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이어질 수 없는 (5)

chapter 1. 이어질 수 없는 (5)

그들이 실컷 웃고난 뒤, 나는 고민에 빠졌다.

그들을 일찍 집으로 들여야 할지, 조금 더 있다가 경제적 여유가 있을때 들일지 너무 고민이 되었다.

단기적으로 보면 당연히 전자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후자가 당연시 된다.

마음같아선 전자지만, 잘못했다가 그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줄 수 있을것 같은데...

그래서 계속 고민하다가 그럴듯한 답이 나왔다.

나중에 그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 이다.

당연히 당사자의 의견이 제일 중요할테니까.

"운동 더 하자!"

라미의 재활에 대한 열정이 나를 상념에서 깨어나게 했다.

"그래!"

??? 뭘까 분명 고양이 영양제인데, 제이도 팔팔해졌다.

제이 분명 한번 햝았지 않나?

저 영양제의 효과는 발군이었다.

무슨 성분이길래 동물들이 저렇게 팔팔해지는걸까?

내가 곰곰히 생각할때, 그들은 빨리빨리 운동할 준비를 완료했다.

그들이 운동할때 영양제를 한번 먹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나의 인간성을 버릴순 없어 그만뒀다.

며칠이 지나고, 라미는 많이 나았다.

이제 내가 그들에게 물어볼 시간인 것 같았다.

긴장한채로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

"후우"

인기척이 나자 그들은 재빨리 숨었다.

"뭐지?" "쉿"

사람손을 타긴 했지만, 얼마전부터 조금씩 사람들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얘들아! 나와도 돼!" 육성으로 그들을 불렀다.

여기서 중요한건 사람말로 해도, 동물들은 알아듣는다는거다.

"나오라는데, 어떡하지? 나갈래?"

제이는 고민하면서도 경계하고, 경계를 하면서도 사람을 좋아하는지 꼬리는 계속 움직이고 있다. 귀여워라.

"안돼!"

라미는 몸이 본격적으로 낫기 시작했을 때 이후로 사람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왜인지 이유도 궁금하긴 했지만, 그건 우선순위가 아니다.

"얘들아.. 나와주면 안되니? 너희 사람 싫어하진 않잖아."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기분은 딱 이거다.

TV에 나오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를 직접 본 느낌?

일방적으로 나만 알고있기 때문에 섣불리 이름을 말할수도 없어서 곤란했다.

"저 사람 나쁜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데.. 나가볼까 라미야?"

"아직은. 조금더 관찰해보자. 섣불리 판단하면 안 돼."

좀 아쉽긴 한데, 라미말이 맞다.

제이는 꼭 유괴되기 쉬운 아이같은것 같네.

그것과는 반대로 라미는 내가 보던것 보다 독했다.

이럴때, 내가 할 말이 있지.

"너희가 없을 때 몸이 좋아지는 먹을걸 들고온게 나란다."

후후후 이정도면 나오겠지?

"라미야, 나가자 우리 응?"

"조금만 더 기다리자. 알겠지?"

라미는 완전 신중했다. 대단한걸?

대단한것과는 별개로 내 마음은 타들어갔다.

돌아가야하나?

"라미야, 네가 낫는걸 도와주신 분이야. 나가자."

"..."

"내가 괜히 그러겠어? 냄새로 나는 사람을 어느정도 판단할 수 있어."

제이가 진지하게 라미한테 말하자, 라미도 말을 들었다.

"알겠어. 니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부스럭부스럭. 풀숲에 숨어있던 머리에 풀떼기를 달고, 그들이 나왔다.

라미의 몸에 붙은 풀을 떼주고, 자기몸은 대충 흔들고 만다.

"여기도 묻었어 바보야."

뭐지.. 얘네 분위기 왜이래.

"바보 아니거든!"

평소랑 같구나.

"얘들아 너희에게 할 말이 있는데, 들어보겠니?"

"자기 할말만 할거면서, 말도 못알아들으면서."

크흠... 알아듣기는 하는데.... 그래도 능력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야하니 본론을 말했다.

"얘들아, 나는 오래전부터 너희를 지켜봐왔어. 너희를 입양하고 싶은데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니?" 길거리엔 아무도 없다.

만약 이걸 어떤사람이 봤다면, 동물에게 입양해도 되냐는 동의를 받는 정신병자로 보겠지? 아니면 좋은거고 뭐.

