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구원의 또 다른 이름(3)

-악인아, 여기 인간들 좀 이상해!

하얀 새가 어깨위에서 지저귀며 말했다. 그에 유현의 시선이 길거리에 앉아 있는 이들을 향했다.

마치 회색 붓으로 칠한 것처럼 어둡고 칙칙하다. 생기가 없다. 삶의 의욕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었다. 건물도 거리도 심지어 맑은 푸른 하늘에 태양이 내리쬐고 있음에도 이곳은 어두웠다. 마치 유현이 살아왔던 이름 모를 산처럼.

“이거 참.”

알것 같았다. 왜 아한이 나에게 지원요청을 했는지.

이곳은 중앙 대륙의 눈에 잘 닿지 않는 곳. 서부 빈민가였고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멈춰선 자들이었다.

“오래 있고 싶지는 않네.”

-나도!

아한은 언제 오려나. 분명 마중이 올거라고 들었는데.

주위를 살피며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옮기었다. 기다리는 것은 싫어하는 유현이었다.

‘이야, 보면 볼수록 과관이야.’

제국은 썩은 부분을 방치했다. 아니, 방치한 것으로 모자라 노예로 만들기까지 했다.

부패가 이정도로 심할줄은 몰랐는데.

갑자기 이가 대공을 격하게 응원해 주고 싶어 지네.

유현의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며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마치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것같은, 그런 모습들에 유현의 기분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오래 있지는 않았으면.”

-나도 여기 싫어!

하얀 새도 동의한다는 듯이 날개를 한번 퍼덕거렸
다.

-보물도 없고 어둡고 기분 나빠.

저번부터 생각했는데 하얀 새는 상당히 보물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하긴 스킬도 있는 모양이고.

스킬이라. 그러고보니 이거 최후신의 축복이 상대방의 프로필을 열람이 가능한거니까 스킬의 설명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직접 실험해 보는게 빠르겠지.

[최후의 신의 축복의 효과가 상대방을 꿰뚫습니다.]

[이름] : 없음. [나이] : 아체 [신화종] : 신수

[소속]: 없음. [속성] : 없음. [성향] : ???

[능력치]:체력[3],근력[1],민첩[3],지력[10],정신력[10],마력[1].

[스킬]:은신(A).

[패시브 스킬]: 숨은 열쇠를 보는 새(S). ]

숨은 열쇠를 보는 새 스킬을 누르자 예상대로 스킬
설명이 보였다.

[ [스킬] : 숨은 열쇠를 보는 새 (전용)

항상 심심함에 몸부림치던 중 나무에 걸린 열쇠를 발견한 작은 새가 그것을 놀이로 생각했는지 열쇠란 열쇠는 다 찾았다. 그래서 숨은 열쇠나 열쇠 구멍, 보물찾을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었다.

[스킬 분류] : 패시브 스킬.
[요구 등급] : 전용 [스킬 등급] : S]

…그런 걸로 스킬이 생긴다고? 훈련이나 직접 전수 받는게 아닌데도?

-음? 악인아. 시선이 묘한데!

하얀 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유현의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떨떠름한 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세계는 어떻게 되먹은 거야.’

생긴건 중세 판타지와 다를 바가 없는데 시스템이나 그런 것을 보면 마치 내가 살았던 현대 아니, 미래 기술이라고 보이는 것들과 거이 흡사할 정도로 비슷했다.

“넌 옷속에 들어가 있는게 좋겠다.”

하얀 새를 옷속에 집어넣고 다시 걷기 시작한 순간.

[무가치한 허식과 어둠의 권위자가 당신에게 앞을 보고 걸을 것을 종용합니다.]

“어?”

깊게 생각을 하던 찰나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와 부
딪쳤다.




※※※



전 대륙을 통틀어서 가장 기후와 자연이 풍부한 중앙 대륙의 제국은 겉보기에는 모든 것이 우월하며 제국민들의 생활도 풍적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면의 불과하며 진정한 진실은 가장 밝은 면을 뒤집었을 때, 드러나는 법이었다.

이곳 제국의 서부에서 태어난 소년은 올해로 14살이었지만 보호해줄 어른이 없었다. 어머니는 창부였으며 아버지는 얼굴도 모른다.

6살때 버려져 소년은 어린 나이로 살아남는 법을 배웠야만 했다. 그렇지는 않으면 죽으니까.

필사적으로 살고 싶었던 소년은 관찰하고 기회를 노려 소매치기를 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소년, 틸스는 오늘도 기회를 노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한명한명 유심히 관찰하던 중 꽤 귀티나는 미모의 자신과 또래로 보이는 갈색머리의 소년을 발견했다.

