 적으시고. 아마 임형사님도 별로 기대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랬다. 바보 동그랑땡을 제외하곤 모두 허위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임형사님의 다급하고 살짝 들뜬 듯한 목소리의 전화가 오기 전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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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8-15 20:42 | 조회 : 1,299 목록
작가의 말
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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