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있잖아,

나는 죽고싶어

아니, 정확히는

살고싶지 않아.

이 둘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 할수도 있겠지

예를 들어줄게

동전을 던졌을 때,

이기기위해 앞면이 나오길 바라는 것과

지지않기위해 뒷면이 나오지 않길 바라는 건

다른 거잖아?

그렇지만 결과는 같겠지

모두 앞면이 나올거야

물론 바람이 이루어졌을 때 말야

그냥 그런거야

난 그저 지쳐서, 힘들어서,

그냥 그래서 살고싶지 않을 뿐인데

다른 이에게는 그게 죽고싶어하는,

자살희망자로 보일 수도 있다는 흔하디 흔한 얘기지

나도 옛날에는,

아니 옛날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의 조금 전에는 분명,

'죽고싶다'와 함께

'죽기싫어' '살고싶어' '왜 내가 죽어야해?'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네

그냥 너무 담담히 죽음을 갈망하고있는 모습을 비웃으며,

천천히 모든 것의 색을 무채색으로 바꾸고있어

이제 모든 것의 색이 무채색으로 변해버린다면,

나는 죽게되는 걸까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싶어

당장 내일 학교를 결석하고

모범생 흉내를 집어치우고

술담배같은 걸 하며 타락하면

나는 조금쯤은 편해질 수 있는 걸까

사라지고 싶어

천천히 가루가 되어

존재를 없애고

기억을 없애,

드디어 나를 아는 존재가 남아있지 않기를 원해

신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힘들땐 누구보다 절실하게 신을 찾는,

이기주의적이고,

모순적이며,

한심한 내가

사라져버렸으면.

있잖아,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어서 나를 지워줘

흔적하나 남지않게

깔끔하지만 아스란히,

나를 소멸시켜줘

아마 그 대가는 나락이겠지만

나는 그럼에도 죽음을 바라는,

멍청한 자이니 어서,

이 가혹한 현실에서 나를 탈출 시켜줘

그들을 위해 나를 희생했더니,

그들은 그걸 권리로 알았어

내 인생목표를 너무나 가볍게 만들고,

나의 상처를 같잖게 건드리고 치료하려다

오히려 상처를 크게 만드는 그들에게,

언제까지나 괜찮다고 말했어

웃기 힘든 날에도 웃으며 대했어

가벼운 동정에 상처받아도,

생각없는 말에 상처받아도

그저 상처에서 올라오는 통증을 억누르며

평소처럼 웃으며

'괜찮아' 라고 말했어

아, 오늘은 정말 힘드네

정말,

죽고싶어져

원래는 그저 살기 싫었을 뿐인데,

응, 오늘은 죽고싶어져

그러나 나는 오늘도 죽지 못하겠지

다른이에게 상처입힐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않으니까

겁이 많으니까

비참하고도 비참하네

역시 그냥 누가 죽여줬으면

3
이번 화 신고 2019-06-09 20:52 | 조회 : 1,145 목록
작가의 말
SSIqkf

오늘은 뭔가 장황하고, 맥락도 없고, 거지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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