두리번 거리는 모습이 생긴 것과는 다르게 맹하게 보이는게 틸스는 한 건 잡았다고 기뻐했다. 소리를 죽여 천천히 그리고 여유롭게 이리저리 둘러보며 걷고 있는 소년을 뒤쪽아 걷다가 이내 달려서 소년에게 부딪쳤다.

“아.”

그리고는 순식간에 가방을 뺏어 들고서는 달렸다.

달리기로는 자신이 있는 틸스였다. 이곳에서 몇번이나 도둑질을 하면서도 틸스는 잡히지 않았던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고 멍청하게 바보같은 소리를 내고서는 그저 뚱한 표정으로 멀뚱하게 서있는 소년에게서 아주 쉽게 도망칠 자신이 있었다.

‘이쯤되면 못 쫓아 오겠지?’

얼마나 달렸을까. 구석진 골목의 그림자에 몸을 숨긴 틸스가 꽤 묵직한 가방의 무게를 느끼며 입꼬리를 올렸다.

팔만한 물건이나 돈이 많을 것을 기대하면서 네모난 가죽 가방을 열려고 하였지만 가방을 꿈적도 안했다.

“…이게 뭐야? 장금 장치?”

장금 술식이 세겨진 가방은 주인 이외의 이에게 가방이 부서지는 한이 있었도 열어주지 않았다. 그 사실을 모르는 틸스의 눈이 흔들렸다.

장금 장치가 되어 있을 정도면 혹시 귀족일 지도 모
른다는 불안감이 닥쳐왔다.

‘아니야, 귀족들은 이곳을 싫어해. 분명 부자 상인이거나 귀족 이하의 부유층일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틸스는 애써 자신을 안심시켜보려고 노력하였으나 심장은 불안하게 콩닥거렸고 손끝은 떨려왔고 몸에는 이상하게 오한이 돋았다.

“찾았다.”

펄럭-!

그리고 들려오는 케이프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와 허스키한, 성별의 구별이 힘든 낮지도 높지도 않은 맑은 목소리가 틸스의 바로 위에서 들려왔다.

하얗게 질린 틸스가 위를 올려다보니 삐뚤이어진채 한쪽 입꼬리만을 당겨 웃으며 싸늘한 냉기어린 눈으로 틸스를 내려다보고 있는 갈색 머리의 소년이 있었다.

햇빛을 등진채 얼굴에는 그림자가 져있었지만 이 생기없는 곳에서 소년만은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탁-!

가볍게 2층 높이에서 착지한 유현이 도둑을 응시했
다.

“훔쳤으면 더 멀리 도망쳐야지. 내가 찾지 못하게.”

그리고는 비웃듯이 말했다.

“…어, 어?”

얼이 제대로 빠진 멍청한 얼굴을 감상하면서 유현의 입꼬리는 더욱더 올라갔다.

“나때는 말이야. 너 정도면 금방 짭새한테 잡혔는데 여기는 참 좋지? 최신의 문물에 겁먹지 않고 권력만 있으면 온갖 악행을 맘껏 저지를 수 있잖아.”

정말 재밌지 않아? 그렇게 묻는 얼굴에는 온기라고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 절대 같은 나이대의 소년은 지을 수 없는 잔혹함을 아는 어른의 얼굴이었다.

틸스는 그런 것을 잘 구분할 수 있었다. 바닥을 구르면서 피해야 할 어른을 구분하지 못하면 죽음 보다 더한 꼴을 당해야 했으니까.

잔뜩 굳어 있는 틸스의 몸을 보며 유현은 아무감정이 담겨져 있지 않은 손으로 다시 가방을 뺏어들었다.

[무가치한 허식과 어둠의 권위자가 당신에게 어떻게 할거냐고 묻습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털리기 싫으면 내가 먼저 털어야지.

유현은 바닥이 아닌 가장 낮고 더러운 진흙탕을 굴렀던 사람이었고 이런 곳에서 살아 남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이곳에서 동정은 그저 호구에 불구하다는 것 또한.

“우리 이야기좀 할까?”

탈탈 털어보자. 정보를.

주저 앉아 굳은 채로 있는 틸스를 보며 유현은 가방을 열고 금화하나를 꺼내 손가락으로 팅기고 다시 잡았다.

“너와 나, 서로가 득이 될 수 있는 거래를 해보자고.”

틸스는 언제 굳었냐는 듯이 금화를 보며 입을 떡 벌리고 홀린 듯이 금화를 쥔 유현의 손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잠시 마른 침을 삼키고 물었다.

“…뭐가, 무엇이 알고 싶은, 건데요?”

