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연우는 그날이후부터 무려 3일이나 꼬박 누워있었다.
몸이 어느정도 나은 후 도운이 출근하기만을 기다리던 연우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에 방에서 나와 여기저기 뒤지며 자신의 짐을 찾기 시작했다.

도운의 서재 서랍에서 자신의 지갑과 핸드폰만 챙기고 문옆에 서서 가사 도우미가 들어올 때만 기다리다 문이 열리는 순간 연우는 집을 뛰쳐나왔다.

"하....하아"

한참 뛰어 겨우 택시를 탄 연우는 숨을 고르며 어디로 가야 될지 고민했지만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생각나지 않았다.
택시기사의 재촉에 연우는 자신의 친한 친구인 도연의 집주소를 불렀다.

얼마 후 도연의 집앞에 도착한 연우는 돈을 지불하고 내리고 초인종을 눌렀다.

하지만 평일이었던 지라 자취중인 도연의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연우는 도연이 올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집문 앞에 쭈그려 앉았다.

''''''''이제 어떡하지...''''''''

연우는 앞으로가 막막했지만 그집에 있는 것보단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달동안 국내에 숨어있다가 도운이 자신에게 관심이 사라질때쯤 미국으로 가자는 결론을 내린 연우는 한결 마음이 편해져 벽에 기대 잠이 들었다.

"ㅇ...연우야 일어나 왜 여기있어?"

"아....왔어?"

도연은 자신의 집 문앞에 잠들어있는 연우를 보고 왜 이러고 있냐고 물었지만 연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리가 저려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연우를 부축해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들어간 도연은 마치 강아지 혼내는 듯한 모양새로 연우를 추궁했다.

"....연우야 사정을 알아야 도와주지 무슨 일인데 말해봐 응?"


결국 도연의 다정한 달래기에 넘어간 연우는 그동안의 일을 다 설명했고 도연은 자신의 집에서 지내라는 말과 함께 연우를 안고 토닥여 주었다.

그제야 연우는 안심이 되어 잠이 쏟아졌다.



그렇게 몇일동안 도연의 집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연우는 도연이 출근해 혼자남은 집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초인종 소리가 나자 연우는 도연이 일찍 퇴근했나 싶어 읽고 있던 책을 그대로 들고 쪼르를 현관쪽으로 향했다.
인터폰으로 밖에 누가 왔는지 확인한 연우는 들고있던 책을 떨어트렸다.

"연우씨 그동안 잘 지냈어요?"

"......"


"박도연이라는 사람 잘못되는거 원하지 않으면 빨리 문 여는게 좋을 겁니다 "

식은땀이 손 안 가득 맺혔다.
자신의 사정을 듣고도 자신을 숨겨준 도연에게 피해가 가게 할 순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도운의 협박에 문을 연 연우는 화가 났지만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매우 슬펐다.

"문...열었어 도연이 건들지마 "

화가 많이 난 연우는 존댓말이고 뭐고 더이상 도운을 대우해줄 생각따윈 없었다.

"제가 그때 분명히 말씀드렸잖아요 절대 안봐드린다고 "

연우는 손톱이 파고들어갈정도로 손에 힘을 준 채 도운을 노려보았다.

거칠게 차에 연우를 태운 도운은 어딘가로 전화를 했다.
대화내용을 대충 들어보니 도연의 회사와 친분이 있는 모양이다

-부탁할 일이 뭔데?

" 박도연이라는 사람 잘라버려 "

-그게 쉬운줄 아냐? 요새 그런짓 함부로 하면 큰일 난다

"예전에 나한테 진 빚 그걸로 갚아 "

-.........


연우는 어떻게 해서든 도운의 전화를 뺏어보려 애썼다.
도운의 경고가 장난이아니었다는것을 이제야 눈치 챈 연우는 필사적으로 도운의 핸드폰을 뺏으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잘못했다고 말해요 혹시 모르잖아요 봐줄지 "

"........잘못했어..도연인 건들지마....말잘들을테니까 내 주변사람들 건들지마 "

연우는 자신이 잘못한것도 없는데 잘못했다하는것이 못내 분한지 목소리가 떨렸다.

"저한테 부탁할 입장아니잖아요 연우씨 "

도운의 말에 연우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번뜩 올렸다.

"문 열면 도연이한테 피해 안간다고 했잖아! 거짓말이나 치고..."

"잘못되는거 원하지 않으면 열라고 했죠 안건든다고는 안했습니다 혹시모르죠 베갯머리 송사라면 제가 연우씨 부탁을 들어줄지도 아, 박도연씨가 잘리기 전에 제가 마음이 바뀌어야 할텐데요 "

"너......진짜 최악이야 "









16
이번 화 신고 2019-05-21 17:29 | 조회 : 4,390 목록
작가의 말
네모바지 스폰지밥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