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열 일곱번째의 밤이 지나도(+ 공/수 소개)




*

'일곱 밤만 자면, 엄마가 다시 찾으러 올거야.'

'정말이지? 엄마.. 나 버리면 안돼..'

'당연하지.'


그날따라 해연의 분위기가 달랐다.
평소같이 활짝 웃었지만, 어쩔 수 없는 슬픔이 조금씩 새어나오는듯 했다. 준혁도 이를 아는듯이 해연에게 연이어서 물어보았다.


놀이공원에 갔다,
준혁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라며
해연은 웃어보였다.

'쨘! 준혁이 놀이공원 가고싶다고 했지?
오늘 엄마랑 신나게 놀자!'

'와아! 엄마 최고야!'


머리띠를 쓰고,
새로 산 곰인형을 끌어안고.

이쪽저쪽을 신기한듯 두리번거렸다.

그러다 해연의 표정을 발견하고는
갑자기 놀랄만한 말을 했다.

"엄마, 나 있잖아... 놀이공원도 좋지만, 나는..
엄마가 나를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말 안들어서 그러는거예요?

말, 잘들을테니까.. 히끅.. 준혁이 버리지 마세요.. 흐아앙...!"

'아니야. 엄마가 준혁이를 왜 버려?
엄마가 잠깐, 아주잠깐 어디를 다녀와야해서 그래. 일곱 밤만 자면, 준혁이 다시 데리러 갈거야. 약속.'

'약속..'


약속한 일곱 번째의 밤이 되었을때도,
열일곱번째의 밤이 되어도.
쉰일곱번째의 밤에도.

하염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실망만이 안길 뿐이었다.



**

..형..형...ㅈ..혁..준혁형..

머릿속이 웅웅거렸고 자신의 어깨를 강하게 흔드는 손에 왠지모를 이질감이 느껴진 준혁은 서둘러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시야에는 너무나도 익숙하고도, 벗어나고만 싶은 자신의 방이 보였고, 그앞에는 준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준혁을 쳐다보고 있었다.

준우ㅡ형, 괜찮아요? 온몸에 식은땀이 흘러요.

슥-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채로 자신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주려는 준우가 보였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지금 그의 행동이 지독하게 낯설었다.

오래전에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일에 대한 꿈을 꿔서 그런가, 평소라면 그러려니하고 넘어갔어야 할 감정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만 같았다.

타악-

순간적으로 준우의 손을 내쳐버린 자신의 행동에 깜짝놀라 준혁은 흔들리는 눈동자로 준우를 바라보았다.

준우ㅡ...형.

준혁ㅡㅇ..아..주,준우야..이건..이건...

순간 차가워 얼어버릴듯한 시선으로 준혁을 내려다보던 준우의 표정에 준혁은 심장이 쿵-내려 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순식간에 머리가 새하얘지고 손이 부들부들 떨려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준우가 준혁의 손목을 잡고 말했다.

준우ㅡ형, 형이 오늘 많이 피곤해서 그랬나보다. 그렇죠?


준혁ㅡ으..응..그래서 그랬나봐....

준우ㅡ..형, 피곤하면 그냥 자요. 내가 옆에서 재워줄게요.

준혁ㅡ아니..아니야..그냥 내가 혼자 잘 수 있어..

준우ㅡ 그래요? 그럼 어젯밤에 내 방에 들어와서 같이자자고 했던건..?

준혁ㅡ그..그건...!

순식간에 드러난 자신의 치부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준우는 그 얼굴을 보며 슬쩍 입꼬리를 올렸지만, 준혁이 고개를 들자 입꼬리는 감쪽같이 내려갔다.

준우ㅡ형, 형이 나한테 같이 자자고 했잖아요. 형 겁쟁이잖아요.

준혁ㅡㄴ..너..!!알,알았으니까..그만해../// 그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잖아..

준우ㅡ...네, 뭐. 알겠어요. 이제 그만 자요.

준혁은 침대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러자 준우도 그를 따라 침대 속으로 들어가 말했다.

