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어둠속에 거짓된 빛으로(2)

동대륙과 서대륙 그리고 남대륙과 북대륙과 중앙대륙에서 가장 높은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모든 지상의 사람들은 중앙 대륙의 아그라테 제국이라고 대답할정도로 제국은 높은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아그라테 제국은 그 높은 위상 만큼 삼엄한 경계로 출입을 통제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황족의 직계 혈족이 적은 이유도 있었지만 숨겨진 또 다른 이유 는 어린 아이들을 좋아하는 황제의 특이한 성정 때문이기도 했다.

여러 나라들은 불법으로 평민을 납치해서 황제에게 넘겼다. 그리고 그 사실은 황실에 성녀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다.

겉으로는 성군인 척을 연기하는 황제는 가까운 이들에게는 모두 폭력을 휘두르는 폭군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황족들은 황제의 분노가 두려워 불의에 눈을 감고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로 부터 귀를 막았다.

간혹 황제를 막기 위해 신하들이 간청 하였으나 모두 말도 안되는 죄를 뒤집어 씌운채로 잔혹하게 세상을 떠났다.

이 사실은 황실의 극비였으며 절대 제국의 궁안으로 손님을 들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콰가가강!

여기 당당하게 문을 부수고 적들은 잔혹하게 섬멸하며 황제의 눈앞에 선 남자가 있었다.

먼지가 흩날리며 남자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검기 만으로 먼지를 멀리 날려버리며 계단위 오만하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왕좌에 앉아있는 황제를 올려다 보았다.

“성녀는 어디 있지?”

격을 방출하며 날카롭게 눈을 빛내는 유성헌의 살기에도 황제는 호기롭게 웃으며 와인잔을 집어서 붉은 와인을 한보금 머금어 삼켰다.

“오랜만이지 않은가. 오래된 전우여.”

유성헌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스킬 ‘예지자의 진리의 눈동자’가 발동합니다.]

[스킬 ‘정신 방벽’을 무시합니다.]

유성헌의 두 눈이 안광을 내며 황제를 꿰뚫어보았
다.

[이름:켈그라스 아그라테 나이:54살

직업:황제(전설),소드 마스터(전설)

능력치:체력[80],근력[90],민첩[70],지력[80],정신력[90],마력[40].

속성:지배(支配),광기(狂氣)

칭호: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의 주인(전설),비틀린 욕망의 사로잡힌 자(희귀),잔혹한 폭군(희귀)

스킬:검기(A),광기화(A).

패시브 스킬:지배자의 면모(S),독 저항(S), 정신 방벽(A)]

유성헌의 눈동자가 정확하지만 빠르게 황제의 프로필을 훑고 지나갔다. 황제 또한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은채로 기다렸다.

“성녀는 어디에 있지?”

“이런 오래된 전우여. 오랜만에 보는 전우를 보며 어찌하여 여자부터 찾은 것인가?”

“묻는 말에나 대답해라.”

날카롭게 백금색 빛을 머금은 칼날을 유성헌이 위로 치켜들자 황제는 비딱했던 자세를 바로 고치며 근엄하게 말했다.

“그녀는 황제궁이 아닌 황후궁에서 생활하고 있다
네.”

성녀는 올해로 15살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유성헌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지만 황제는 그 미세한 변화를 눈치채고는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물론 손대지는 않았다네. 그녀는 신께 사랑받는 몸. 그런짓을 했다가는 내가 큰일나지 않겠나. 대신 관상용으로 황후궁에 가두어 두고 있지.”

비틀린 욕망으로 미쳐 버린 황제는 과거 유성헌의 유일한 동료이자 둘도없는 전우였다. 황제가 유성헌을 배신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유성헌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돌린뒤 황후궁으로 발걸음을 옮기었다. 더 이상 황제에는 볼일이 없었다.

그때 뒤에서 소름이 끼칠저도 광기어린 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크하하하! 오래된 전우여! 그대는 참 좋겠소.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같은 얼굴이라니 말이네. 나는 이렇게나 늙어가는데 그대는 홀로 젊음을 간직하니.”

유성헌은 잠시 눈을 감았다 뜨고는 뒤를 돌면서 백금색의 날카로운 검기를 황제에게 아슬아슬하게 빗겨 나가게 맞추었다.

유성헌의 날카로운 검기가 황제의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왕관을 가로로 잘라버렸다. 하지만 황제는 아무렇지 않게 비틀린 비소를 지으며 한톤 낮아진 목소리로 물었다.

“곧 누이의 기일인데 오지 않을 생각이신가?”

황제의 말에 부서진 문의 코앞까지 걸어간 유성헌의 걸음이 멈칫했다. 그런 유성헌의 태도에 황제는 더욱더 이를 드러내며 비틀리게 웃었다.