"저사람 뭐지? 저런사람은 처음 봐"

"그러게? 신기한 사람이네."

다행히 나쁜말은 아니었다. 좋은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어떻게 생각해?"

제이는 내 말을 다 듣자마자 라미에게 물어봤다.

라미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말을 꺼냈다.

"경우는 아마 세가지일거야. 첫번째, 저사람이 미친거. 이게 제일 가능성이 높아. 상식적으로 길거리에 동물에게 데리고 가도 되냐는 질문을 건네는 사람은 거의 없지, 거기다가 우리의 대답을 진정으로 기다리는 느낌이라서 이쪽의 가능성이 제일 커.

두번째, 그냥 통보라는거. 약간 그런거 있잖아, 데리고가는데 명분이 필요한거. 너희한테 내가 이야기 했으니까,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는거지. 그리고 정말로 두번째가 답이면, 우리를 데려갈 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어. 저 사람에게 달려있겠지.

세번째, 극히 가능성이 낮은 이야기인데, 저 사람이 우리의 말을 알아 듣는다 이건데, 이건 내가 생각해도 아닌것 같으니까, 경우는 두가지인것 같네."

라미는 엄청 똑똑했다. 결국 답 바로직전까지 오기는 했지만, 다다르지는 못했네, 아쉬워라.

내가 지금도 듣고 있을지 상상도 하지 못했겠지만!

"난 너희 모습을 보고 감동받고 힘을 얻었어. 그래서 너희 의견을 듣고싶은거야."

이제 내가 할 말은 거의 다한것 같다.

"진심인것 같네"

둘은 그렇게 말했다.

"그럼 오늘은 이만 가보도록 할게, 라미, 넌 운동 열심히 하고!"

"!!!!"

아. x됬다. 저질러 버렸다.

실수로 라미의 이름을 말해버린것 같다.

나는 재빨리 자리를 뜨고, 내가 저지른 너무 큰 실수의 결과를 듣기 싫어 능력을 아예 꺼버렸다.

하아....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가 있지 정말..

마음과 몸을 달래기 위해 샤워를 했다.

내일 반응은 도대체 어떨까? 같은 오늘의 실수에 대한 생각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다.

이때까지 생각도 안해본 입양 실패에 대한 생각까지 해봤다.

아 진짜 입양조차 못하면 어떡하지?

그냥 내일 솔직히 털어놓아야겠다며 나는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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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일어났는데 입사실패에 대한 메세지가 와있었다.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둘은 무엇을 하고 있나 궁금해져 다시 능력을 켜자마자 어제의 흑역사가 내 머릿속에 주입되어 바이러스처럼 내 생각을 흐트렸지만, 꾹 참고 능력에 집중했다.

흐음.

"그래서 말인데, 우리.."

무슨말을 했던거야? 뉘앙스가 마치 고백같아서 최대로 집중했다.

"그 사람이랑 말을 해보는게 어떨까? 진짜 통할수도 있잖아. 네 이름도 알고있고."

어제의 기억이 날 괴롭혔지만, 그래도 둘의 반ㄴ응이 나쁘긴 커녕 좋은것에 의의를 뒀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 좀더 지켜보자."

아쉽네 아직까지 라미는 내게 마음을 열지 않았나보다.

아쉽지만, 한번만난 사이에 믿음을 갖는 제이가 이상한거긴 하지만, 확실히 내게는 아쉽다.

라미도 날 믿어줬음 했는데.

"그래도 나쁘진 않은것 같더라."

좋은평가인것 같아 기분은 좋았다.

자신감을 가지고, 그 날부터 일주일간 둘을 매일 보면서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날이 가면 갈수록 나와의 친밀함이 는ㄹ어나고, 더 가까워진 것 같았다.

"아저씨! 아저씨는 어떻게 라미 이름을 알았어요?"

또다, 능력에 대한 이야기는 가급적 피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말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일주일간 그들의 이야기를 확실히 못알아듣는 척을 했다.

그저 어디에나 있을법한 동물 애호가 처럼.

그런데, 그들의 순수한 눈빛과 순수한 질문의 파괴력은 너무도 강해서 내 마음을 자꾸 쳐댔다.

그런데, 이제는 질문을 회피하거나, 무시하는건 이제 한계라서 내 능력에 대한 비밀을 말하려고 했다.

"사실은 말이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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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24 15:22 | 조회 : 1,094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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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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