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fellas(2)

수요일, 아카데미의 아침은 다른 날보다 여유로웠다. 학생들이 오전 강의를 완전히 끝마친 시각과 다음 시간표까지 2시간이나 붕 뜬 탓이었다.

종이 울리자마자 우르르 몰려나온 학생들은 몇 갈래로 나눠져, 점심을 먹으러 가거나 교내 오락관에 틀어 박히는 등 시간을 보냈다.

전부 놀러간 사이에, 텅 빈 본관에 모인 건 오후에 나가게 될 의뢰가 어플을 통해 확인이 안 되는 팀 뿐이었다.

"...- 의뢰인은 국제연합 초능력 대항군이며, 여러분들은 인질 구출 작전에 투입 될 예정입니다."

중앙데스크에서 나온 교직원은, 의뢰인 측에서 보낸 브리핑 자료와 현장 도면을 한 부씩 나누어 주었다.

"잠시만요, 저희 1학년인데요?"

그리고 그것을 받은 불운한 팀이 바로 세별이 속한, 어쩌다 1학년 랭커들로 구성 된 팀이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원래라면 시니어 팀을 배정했겠지만, 교내에 남아 있는 인력이 없어서요. 세별 학생을 믿고 맡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더불어 다른 학생들에겐 처음부터 어려운 일을 맡겨서 죄송합니다."

"코드는요?"

파일의 마지막 장을 덮은 도원은 심드렁한 태도로 물었다. 기류는 아직 세번째 페이지를 읽고 있었는데, 주변을 돌아보니 주원과 세별 또한 남아있는 장수가 얼마되지 않았다.

"옐로우 입니다. 사안이 급해서... 지금 바로 이동해주실 수 있습니까? 헬기장에 이미 연합군-국제연합 초능력 대항군-측 헬기가 도착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통합된 초능력자 경계 경보는 그린-옐로우- 오렌지- 레드, 총 4분류로 나뉘었다. 그 중 옐로우는 초능력자와 일반인이 대치중일 때 발령되는데, 사전적인 의미일 뿐 몇백명이 죽어나가도 옐로우고 한 명이 죽어나가도 옐로우였다. 즉,

"도원하고 난 갈 테니까, 저 쓸모없는 소리 계속 듣고 있던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모르는 일이였다. 도경이 펼쳐 본 적 없는 종이뭉치를 데스크 위에 던졌다. 거친 태도에 교직원의 미간이 구겨졌지만, 맞는 말이었기에 모두 고민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오직 기류만 망설임을 떨치지 못하고 계속 뒤를 돌아봤다.

상공에서 내려다 본 지상 곳곳에 간이 막사로 이루어진 연합군 임시 본부가 있었다. 그들이 착륙장에 내려서자, 군복을 입은 남자가 다가와 가장 큰 막사로 안내했다.

"어서들오게. 오느라 수고했어."

"대령님?!"

세별은 놀라움과 반가움이 반씩 섞인 얼굴을 했다. 그녀가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부터 입양되어 훈련 받은 연합군 출신임을 상기하면, 둘이 구면인 게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

"그래, 난 현 작전의 총지휘를 맡은 최종수 대령이라고 하네. 보다 싶이 이곳엔 비전투형 B급 초능력자가 전력이야."

"동부 전선 때문입니까?"

수시로 이어지는 초능력자의 테러와 항쟁은 이번에 꽤 오랫동안 이어져, 전선이 형성된 상태였다. 세별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도 중학생때부터 국내외 전장을 누비며, 청소년 연합군의 간판으로 활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곽세별 소위 말대로 주요 전력은 죄다 그 곳으로 차출 됐지. 이런 마당에 여당 대표의 딸이 납치됐으니... 인질범은 대략 일곱에서 아홉명 사이, A급 초능력자가 두명 섞여 있어."

"그래서 뭘 하면 되는데. 구출? 사살?"

정찰용 드론이 찍은, 막사에서 500m가량 떨어진 폐건물의 사진을 들여다 보던 도경이 길어지는 대화를 잘랐다.

"야! 너 대령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됐네. 아직 뭘 모르는 학생이 그럴 수도 있지. 다만, 모두들 서로간의 예의는 지켜주길 바라네."

세별이 날카롭게 소리치자 최종수 대령이 인자하게 말했다. 얼핏 들으면 타이르는 음성이었지만, 그들을 돌아보는 눈빛에서 중년의 관록이 형형했다. 경고에 코웃음을 치는 건 원인 제공자 뿐이었다.

"도경의 말이 맞습니다. 작전 설명 부탁드립니다. 오면서 다친 대원들이 보이던데, 이미 협상은 결렬 된 거 아닙니까?"

내내 조용히 있던 주원이 한 발짝 앞으로 나왔다. 대령이 그를 관찰하는듯 한동안 빤히 응시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구출 작전을 진행했다 실패한 상황이라네. 설마 A급 초능력자가 있을 줄 몰랐거든. 그래서 자네들을 부른 걸세. 첫 실전인 팀이지만 곽 소위가 있고, S급이 세명이면 절대 질 싸움은 아니지. 이번 작전에 한해서 자네 팀에게 모든 권한을 우선으로 주겠네. 인질을 무사히 구출해 오게나."

「TMI #1 」

국제연합 초능력 대항군UNPOF는 국제공무원으로 초능력자와 일반인이 6:4 비율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사고를 치지 않는 이상, 정년이 보장되는 현대판 철통 밥그릇이기도 하죠! 휴가 보너스와 생명 보험금이 꽤나 쏠쏠한 모양인지 직업 만족도는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0
이번 화 신고 2019-07-30 15:25 | 조회 : 575 목록
작가의 말
H2CO3

댓글 읽는 낙으로 사는 인간입니다ㅠㅠㅠ 댓글을 주세요 댓글ㅠㅠㅠ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