웃을수 밖에 없었다. ‘그’섬멸자가 자신의 죽은 누이 대한 자책감 때문에 자신을 죽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유쾌하기 그지없었다.

황제와의 대화는 언제나 소모적인 것들이었다. 그리고 한때는 가장 찬란했던 순간들이 절망으로 바뀌는 그 순간을 가장 가장 자각 시켜주는 대화 이기도 하였다.

유성헌은 황제를 미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황제를 누구보다 싫어했지만 죽일수는 없었다. 그것이 황제의 누이 크리스틴에 대한 유성헌의 마지막 속죄였기 때문이었다.

크리스틴을 죽인 유성헌의 속죄.

[당신의 깊은 절망에 몇몇의 권위자들이 비웃습니 다.]

비웃어도 상관없다. 언젠가 내가 너희들의 목을 따러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속죄해야는 것은 유성헌 혼자만이 아니었다.

칼을 갈며 유성헌이 도착한 곳은 황후궁의 입구였다. 지독하리만큼 달큼한 꽃향기에 유성헌은 눈쌀을 찌푸리며 손으로 코와 입을 막았다.

그리고 한손으로 가볍게 경비병과 기사들을 전투불능 상태로 만들고 문을 부수며 황후궁으로 들어갔다.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당신의 행동에 눈쌀을 찌푸립니다.]

저 권위자가 보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황후궁에 성녀가 있다는 뜻이었다.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당신에게 경고합니다!]

자신이 언제부터 권위자들의 경고 따위를 들었다고 유성헌은 콧웃음을 치며 망설임없이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거칠게 문을 열었다.

“…꺅!”

감작스러운 큰 소리에 놀랐는지 풍성한 곱슬한 머리카락을 가진 성녀가 들고 있던 잔을 떨어뜨렸다.

다행히도 방바닥은 푹신한 카펫이 깔려있어서 깨지지는 않지만 떨어진 찻물이 하얀 카펫의 색을 물들었다.

“서,섬멸자.”

유성헌을 발견한 성녀의 갈색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갇혀있다고 해도 알 것은 다 아는 모양이었 다.

“사람을 찾고 싶다.”

“무,무슨?”

유성헌이 인벤토리에서 소년의 피를 가득 머금은 침대 시트의 조각을 꺼내들자 성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히익!”

곱게 자란 성녀는 피를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그런 그녀에게 피가 흥건이 묻어있던 천조각은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자신의 신도를 달랩니다.]

성녀을 지켜주는 신이 그녀를 달래볼려 했지만 패닉에 빠진 성녀는 입도 다물지 못한채 놀라서 일어선 채로 두 눈은 방황하고 있었다.

“피, 피가 피가!”

저렇게 정신이 나가 있는 사람을 진정시킬 방법을 유성헌을 아주 잘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더 큰 충격을 주는 것이었다.

유성헌은 망설이지 않고 성녀 옆에 벽을 검기로 완전히 날려보냈다.

[재생하는 빛의 권위자가 무슨짓이 라면서 호통을 칩니다!]

“찾아라.”

다리가 풀려 주저 앉은 성녀의 코앞까지 온 유성헌이 피에 젖은 시트 조각을 건내자 성녀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잡았다.

[스킬 ‘광명의 환상’이 발동됩니다.]

스킬이 사용되고 성녀의 눈이 풀리고 초점이 흐려지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북쪽으로 부는 바람. …어둠을 머금은. …검은 나무.”

북대륙의 암록의 장원의 근처인가.

몇 안되는 단어였지만 추측하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유성헌은 망설임없이 발을 돌려 동쪽으로 갈 준비를 하였다.

“…힉!”

정신을 차린 성녀의 갈색눈에 보인것은 소름끼칠 정도로 즐거운 미소를 띈 섬멸자였다. 다만 그 눈동자에서는 욕망이 언듯 비춰졌기에 성녀는 몸을 떨었다.

검은 감정에 성녀는 토가 나올것 같았다.




※※※




차가운 감촉이 발바닥에서 부터 머리까지 느껴졌다. 눈이 내리는 이 장소를 알고 있었다. 잊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곳은 눈이 내리는 산골 깊은 곳까지 들어와야 있는 고아원이었다. 주위는 온통 낡은 집들과 부서질것 같이 아슬아슬한 담장뿐이었다.

근처에 어린 내가 보였다.

어린 내가 내리는 눈을 손바닥으로 잡으려고 팔을 뻗었다. 하지만 잡자마자 녹아버려서 아쉬운듯 손을 내렸다.

그러자 어디선가 다가온 소녀와 소년이 어린 나에
게 다가왔다.