탐욕이 깃든 생생한 눈. 유현은 이 눈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여기서 찾는 사람도 없고 없어져도 아무도 신경도 안쓰는 행방불명된 사람들.”

허업.

틸스가 숨을 크게 들이 쉬고는 뱉지를 못하였다.

“너는 알지. 그치?”

유현은 스틸이 영악하고 또 영리하는 사실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살아 남고 싶어한다는 사실도.

유현, 자신이 그러했으니까.

“이 금화 정도면 넌 이곳을 벗어날 수 있겠지? 잘하면 다른 일거리를 찾아서 평검한 삶을 살 수도 있을 거고.”

상대방이 가장 원하는 달콤한 말을 뱉어내면서 거절할 수 없는 유혹을 한다. 그것은 협박도 강제적인 명령과도 다른 동등한 상대로 하는 일종의 거래였다.

이제 14살이 된 틸스에게는 그 거래를 피할 수 없는 유혹이며 악마의 속삭임과도 같았다.

얼마나 바래왔던가. 틸스는 큰 것을 바라진 않았다. 돈을 많이 챙겨서 뒷돈을 넣고 이곳을 벗어나 남들처럼 평검하게 일하며 소소하게 살아간다. 몸을 고될지는 몰라도 따뜻한 이불이 있고 스프가 있다면 괜찮았다.

생기없는 이곳과는 다른 생기 넘지는 장터의 모습속에 자신이 있는 상상을 몇번이나 몇백번이나 틸스는 간절히 바랬다.

그러한 욕망, 또는 소원을 유현은 누구보다 잘 파악
할 수 있었다. 스킬 이전에 유현이 가진 재능 중에 하나였다.

[무가치한 허식과 어둠의 권위자가 당신에게 마치 악마같다면서 웃습니다.]

뭘 웃습니까. 하나도 재미없어요.

칭찬이라고 하는 말인건 알지만 괜히 틱틱거리고 싶었다. 유현은 아직 저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내리지 못하였다. 평소처럼 대하고 싶었는데 평소에는 어떻게 대하였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유현이 선택한 것은 반응을 최대한 적게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생각과 혼란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그, 사람들은-”

생각이 빠졌었던 틸스가 떨리는 호흡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전부, 이곳 서부에. 그러니까 여기 지하에 있어요. 잡혀갈뻔 했었던이 있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입구는 대충 알고 있어요.”

그것이 자신이 줄 수 있는 최대한 이라는 듯이 말하는 틸스에게 유현은 냉정이 그리고 차갑게 말했다.

“그건 내가 원하는 정보가 아닌데.”

그러자 스틸의 표정이 굳었다.

“대화할 줄을 모르네. 거래의 주된 대화 내용은 상대방이 원하는 정보와 그것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더 이득을 취할 수 있느냐지. 그것을 위해서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지.”

생긴 것은 험한 일이라고는 한번도 해보지 않을 것 같은 곱상한 미모였지만 그 속은 달랐다. 유현은 영악한 것을 넘어선지 오래였다.

“너는 네가 가진 제일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먼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파악했어야 했어. 만약 네가 지금 말한 정보가 내가 원하는 것이었다면 더이상 쓸모없어진 너를 내가 죽이고 그냥 갔을지 어떻게 알아?”

감정없는 무감각한 말이었기에 틸스는 더 소름이 돋았다.

“평범한 속에 있는건 치열한 삶의 경쟁의 연속이야. 순진하기는.”

“…아.”

바닥에 구르는 정도로는 부족했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진흙탕에 상대방을 끌어들일 정도는 되야만 했다.

그것을 유현은 친절하지 않게 알려주었다.

“내가 알고 싶은건 그곳에서 뭘 어떻게 했으면 그곳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죽어있냐는 거지.”

죽어있다. 생기가 없다. 삶의 의지가 없다.

“알, 알고 있었-”

“아니까 본론만 짧고 간결하게.”

“환술사(幻術師)가 있다고 들, 들었어요.”

“술사?”

…그 동대륙의 술사? 가서 불러와?

“그 술사가 환각을 사용해서 정신을 조종한다고 해요. 그래서 도망칠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렇게 있는 거에요.”

“근데 너 꽤 자세하게 안다?”

“…저도 당해봤으니까요.”

“당했다고?”

당했다는 말 치고는 틸스는 이곳에서 가장 생기 있
는 사람이었다.

“제가 그, 특이 체질한 모양이라. 환술이 걸리면 몇분이 지나면 저절로 풀리는 모양이더라고요. 거기 환술사가 있어서 경비도 허술하고 사람도 많아서 도망치기에 딱 좋아서 도망쳐서 나왔어요.”

