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지막으로 황성 밖으로 나왔을 때가 언제더라..
‘처음에는 황성으로 갈 때 내 ‘아빠’라는 사람과
마차를 타고 왔었지..’
바로 이 세계에 오자마자
황자를 만나러 가야한다고해서
많이 당황했었고
또 그 때는 황자 호위무사가 황성 밖으로 나오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차라리 처음에 황성으로 올 때
마차 안에서 멍 때리지말고
창문이나 열어서 바깥구경이나 할 걸이라며
최근까지도 후회하고있었다
황자나 황녀가 굳이 제국의 마을 시내에 나가서
놀지않기 때문에
몇 달간 아니 내가 그토록 바랬던 이 세계에 와놓고도 계속 쭉
나까지 황성에 처박혀져있었지만
드디어 오늘 이 세계에서 최초로
혼자 밖에 나와서 쉴 수 있다는 사실에
난 큰 감격을 느끼고있었다
‘드디어....!’
정말 빠르게 뛰었다
황자가 급하게 나를 부를 때에도 이렇게까지 빨리 뛴 적은 없었다
사실 길도 잘 모르지만
일단 황성이 안보일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흙길로 뛰다가 돌에 걸려 넘어질 뻔한다음에는
폴짝 뛰어서 흙길 옆에 나란히자란 울창한 나무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잎들을 스쳐 지나갈때마다 파샤샥 소리가 계속 날 만큼
한참을 뛴 다음 저 앞에 평범한 옷차림을 한 남자 몇명을 본 뒤
뛰는 것을 멈추고 그 남자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건냈다
“저기요”
“...??!!네??!!”
남자들은 나를 보자마자 놀란 듯이 대답하는데..
‘왜 저렇게 놀라는 거지...?’
난 그저 마을이 근처에 있는지 물어볼려고했다
근데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놀라는 남자들은
나를 위 아래로 훑어보고는
“무...무슨 일이십니까..?기사님”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기사라고 불렀다
남자들의 동공에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는데...
‘아..이런...’
이제 알겠다
이 남자들이 겁먹은 이유
내가 입은 옷은 현재
검은 색에 황금빛실로 화려한 무늬가 그려져고
중간중간에 은 색 장신구로 꾸며져있는
제복에다가
허리춤에는 검은색 칼집에
어깨부터 종아리 위까지 내려오는 옅은 회색빛
망토를 두르고있었다
그리고 저 평범한 옷차림을 한 남자들 사이에는
한껏 몸을 웅크린채 팔 사이로 나와 눈을 마주치고있는
누더기 옷을 입은 한 남자얘가 보였다
‘허...왜 이렇게 놀라나 싶었네..’
한껏 웅크린 그 남자얘의 팔은 푸른 멍으로
둘러싸있었다
슬쩍 평범한 옷을 입은 남자들을 보니
서로 눈치만 보며 우물쭈물 거리고있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저 앞에 한 마을 정문이 보인다
저 안에 들어가면 시내가 나올것인데
만약 내가 요한이 아니였다면
그냥 모른척 지나갔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의 ‘나’에게는 힘이 있으니까
“아니 지금 이ㄱ...ㅔ...”
한마디 해주려고 입을 열자
“무슨 일인가요?”
나무 뒤쪽에서 또 다른 남자가 나왔다
‘뭐지....’
앞에 서있는 평범한 옷차림의 남자들과같은
평범한 옷차림의 남자인데도
이 남자에게는 귀티가 넘쳤다
저 앞의 남자들은 나랑 키가 비슷했지만
이 남자의 키는 나보다 커서는..내가 고개를 들어야했고
이 남자는 연보라빛 머리에 연보라빛 눈을 가지고있었다
이 사람 역시 블랙헤이즈에서는 못 본 사람이다
근데 뭘까...
등장인물 말고 조연같은 사람들은 다 흐릿한 얼굴인데
이 사람만 얼굴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왠지 모르게 기묘하게 느껴지는 마력이이였지만
또 저 남자가 나무 뒤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못했다
일단 저 남자가 무슨일이냐고 물으니까 답을 했다
“....길을 잃었습니다만”
‘아 이런’
순간적으로 길을 잃었다는 말이 나와버렸다
아니 솔직히 길을 물어보려고 앞에 남자들에게 말을 걸었는데
이제보니까 바로 저 앞에 마을 정문이있고
저 연보라빛남자는 앞에있는 남자들과 일행이라는 듯이
나에게 물으니
진짜 순간적으로 길을 잃었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
그 남자는 잠깐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피식 웃으면서
“아아 그렇군요 저기 돌아보시면 흙길이 있는데
그쪽으로 가시면 마을이 보일겁니다 그럼 사람도 많을거고 장소 찾기도 쉬울거예요”
자연스럽게 길을 알려주었다
“아..네 근데 저는 저 마을 안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것보다는..”
내 시선은 저 끝에있는 마을 쪽에서
아직 바닥과 한 몸이 되어있는
남자아이에게로 돌아간다
그러고는 난 검지 손가락으로 그 남자아이를 가르키며
“저 아이에게 길을 묻고싶습니다”
..라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연보라빛 머리를 가진 남자는
연보라빛 눈으로 나를 응시하다가
바닥에 웅크려있는 남자아이를 보고는
“흐음~?”
거리며 혼자 히죽웃고있다
왜 저렇게 히죽거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남자가 히죽거리는 걸 보니
소름이 끼친다
“그건 곤란한데요~요한님”
‘...??!!’
이 남자는 자연스럽게 내 이름을 불렀다
‘저 남자가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는거지..?’
의심이 들어서 그 남자에게 물어보기도 전에
“저 아이들은 이 시간대에 항상 저렇게 싸우고는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대에 저걸 구경하는데 제 낙이였는데말이죠~”
저 남자는 개소리를 해댔다
음
좋아 침착하게 생각해보자
일단 내 앞에 저 놈은 미친놈이맞는것같다
아주 곱게 미친놈.
저 남자얘들이 항상 저 남자아이한테 폭력을 휘두르는데
그걸 항상 보면서 즐기고있었다 이 말이군
이해할 수 없는 저 남자의 싸이코같은 행동에
“....씨**끼가 진짜 돌았나”
결국 난 화를 참지못하고
그 남자의 면전이다 욕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