‘여기서 뭐해?’

‘춥지 않아?’

부드러운 갈색머리카락과 동글동글한 순진해 보이는 눈동자의 소녀와 짙은 고동색을 가진 차가운 인상의 소년.

15살도 안돼보이는 어린 소녀와 소년은 자신보다 더 작은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누나, 형.’

‘들어가자. 춥다.’

‘맞아! 감기 걸리면 큰일나.’

알고 있다. 고아원에서 나에게 상냥하고 유일했던 두 사람.

설아 누나와 현이 형.

고아원의 원장의 폭력에서 나를 지키려 하다가 죽은 현이 형.

그리고 나에게 흉즉하다고 징그럽다고 손가락질을 하며 나를 밀어내던 설아 누나.

현이 형이 죽은 뒤로 설아 누나는 이상해졌다. 누나는 허공에 중얼거릴 때도 있었고 갑자기 주저 앉아서 울때도 있었다. 그런 누나를 내가 지켜야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다짐은 오래가지 못했다.

때는 내가 18살이 되던 해였다. 내가 성장하지 않는다는걸 깨달은 설아 누나는 나보고 더럽고 흉측하고 징그럽다고 하면서 내가 가까이 가면 발작을 했다.

그럼에도 나는 괜찮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설아 누나는 나를 키워준 누나였고 누나가 아무리 나를 싫어해도 나는 누나가 좋았다.

정말 좋아했다. 현이 형도 누나도.

‘□□아 무슨 생각해?’

상념에서 깨어난 내 눈에 보이는 그것은 끔찍하고 괴롭던 그 시절에 유일한 안식이 되어준, 나를 버티게 해준 유일한 추억이었다.

순진한 눈동자로 웃으면서 묻는 누나에게 어린 나는 아무 말도 할수없었다. 그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리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설아 누나와 현이 형이 지어준 그 이름을 버린 그날에 나는 죽었다.

그러니 이것은 꿈이다. 설아 누나도 현이 형도 전부 죽었으니까. 내가 죽게 했으니까 살아있을 리가 없다.

일어나자 아무것도 없는 현실로 돌아가자. 눈을 감고 발을 돌리며 행복했던 추억을 뒤로한채 걸었다. 이 끝에 현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춥지 않니?’

그런데 돌아갈려는 나를 이 목소리가 막았다. 발 아래 눈 속으로 따뜻한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식 떨어지고 있었다. 스스로 울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다시 등을 돌려 어린 나와 그리운 나의 가족들을 봐야만 했다.

어린 나는 등뒤의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서 달려갔
다.

‘아저씨!’

이건 뭐지? 이건 모르는 기억이다. 나에게는 없는 기억이다. 어린 나와 누나와 형은 누구를 저렇게 반기며 안기는 거지? 누군데 이렇게 그립고 애틋하게 느껴지는 거야?

생각나는 것은 그 사람의 눈동자가 마치 구름한점 없는 아주 맑은 하늘 색이라는 것과 아주 오랫동안 나를 지켜봐왔다는 것.

어린 나와 누나와 형 그리고 아저씨.

이상했다. 낮설면서도 익숙했고 가슴이 미어질듯 아파왔다. 숨이 막혀서 죽을것 같다.

해맑고 웃고있는 누나와 형 그리고 붉어진 얼굴로 얼굴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행복한 듯이 안겨서 그 품에 얼굴을 묻은 어린 나.

너무 행복해 보였기에 이건 꿈일수 밖에 없었다. 행
복이란 현실에서는 불확실한 현재에 지나지 않았으
니까.

알고 있음에도 나는 더 풍경을 조금더 오래 보고 싶었다. 조금더 오래 이 행복속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있고 싶었다.

하지만 의식이 점점 육체로 돌아가는 것이 느껴졌
다.

“기억의 금제가 풀려…거야. 아마 곧…어나”

정신이 흐릿해져 갈때 들은 장난끼 넘치는 목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 같았다.

[정의를 추구하는 권위자가 조심스럽게 당신을 살핍니다.]

눈을 뜨자 바로 보이는 메세지 창이 보였고 장난 아니게 폭신한 침구의 촉감이 느껴졌다.

식은 땀을 흘린 것인지 등이 축축했다. 찬물을 뒤집어쓰고 머리를 식히고 싶다.

“약한 인간 일어났냐?”

깊게 뒤집어쓴 후드 사이로 검은 머리카락과 샛란 눈동자가 보였다. 인간에게 존재하지 않는 검을 색을 가지고 지상에서 있을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는 하나밖에 없었다.

“…흑룡.”

“오호라? 아네? 어쩐지 미약하게 용의 냄새도 난다 했더니 다른 용이라도 만났나 보지?”