특이 체질이라고? 의아해졌다.

[최후의 신의 축복의 효과가 상대방을 꿰뚫습니다.]

그래서 확인을 위해서 프로필을 열었다. 아마 이것 만큼 정밀한 것은 없을 테니까.

[최후의 신의 축복의 효과가 상대방을 꿰뚫어 봅니다.]

[이름] : 틸스 [나이] : 14살 [인종] : 인간

[소속]: 없음. [속성] : 없음. [성향] : 중립 악.

[능력치]:체력[10],근력[6],민첩[30],지력[40],정신력[290],마력[10].

[직업] : 없음. [칭호]:없음. [스킬]: 없음. [패시브 스킬]: 없음. ]

없었다. 딱히 스킬도 능력치도 거이 땅을 기다못해 땅속에 들어갈 것 같은 능력치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정신력의 수치가 높았다. 지금까지 봐온 사람중에서 가장 높았다. 저게 아마 환술을 풀었던 비밀 같았다.

‘어시스트 시스템, 프로필은 요약 안될까? 이름이랑
나이 종족, 능력치만 알 수 있도록.’

[어시스트 시스템이 당신의 편의 맞춰 요약 프로필로 변경합니다.]

오, 혹시 몰라서 말해 본건데 가능했다. 이 정도면 정말 그 두분의 힘이 없어도 혼자서 가능하지 않을 까?

“도망쳐 나왔다면서 여기 있어도 괜찮은 거야?”

도망쳤으면 다시 잡혀갈 가능성도 있었을 것인데 그렇기에는 저 놈은 너무 태연하게 있었다.

“그게 이곳에는 경비병들이 많이 있거든요. 보이는 곳에서는 납치 당할 위험이 적어요.”

우물쭈물 거리며 틸스가 말했다.

경비병이라니 누군가가 떠오르는데 착각이겠지. 설
마 또 엮이겠어. 설마.

“아, 마침 저기 새로 오신 경비대장님이 순찰하고 계시네요.”

틸스의 시선의 끝에 있는 것은 어두운 골목과 다른 회색의 갑옷을 입은 큰 덩치에 한 남자였다. 그리고 그 남자를 유현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미친.”

“에?”

욕설에 놀란 틸스가 유현을 올려다보니 잔뜩 얼굴을 구진 유현이 서있었다.

짭새가 여기 왜 있어. 상사한테 찍혔냐!

유현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짭새라고 말하고 튄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 유현이 서둘러서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몸을 움직였다.

제이든 버드. 유현은 그 남자와 마주치고 싶지 않았
다.

“나 간다. 이거 받고 날 만난건 머리속에서 지워. 안지우면 네 목숨이 지워진다.”

“…에?”

금화를 틸스에게 튕기며 유현은 서둘러서 달렸다.

멀어져가는 뒷 모습을 틸스는 멍하게 넑이 나간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




유현은 멀어지기 위해서, 떨어지기 위해서 한참이나 그림자를 타고 이동했다.

[스킬 ‘그림자 이동’을 사용중 입니다.]

안그래도 복잡한 심정 때문에 머리가 아파서 죽을 것 같았는데 여기서 더 볶잡해 지고 싶지는 않았다.

“이정도면 괜찮을 거야.”

한숨을 내쉬며 유현이 안심하는 순간 순식간에 뒷목을 잡혔다.

“으악!”

깜짝 놀란 유현이 비명을 지르자 목을 잡은 상대가 진정하라는 듯이 서둘러 말했다.

“유현, 진정해라.”

“아한?”

익숙한 목소리에 그제서야 유현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깜짝 놀랐잖아. 그렇게 기척좀 죽이지 말라니까.”

알려주지 않은 나쁜 무허권님의 탓도 좀 있지만.

내 말에 아한의 미간이 좁혀졌다.

“왜 합류 장소에서 기다리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는거지?”

아한의 말에 유현이 떨떠름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피했다.

“아하하하.”

“말해라.”

“…심심해서 좀 돌아다녔어.”

아한은 한숨을 쉬며 유현의 뒷목을 잡은 상태로 걸음을 돌려 임시 합류 장소로 향했다.

“잠시만. 아한?”

“…….”

“이것 좀 놓아주지 않을래?”

뻘뻘거리며 뒤목을 잡힌 유현이 간절한 눈빛으로 아한을 올려다보았지만 아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음. 목줄잡힌 개가 된 기분인걸.

유현은 떨떠름한 얼굴로 질질 끌려갈 수 밖에 없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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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9-14 10:54 | 조회 : 790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라떼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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