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평범하지 않은 형제사이

3.평범하지 않은 형제사이



*

전날 저녁, 꼭 안고 놓아주지 않은 준우때문에 준혁은 잠을 중간중간 설쳤다.

준혁ㅡ으으으... 너무 피곤해..

준혁이 옆을 보니 이미 준우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듯 싶었다. 어제 준우의 무서운 모습에 얼떨결으로 안겨서 잠들었지만,

둘의 관계를 어머니가 알게 된다면 절대 가만히 두지는 않을터였다.

갑자기 그 사실을 떠올리게 된 준혁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안그래도 미움받고 있는데, 더는 미움받고 싶지않았다.

준혁ㅡ하... 벌벌 떠는 형과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는 동생이라니..

세간에 비웃음이 될게 뻔했다.

그럼, 결국 아버지도 나를 미워하시겠지.
안그래도 보잘것없는데.

그렇게 생각하던 준혁의 방문앞에 누군가가 섰다.

똑똑.

준우ㅡ형. 안나올거예요?

준혁ㅡ어? 어..어... 어! 나갈게!

빠르게 옷을 갈아입은 준혁이

방문을 열었다.

벌컥, 문이 열리며 준우의 모습이 보였다.

준우ㅡ오늘부터 형이랑 같은학교 다니니까 좋다. 그렇죠?

준혁ㅡ응..





**

운전기사ㅡ도련님, 타시죠.




왠지 모르게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준혁은 계속해서 한숨이 나왔고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준우는 그의 곁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있었다.

준우ㅡ '형, 나 오늘도 형 방에 가도 돼요?'

역시나, 수신인은 준혁이었고
화들짝 놀란 준혁이 재빠르게 타자를
쳐서 준우에게 거절의 표시를 했다.


준혁ㅡ 'ㅇ..아 안돼, 아버지가 아시면 나 혼나...'


준우ㅡ '형. 그냥 내가 싫다고 해요.'

준혁ㅡ '아니 네가 싫은게.. 아니구우..'

준우ㅡ '아녜요. 잘 알았으니까. 마음대로해요.'


준혁ㅡ'아버지.. 무섭단말이야...'

'준우야...?'

'내가, 내가... 미안해..,'

'잘못했어... 화났어..?'


15분쯤 지나

차가 학교에 도착하고

준혁이 먼저 차에서 내린다.

소현ㅡ어? 혁이다. 혁아!

갑자기 반대편 차에서 내린 소현이 달려와 준혁의 팔에 찰싹 붙는다.


준혁ㅡ어..? 소현아 안녕..ㅇ

소현ㅡ뭐야?.. 왜 이렇게 떨어?

준우ㅡ안녕하세요 선배님.

소현ㅡ와! 네가 혁이 동생이구나? 완전 키크다!

혁이동생도 잘생겼네? 그래두 난 혁이가 좋아!

준혁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기 시작한다.

준우의 표정을 보니 숨기고는 있지만 기분이 몹시 언짢은 상태라는것을 알아차린 준혁이 소현의 팔에서 자신의 팔을 조용히 뺀다.

준우ㅡ형, 그럼 이따봐요.

준혁ㅡ으..응, 그래.. 입학식 잘하고...


소현ㅡ혁아? 같이가!

준혁ㅡ싫어...!ㅠㅠ

***

노골적이고, 소름끼칠 정도의 시선에
준혁이 흠칫 몸을 떤다.

언제나처럼 준우가 그를 향해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피해서 도망가려는 준혁의 손목을 잡고 조용히 속삭인다.

준우ㅡ형. 5분 후 쯤에 친구들 따돌리고
화장실로 와요. 나 할말있어.

준혁ㅡㅇ..응...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가니 준우가 준혁을 끌어당겨 화장실 칸 안으로 들어간다.

안그래도 좁은 공간에서, 얼굴까지 맞대고
있으려니 조금 더운데다가 자꾸 밀착하는 준우 때문인지

얼굴이 새빨개진 준혁이 준우를 슬며시 밀어낸다.

준혁ㅡ그.. 할말이라는거어... 뭔데?

준우ㅡ오늘 아침에. 그 선배랑은 무슨 사이예요?

준우가 준혁의 다리 사이에 자신의 다리를 끼워 넣곤 꾹 누르며 묻는다.

그런 준우의 행동에 당황한 준혁이 정리도 안된채로 뒤죽박죽인 말을 내뱉는다.


준혁ㅡ흣..그냥...! 그냥, 같은반 친구야.
조금 스킨십이 과하긴 하지..? 불편한거면.,
내가 말할게..

준우ㅡ아니. 난, 무슨 사이인지만 물었는데.
이렇게 당황하면서 구구절절 설명할 일인가요? 뭐 있죠. 있는거죠?

준혁ㅡ....그, 그런거 없어..


준우ㅡ아무튼 썩 맘에 들진 않지만, 알았어요.
그리고, 그.. 조금 자제좀 하지. 칠칠맞게.

준혁이 준우의 말에 화들짝 놀라며 아래를 쳐다본다.

준혁ㅡ아니.., 이건 생리현상이잖아.. ㅅ..생리현상!

준우ㅡ에이. 조금 닿았다고 그렇게 돼요?
우리 형 욕구불만인가.. 그럼 더더욱 오늘 밤에 놀러가도 되겠네요.

준혁ㅡ그래도 그건...ㅇ..안돼는데..

준우ㅡ착하지. 대답.

준혁ㅡㅇ...응.. 와도, 돼..



&♤☆♧×+♧♤♤♧♤♧☆

수업을 마치는 벨소리가 울리고

학생들이 하나하나씩 다 나가자
초조해진 준혁이 손톱을 잘근잘근 씹는다.

준우ㅡ형, 거기서 뭐해요.
빨리 나오지 않고.

준혁ㅡ응.. 나가야지...


준우가 눈살을 찌푸리자
준혁은 가슴이 철렁함을 느꼈다.


'내가.. 또 뭐 잘못했나.... 진짜 모르겠는데..'

준우ㅡ형.

준혁ㅡ으..응!


준우ㅡ뽀뽀해주면 안돼요?

준혁이 잠시 망설이며 얼굴을 붉히자
준우가 다시 말한다.

준우ㅡ아녜요. 괜찮아요.


준혁ㅡ화났어?... 미안.. 미안해애..

준우ㅡ 나 화 안났어요.
그냥 조금 기분이 언짢은거지.

준혁ㅡ'그게.. 화난거지 뭐...'

준우ㅡ마음같아선, 그냥 여기서 해버릴까 싶은데. 뭐, 오늘밤이 있으니까요.


준혁ㅡ...ㅇ..응?



너와 나는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대체 어디서부터가..


처음에는 단지 무서웠을 뿐이었다.

이 집에서, 유일하게 나를 살갑게 대해주는 동생마저 등을 돌리게 될까봐.

혹시 그렇게 된다면 그건 다 내 잘못일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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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7-22 15:12 | 조회 : 3,564 목록
작가의 말
cherycandy

방학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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