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어느 겨울 날
그 날 이후로 황자의 호위무사가 된 나는
황자 옆에서 싫어도 착 달라붙으며
봄 여름 가을 쭈욱 황자의 거머리같은 생활을 해왔다
“하아~”
여기서의 겨울은 처음인데
입김이 나오는 걸 보니까 진짜 현실세계인 것 같아,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요한~~~~!!!!”
내 뒤에서 들려오는 밝고 명랑한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아보니
노란색에서 분홍색으로 그라데이션을 만들고있는
긴 머리카락을 가진 황녀, 유타아르넨 메리아 칸시올이
바로 뒤에서 나를 안았다
“!!!황녀님!!!!”
아니 이 황녀가 또!!!!
황녀가 뒤에서 나를 안자마자 바로 앞에서
번쩍이는 칼날이 내 목을 겨누었다
‘테시아나 델 로웰....’
황성에 항상 2황자 곁에만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황성에서 만날 수 있는 등장인물들을
하나 둘 씩 만날 수있었다
그 덕에 말을 건네고 장난도 치고해서
가장 중요한 계약의 표식을 가진 황녀와도
이렇게 친해질 수 있었는데...
“저..제 목에 있는 칼을 좀 거두어 주시겠어요..?”
아직까지 날카롭게 내 목에 겨둔 칼에서 차가운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안그래도 추운 겨울철에
바로 목옆에 냉기까지 오니 정말 소름이 끼쳤다
“.....황녀.”
테시아나 델 로웰이 딱딱하게 대답한다
‘암만봐도...이 여자랑은..정말 아니다’
“아 진짜!! 제가 황녀님을 안은 것도 아니고!!황녀님이 저를 안으신건데 왜 그러십니까?!!”
진짜 항상 황녀를 만날 때마다 황녀가 이렇게 안기는데
그 때마다 내 목에 칼을 겨누는 이 여자도 그 사실을 알면서도....!
“.....칼....피할 수 있잖아.”
“.....”
아...솔직히 피할 수 있는건 사실이다..
“나랑...대련ㅎ.....”
“아!!!! 맞다 황녀님!!!황녀님 드리려고 제가 카라멜을 가져왔는데요!!!”
이 여자는 질리지도 않나..
황자의 호위무사가 된 이후
황자의 호위무사가 황실의 기사단에 가장 우수한 5명을 5분도 안되서 쓰러뜨렸다는 소문이 돌자
며칠 후 테시아나 델 로웰...이 여자가 내 앞에 나타나 대련을 신청했다
과연 내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져
테시아나 델 로웰의 신청을 받아들이고 대련을 했는데..
3:0으로 내가 이기고 테시아나가 완패...
내가 아직 각성을 못하는 것을 알고
오직 나를 위해 순수하게 검술 실력으로 싸웠다
그래서 이렇게 결과가 나왔을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때 이후로 계속 이 여자는 내 신경을 건드리면서
나와 대련을 하려한다
“카라멜??좋아!! 요한도 같이 먹어!”
목에 겨둔 칼날을 손으로 슬쩍 치우면서
주머니 속에 카라멜 두 개를 황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아닙니다, 저는 단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황녀님께서 먹으십시오”
내 말을 들은 황녀는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듯했다
“공주님!!!!”
‘아..또 달려오네...안경 쓴 갈색머리...’
분명 이름이 롬 제르빌 제너라고 했지..아마
황녀의 보호자역할로 항상 따라다니는 남자다
“아...!안녕하십니까 요한님, 공주님께서 또 요한님을 보고 달려가신 모양이네요”
세상 사람좋은 얼굴을 하는 롬...
웹툰에서는 황녀에게 밧줄로 묶이는 둥, 보호자 역할로 옆에 있어야하는데 황녀가 도망가는 둥..해서
계속 울먹이거나 소리지르거나 무표정인 얼굴만 기억나는 캐릭턴데..
내 앞에서 이렇게 미소를 짓는 롬을 보니
정말 안쓰러웠다
“아....네 뭐...”
뭐라 할 말이 없어 대충 대꾸해주는데
“요한..저기 너 계속 나 안지킬거야..?”
뒤에서 유메헨 황자가 날 불렀다
‘아..잊고있었다’
“그 표정!!너 또 나 잊었지??!!
내가 잊었다는 듯한 표정을 실수로 지어버렸나보다...
‘황자는 왜 이런것만 기똥차게 알아내는거야...’
황자의 호위무사를 한 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내가 황자를 지킨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
계속 황자를 잊고만다..
“아...죄송합니다”
“하여튼 간에 진짜..맨날 나만 잊고...어? 유티!”
뭐라 혼자 궁시렁되더니 유메헨 황자는 이제서야
황녀를 본 모양이다
“오빠!!”
이에 또랑차게 대답하는 황녀는 바로 유메헨 황자에게 달려간다
“유티 언제부터 있었어??요한한테 먼저 인사하더니
조금 섭섭한걸”
“히히히히~ 아! 맞다!”
황녀는 갑자기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내가 줬던 카라멜 2개를 꺼내서
하나를 황자에게 건냈다
“오빠아~이거 먹어!”
‘아..잠만 그거...’
“엥?.....이거 누구한테 받았어??”
황자가 놀란 듯이 물어보는데..
아 눈치 챈 건가..
“요한이 줬어!!!!”
황녀는 당당하게 내 이름은 말한다
‘이런.....’
그 카라멜은...
“이건 내가 요한한테 준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