준우ㅡ 형, 마주보게 이리와요. 안아줄게요.

준혁ㅡ ㅇ..아니야..괜,괜찮은데...

준우ㅡ 나중에 무섭다고 끙끙대면서 안아달라고 하지말고 그냥 오라할때 와요.

준혁ㅡ 나, 난 그런적 없어..

준우ㅡ ...그래요? 그럼 형 알아서 자요. 난 갈테니까.

준우가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조급한 마음이 들게 된 준혁은 다급하게 준우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준혁ㅡ가,가지마.. 내가 잘못했어..

준우ㅡ왜요? 혼자서 잘수 있다면서요.

준혁ㅡ..아..그게...흑...미,미안..미안해..준우야..

준혁은 저절로 코가 시큰해지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것 같은 기분에 애써 마음을 가다듬어 보려고 노력했지만,

역시나 머리와는 달리 눈물 방울들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훌쩍 거리는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우자, 준우는 그제서야 만족스럽다는 듯이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준우ㅡ 뭐가 미안해요?

준혁ㅡ그,그냥..내가.. 준우말 안듣고... 내 맘대로 해서...히끅...내가..네말 안들어서 미안해..

준우ㅡ그럼 다음부터 내말 잘들을거예요?

준혁ㅡ응..

준혁이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자,
준우는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준혁에게 팔을 내밀었다.

그러자 준혁은 기어와 팔에 안겼다. 준우가 그를 들어올려 자신의 무릎에 앉히고 끌어안아 목덜미에 코를 박고 숨을 들이마셨다.

준혁ㅡ흐익...


준우ㅡ 형, 형은 나밖에 없어요. 알죠?

준혁ㅡ응응..나..너밖에 없어.. 너가 젤 좋아..

준우ㅡ..좋아해요? 겨우 그정도밖에 안돼요?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을 멈추자 불안해진 준혁은 황급히 말을 이었다.

준혁ㅡ앗...아,아니..사랑해...제일 사랑해.

그제서야 준우는 활짝웃으며 말했다.

준우ㅡ나도, 나도 형 사랑해요.


준우가 노골적으로 준혁의 등허리를 척추뼈를 따라 쓰다듬었다.

준혁이 자꾸 움찔거리자 준우가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준혁ㅡ준우야,. 읏.., 숨막혀..

준우ㅡ가만히 있어요 형.
내가 또 나갔으면 좋겠어요?

준혁ㅡ으.. 아, 아니.. 그런게 아니고..


그저 평범한 형제사이에서 나눌만한 행동도, 말도 아니라는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지만,

준혁은 입을 다물고 가만히 움찔거리는 수 밖에는 없었다.

그는 준우의 한마디에도 충분히 쫓겨날 수 있는 처지였고, 불청객인만큼 더더욱 조용히 살아야 했으니까.



공/수 소개!

공/ 연준우ㅡ17살

#집착공

특징ㅡ포커페이스, 자신을 잘 숨기고 항상 예쁨받아왔다. 한가지의 단점.....소유욕이 강해서 자기것으로 만들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다.

또, 성격이 정말 더럽다.

습관ㅡ심기가 불편할때 머리를 쓸어올린다.
(+ 입술을 만지작거리면 정말 화났다는 의미)


수/연준혁ㅡ19살

#미인수 #착함수 #예외도 있음

ㅡ인형을 좋아함

ㅡ남을 잘 믿음(도를 아십니까 등)

ㅡ 다른 부분에서는 순해도 자기 친어머니에 대해 언급하면 가만히 있지않음

ㅡ여자 남자 상관없이 잘 꼬임

ㅡ동생을 많이 무서워함

ㅡ유약한 성격. 잘 휘둘림.


습관ㅡ 습관적으로 남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음. 불안할때마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입술을 깨물거림. 정말 화가 났다면(자기 어머니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면) 평소와는 180° 돌변한 모습이 나옴. (이중인격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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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6-16 21:22 | 조회 : 3,313 목록
작가의 말
cherycandy

여러부운.. 보고싶었어요 제 맘 알죠?(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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