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왜그래요 양아치처럼

오늘도 역시나 학교에 왔다. 왜냐, 학생이니까. 8시 오분 전쯤에서 부터야 학생들이 쏟아져 오기때문에 조용했던 학교는 한 순간에 소란스러워지곤한다. 은호도 8시 쯤 아슬하게 도착해 자리에 앉아, 앞자리에 있는 주영과 놀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은호와 같이 자취하면서도 같이 등교하지 않은 애고는 3교시 쉬는 시간에서야 느지막히 등교했다. 졸린 눈을 비비며.

"형, 내 문자 봤어요?"

"......"

교문을 열고 어수선한 교실에 들어서는 애고를 놓치지 않고 은호가 물었다. 애고는 그 쪽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리고 은호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종착지는 ''은호''가 아니었는지 은호에게 시선하나 주지 않고 영 엉뚱한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주영아, 그 향수 같은거 있어?"

"어?어.. 샤워코롱?"

은호는 애고의 동선을 바라보다 그 모습을 턱을괴고 뚱하니 바라봤다. 애고는 불필요하게 가까이 붙어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있었고, 주영은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입가가 씰룩이는게 자알 보였다.

그래... 맞다. 저 녀석 형을 좋아했었지.. 순간 불안감이 몰려와서 손이 나갈 뻔했다. 그걸 가까스로 참은 은호는 대신 샤워코롱인가 뭔가를 들고 교실을 나서는 애고를 성큼성큼 따라나갔다.

애고는 복도 한 가운데서 팔을 뻗고 자신을 향해 스프레이를 분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이곳저곳 냄새를 킁킁 맡아보고 퍼덕이고 그러고 있었다.

그 모습이 꽤나............ 수상해보였다.

"형!"
언제 다가왔는지 뒤에서 확 부르는 소리에 놀라 애고가 뒤돌아봤다. 그러고 그런 애고에게 은호는 다가서는데.. 애고는 왜인지 거리를 둔다. 그 모습에 이제는 거의 확신에 찬 표정으로 은호가 애고의 팔뚝을 한 손에 잡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킁킁 냄새를 확인한다.

그 행동에 여러 의미로 당황한 애고가 은호를 휙 때놓는다.

"야.. 이 미친놈아!"

" 또 담배 폈죠? 냄새 완전 많이 나는데."

"........"

"그 향수 냄새 섞여서 냄새 완전 이상해요."

"............어쩌라고."


"아 진짜 왜그래요. 이깟 담배가 뭐라고..."

한숨을 쉬며 은호가 말한다.



".. 뭐래.. 너보다 더 소중한건데....?"


그 말에 슬몃 애고가 장난기를 담아 반 농담 반 진심인 말을 뱉는다. 그러나 상황은 이미 그럴 상황이 아니게 흘러가고 있었다.

"뭐....?"

심상치 않은 목소리가 나간다. 아, 망했다 라는 생각이 팍 꽂히며 그 때까지 은호의 명찰만 뚫어져라 보던 시선을 올려 눈치를 살폈다. 역시나 바보같이 진지한 얼굴을 하고있다. 요즘 누가 고등학생이 담배 좀 핀다고 해서 이런 얼굴을 한단 말인가....

"남은거 주세요."

".....어..?"

뭔 소린지 모르겠다는 듯 반문했지만 은호의 표정과 내미는 손은 완고했다. 아 미친 센터까냐.. 라는 말이 속으로 백 번은 맴돌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뭐?]라는 반말에 트집도 잡지 못하고 괜신히 구한 담배 세 까치를 내 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괜신히 가방에서 꺼내놓은 그 담배들을 은호는 이번에도 완고한 손길로 빼았아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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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4-08 18:16 | 조회 : 2,59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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