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어제 자해를 했어

그럼 드는 의문은 아마

"왜 오늘에서야 글을 올리지?" 겠지

그 이유를 지금부터 들려줄게

난 평소에 팔에 자해를 하는 편이야

눈에 띄긴 하지만 가장 하기 쉽고

별로 아프지도 안아서 선호하지

피가 흐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느껴지지 않는 통증은

마치 내가 꿈에 취해있는 기분을 들게 만들어 주거든

그런데 어제의 자해는 다르더라고

통증이 느껴졌어

처음 한두번이야 그럴수 있지 하고 가까스로 수긍하는데

계속해서 느껴지는 통증에 나는 조금 이골이 났지

자해가 내게 선사해주는 달콤한 꿈의 세계에

초대받지 못한 기분이기도,

강제로 깨어난 기분이기도 했거든

어느쪽이든 기분이 더럽다는 것 만큼은 변하지 않겠지

그래서 오히려 더 하다가

뒤늦게 피를 씻어내고, 지혈을 했어

옷에 묻으면 곤란하니까

답지않게 약까지 바르고 나서야 나는 잘 준비를 했어

그리고 오늘아침, 깨어나서 느껴진 아릿한 통증은

아침부터 나를 짜증나게 만들기엔 충분했지

그럼 여기서 드는 의문은,

"얜 도대체 왜 자해를 한거지?" 정도려나

그것도 지금 설명하자면

그냥이야

그냥 갑자기 하고싶었어

평범하게 놀고있는데 올라가는 심박수에

시끄럽게 쿵쿵거리는 심장을 닥치게 하기 위해서였을지도,

어쩌면 나도 모르게 지루함을 느꼈던 것일지도 몰라

아님 평소처럼 너무 멍청한 내가 마음에 안 들었거나

쨋든 갑자기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난 나의 욕구를 충실히 반영했지

그랬다보니 이러고 있네

정말로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아

'나'라는 쓰레기가 존재한다는 것이

'나'라는 쓰레기에게 존재를 허락한 세상이

정말, 죽어버렸으면.

멍청한 인간은 죽어야하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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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5-27 19:15 | 조회 : 1,136 목록
작가의 말
SSIqkf

제가 너무 멍청해서 웃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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