대답해줄 기운도 없었다. 물먹은 솜마냥 몸이 무고 머리도 아파왔다.

“윽.”

절로 신음소리가 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긴 그동안의 일들을 생각하면 탈이 안 난게 이상하기는 했다. 물에 들어가고 이리저리 다니고 밥도 못먹고.

“와, 이거 안되겠네.”

흑룡은 허를 차면서 고개를 저었다. 이제 보니 후드 사이로만 봐도 상당한 미남이었다. 둥글한 눈매와 장난스럽게 보이는 소년 같지도 하고 청년으로 보 이기도 하는 외모였다.

“이거 먹으면 금방 나아.”

그의 손에 있는 것은 금으로 장식된 작은 유리병에 담긴 투명한 색의 붉은 액체였다. 그 기분 나쁜 색에 얼굴이 절로 굳어졌다.

“이거 효과 직방이거든. 먹으면 능력치도 오르걸?”

병을 장난스럽게 흔들며 금으로 만든어진 뚜껑을 연 흑룡은 상당히 부드럽게 내 턱을 잡은 다음 천천히 부었다.

일단 맛은 정말 희안한 맛이었다. 달기도 하고 짜기도 하고 매콤하기도 하고 느끼하기도 한 괴상한 맛이었다. 비위가 강한 내가 아니었다면 벌써 토했을 것이다.

“잘먹네? 이거 내 종족들도 먹기 힘들어하는 건데. 내 피랑 여러가지 약초들을 넣고 제조한거거든.”

[정의를 추구하는 권위자가 이상한거 먹이지 말라고 합니다.]

“콜럭!”

사레 들렸다. 다행이 다 삼킨 후여서 뱉어내지는 않았지만.

[당신은 용의 비약을 섭취하셨습니다!]

[당신의 몸속에 모든 독소와 노폐물이 육체에서 사라집니다!]

[당신의 몸속의 병균을 용의 비약이 모두 죽입니다!]

[당신의 능력치가 매우 향상됩니다!]

…와 미친, 어떻게 이럴수가.

순식간에 몸을 괴롭히던 고통들이 사라지며 몸이 가벼워졌다. 머리속이 맑아지고 몸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가득 채우듯한 느낌이 들었다.

[당신의 육체가 마나에 감응합니다!]

[당신의 마력의 수치가 폭등합니다!]

프로필부터 봐야겠다. 누워서 마음속으로 프로필을 말하자 눈앞에 프로필이 나타났다.

[이름:???(아스테르) 나이:15살(26)

직업:사멸자(死滅者)(신화),차원이동자(??
?),초능력자(???)

능력치:체력[20],근력[10],민첩[30],지력[180],정신력[10],마력[80],초능력(염동력)[100].

속성:절망

칭호:없음.

스킬:별의 사멸(L), 감정 파악(S), 무통증(S).

패시브 스킬: 최후의 신의 가호(???).]

나는 프로필을 보고 내 옆에 자신 만만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흑룡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 밥 좀 주라.”

일단, 저 용을 꼬셔야겠다.

“그래.”

의외로 용은 쉽게 허공에 손을 넣더니 음식을 꺼내서 친히 나를 앉힌 다음에 식기까지 준비해주었다.

[정의를 추구하는 권위자가 당신에게 용을 조심하라고 말합니다.]

그렇죠. 용은 조심해야 하지만 용이 준 음식은 너무 맛있어서 조심해야 겠네요.

부드러운 빵과 스프는 입안에 넣자마자 바로 솜사탕처럼 부드럽게 녹아들며 사라지는게 정말 환상적일 정도의 맛이었다.

“나랑 같이 오래 살려면 건강하게 만들어야지.”

“…콜록! 콜록!”

아, 또 사레 들렸어. 저 미친 용이 뭐라는 거야.

[정의를 추구하는 권위자가 누구보고 같이 산다고 하느냐고 난리을 칩니다!]

“자, 여기 물.”

정의를 추구하는 권위자가 엄청나게 격분하고 있었지만 흑룡은 그것을 아주 가볍게 무시 한채로 나에게 시원한 물 한컵을 건내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용들의 아공간이구나. 인벤토리와는 다르게 용들의 아공간은 들어가는 그 순간부터 물건이나 음식의 시간이 멈춘다. 용들만의 특권이라 용들이 직접 만들어 주지 않는 이상은 용만이 사용이 가능했다.

시원한 물 한컵을 다 마신 다음 싱글 벙글 웃고 있는 흑룡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내가 왜 너와 같이 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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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6-18 07:44 | 조회 : 1,227 목록
작가의 말
블래티

ㄷ댓...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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