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깐의 침묵이 오갔다
진짜 잠.깐.
곧바로 연보라빛남자는 입을 열었다
“.......근데 그렇게 저 아이를 데려가고싶으시다면...”
....난 분명 저 싸이코같은 녀석한테 욕을 퍼부었는데
“제 삶의 낙이 사라지는데...”
저 남자는 내 말을 못들은 척 자기 할 말을 해댄다
“그럼 전 어쩌죠...?”
‘아니..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이 미친놈아;;’
연보라빛남자는 엄청 불쌍한 얼굴을 지으면서 눈을 반짝인 채 나를 쳐다보았다
“...그건 그 쪽 알아서 하시고요, 얘 거기 너”
원래 미친놈이랑은 상종하지말아야한댔다
난 자연스럽게 그의 눈빛을 무시했다
‘얼른 저 남자아이를 데리고 뛰쳐나가야지’
마을 안쪽에는 사람이 많을거고
마을 안 지나가는 몇 명한테 길을 묻든지 저 웅크려있는 얘한테 묻든지 마을을 뒤지든지
어떻게든해서 오피온건물을 오늘 안에 찾고 구경하든지 해야겠다
“이리와 집에 데려다줄게”
손을 내밀며 남자아이에게 말했다
누더기 옷을 입은 남자아이는 움찔 놀라더니
덜덜 떨면서 나를 올려다보기만한다
“..?와라니까?”
내 한마디에 또 깜짝 놀라면서
몸을 일으켜 총총걸음으로 내 옆에 왔다
슬쩍 이 아이를 때렸던 남자얘들을 올려다보니
딱 눈이 마주쳐버리고
그 얘들은 떨면서 그 자리에 서있었다
‘...왜 다들 저렇게 떠는거지..?’
멀리서 보니까 몰랐는데 자세히보니 좀 어린얘들..이긴 한데..
‘내가 그렇게 무섭게 생겼나..?’
솔직히 거울을 볼 때마다 시크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나 혼자 도취하기도하지만..
다들 날 보고 떠니까 내가 다 미안해진다
“..저 알아서 해라고요..?”
‘아..아직도 안갔나..’
연보라빛머리의 남자가 또 다시 나에게 물었는데
일일이 답변해주기 너무 귀찮다
“아!! 네!! 좀!! 그냥 알아서 살아라고요!”
그 남자는 잠시 무표정인가 싶었다가
곧 다시 혼자 히죽 웃기시작했다
‘뭐야...!! 왜 또 웃는거야??!!!’
사실 얘를 안고 달릴 생각은 없었는데
또 저 사람이 히죽거리는 걸보고
소름이 끼쳐서 그냥 남자얘를 안고 마을로 뛰어갔다
“??!!!!으아ㅏ아아아악!!!!!!”
팔로 내 목을 두른 채 안겨있는 남자아이는 소리를
질렀지만
저 연보라빛 남자랑은 다시도 만나지 말자라고
다짐한채 그저 뛰어다녔다
***
마을 정문과 별로 떨어지지 않는 곳에 서 있는
평범한 옷을 입은 남자아이들은
짙은 회색머리의 기사가 이 자리에서 떠난 후
바닥에 풀썩 앉으며 안도 했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고
곧 바로 아직도 몸이 떨고 있는 아이가 입을 열었다
“야...너도 봤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남자아이는 대답을 했다
“어...ㄹㅇ 소름...진짜 미친사람인 것 같아...”
몸을 떨고 있는 아이의 물음에 답변하는 남자아이는
그 아이와 눈을 마주한 채 다시 말했다
“...그 사람 혼잣말을 하고 있었어...!!”
“막 혼자 욕도 하면서...!”
그 남자아이들은 진짜 미친놈이였다고 얘기하며 그 자리에서 한참동안 있었다고한다
***
마을 정문을 지나고 마을 안에 어느 정도 뛰니까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대충 주변을 둘러본 뒤
한 골목으로 잠깐 들어가서
안고 있던 남자아이를 땅에 내려놓고
이제 괜찮다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에 그 남자아이는 우물쭈물거리다가
“.......ㄱ..ㅏ..감..사합..니다..”
나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이 얘는 얼굴이 흐릿하게 보이는 걸보니
역시 그냥 마을 조연인가보다싶었다
대충 아이의 집에 데리다준 후
오피온을 찾아가기로 결정하고
“너네 집이 어디니??데려다줄게”
남자아이의 집을 물었다
“아...ㅈ..ㅓ...그...집 말고...”
“?”
“저희....형한테....ㄷ..ㅔ려다주세요....”
‘아..’
‘낯선사람한테 집을 가르쳐주기는 좀 그런가..?’
현재의 나는 누가봐도 ‘기사’겠지만
어린아이한테는 기사라도 많이 낯선 모양인것같다
“아..그래 알겠어 너네 형이 어디있는데??”
일부러 아이가 두려워하지 않도록 활짝 웃으며 얘기하고 몸을 낮춰서 아이와 눈높이를 유지했다
“아..! 저희 형은요...협회에 가면...만날 수 있어요..!”
“......엥?”
‘방금 내가 잘 못들은 건가..?’
분명 저 ‘조연’ 뿐인 아이의 입에서
협회..라는 단어가 나온것같은데..
“..저....기사님....?”
잠시 멍해져있었는데
내 침묵을 듣고 꼬마는 이상함을 느꼈는지 나를 불렀다
“어...어!!아 그 너네 형이 어디에 있다고??”
설마 진짜 협회에 가야하나 바로 전날 밤에 이미 시크무온을 만났는데 또 보게되는건가..싶어서
다시 한번 물어봤을 뿐이였다
근데 내 물음에
그 남자아이는 갑자기 울먹거리며
울음을 터뜨렸다
“흑...흡...흐아아아아앙!!~~!!!!”
“???!!!!!!”
갑자기 크게 우는 아이때문에
골목 앞을 지나가는 사람 몇명들이
나와 아이가있는 골목을 힐끔힐끔 쳐다보기 시작했다
“저..저기 꼬마야 도대체 왜..우ㄴ...”
“흐아아아아아아앙~~!!!~!~!”
‘아니 진짜 왜 우는거지?’
‘내가 얼굴이 그렇게 무섭나??’
어떡해야하지 당황하고있을 때
“아~~뭐야~~여기 있었네요~~요한님!”
뒤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아니 몇 분전까지 들었던 목소리가..
뒤를 돌아보니
“.....!!!!????”
연보라빛머리의 미친놈이 내 뒤에서 히죽 웃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