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이어질 수 없는 (4)

chapter 1. 이어질 수 없는 (4)

잠에서 깨어난 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능력을 사용해도, 그 둘의 어느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시간은...? 음.. 꽤 늦었다. 아이들은 어디있는거지?

아무리 기다려 봐도, 소리가 들리지 않고 능력이 사용되지 않는건 엄청 멀리간것 같다.

주변에 그들이 없다는것을 느껴 불안을 느끼고 집밖으로 나간다.

잠깐사이에 일자리가 없어도 그들을 집안으로 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둘을 찾으러 나섰다.

리스크때문에 쓰지 않았던 <해석>과 <탐색>을 동시에 사용했다. 잠깐의 현기증 후에 모든 정보들이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몇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않는 정보의 홍수가 내 뇌의 댐을 부수려고 하는 감각. 거기에 더해 언제 올지 모르는 극심한 리스크까지 있는 이짓을 다시 하게될줄은 몰랐다.

몸이 쓰러지기 직전까지 들어오는 정보들을 재배열하고 엄선해서 둘과 관련있는 정보만을 머릿속에 남기고 능력을 아예 꺼버렸다.

몇번을 하던지 이짓은 다시 할짓이 못된다.

다행히 그들에게 무슨일이 생긴건 아니었다.

식겁했네... 다행이다..

나도 모른사이에 그들은 나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었나보다.

다시 그 둘을 창문으로 보기위해 집으로 갔다.

긴장이 풀렸는지 다리가 풀렸다.

라미는 이걸 계속 겪었을까?

집에 들어가기전 애완용품점에서 동물에게 좋다는 먹는 영양제를 사서 라미가 원래 있던 자리에 뒀다.

안먹지는 않겠지? 제이가 먹일꺼야 아마. 응! 그렇고 말구!

그 둘은 이제 내 삶에 일부가 되어버렸다.

정작 당사자들은 모를테지만.

내가 집에 도착하고 두시간 정도 지났을때 쯤 능력이 발동되고, 그들의 실루엣이 얼핏 보이기 시작했다.

음. 다행히 다친곳은 아무군데도 없었고, 지친 라미만이 숨을 헐떡일 뿐이었다.

"헉..헉. 허억헉"

"조금만 더! 곧있으면 우리 집이야!"

"조용히 입다물고 있어! 지금 힘들어 죽겠으니까!"

제이는 시무룩해졌고, 라미의 얼굴에 곧 행복이 드러났다.

"도착!"

라미는 바로 엎어졌다.

내능력에 닿지 않은는 범위까지 갔다왔다면, 엄청난 거리였음이 틀림없다.

라미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내겐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오늘도 수고 많았어 라미야"

제이는 그녀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고 그녀는 "더 할거 아니었니?"라며 되묻는다.

"??????" 노골적으로 제이는 놀람을 표현했다.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야?"

"좀 쉬면 괜찮아질걸?"

"무리하면 더 안낫는다?"

"무리 아니야. 난 빨리 낫고싶다고. 만약 조금 지나도 너무 힘들면 한할게."

"그럼 뭐, 어쩔수 없네"

그렇게 서로 말하고, 약속한다.

"좀있다가 올게! 그럼이만"

"벌써 가려고?"

"같이있어줄까?"

"괜찮아"

그러곤 제이는 다시 사라진다.

"좀 쉬어볼까?"

그렇게 라미는 말하고 몸을 둥글게 말았다.

"헿헤헤헤헿 편하다아 히히"

두리번두리번거리며 잘 준비를 하다가 라미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이게 뭐지?"

내가 산 영양제란다. 어서 먹어보렴!

"킁킁킁" 냄새를 맡더니 라미는 말했다.

"냄새는 괜찮은것 같은데?"

그래! 어서 먹어보렴! 몸에 좋은거야!

꼭 첫사랑에게 러브레터와 선물을 주고 뒤에서 지켜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참고로 느낌이 그렇다는거지 나는 러브레터를 주고 지켜본적은 없다.

과연 라미는 내가 산 영양제를 먹을까?

제이도 없는데 버리면 어떡하지?

있지도 않던 고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생겨났다.

맛없는건 아니겠지? 제일 맛있는거라고 하긴 했는데...

하긴 맛있는 약이 어딨겠냐만은..

"출출한데.. 한 번 먹어볼까?"

그래! 한번 먹어봐! 몸에 엄청 좋은거야!

"제이가 없으니까, 먹을것도 없네.. 그럼 이거라도 먹어볼까?

나는 라미가 놀라지 않도록 숨죽여 환호성을 질렀다.

먹겠지? 이건 100%다 무조건 먹겠지?

"아니다, 제이 왔을때 먹을까?"

아! 안돼! 그냥 지금 먹어줘 제발! 빨리 먹는걸 보고싶어!

"아! 맞다! 제이가 운동뒤에 바로 뭐든지 먹으라고 했지? 깜빡하고 있었네.. 그럼 먹어야지 흐흐흐"

라미는 누군가를 놀리는 재주가 있을거다. 저정도면 능력아닐까?라는 잡생각을 할 때 라미가 영양제를 먹었다.

"음??? 뭐지? 왜 오래전에 먹어본 느낌이지? 언제 이런걸 먹어봤지? 왜인지 기억이 나질 않네?"

도대체 어디서 언제 먹었지? 라며 곰곰히 생각하는 라미를 보던 나로써도 당황스럽고 궁금해졌다.

저걸 어디서 먹었데?

저걸 주워서 먹었을리는 없고, 누가 줬나?

"맛은.. 음.. 좋지는 않네.. 맛 없지도 않고. 그냥 제이 사료느낌인데?"

얘는 제이 사료는 또 언제 먹어봤데? 배는 고팠는지, 그래도 잘 먹는다.

이제부터 계속 저걸 먹는다면 몸이 더 탈나거나, 나빠지는 일은 없을거다.

"운동하고 먹어서 그런지 몸이 잘 낫는 기분이야!"

당연하겠지. 그게 얼마짜린데.

"좀있다 제이 오면 다시 운동하자고 해야겠어!"

제이가 없을땐 또 잘해주려고 생각하는 라미의 모습은 상큼하고 귀여웠다.

하지만 반대로 제이가 죽어나가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것만 같았다.

제이야! 내 말이 들린다면 오늘은 라미한테 오지마! 너만 고통 받을거야!

"제이가 어서 왔으면 좋겠다."

허무하게도 저 멀리서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제이가 보였다.

아... 결국 내 말은 제이에게 전해지지 않았나보다.

"많이 기다렸니?"

달려왔는지 가쁜숨을 몰아쉬며 라미에게 다가간다.

"뭐야? 왜 그렇게 편하게 있어? 아까 전에 운동 끝냈지 않아?"

"그렇지? 근데 왜? 뭔가 이상하니?"

"안힘들어?"

"왜 힘들어? 너말대로 운동하고, 먹으면 낫는거 아니야?"

"그렇긴 한데.."

뭔가 이상함을 제이는 느꼈나보다. 미안 제이야..

"뭘 먹었어?"

"이거!"

라미는 내가 준 영양제 쪽으로 가서 몸을 둥글게 말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이거 먹고나선 몸에 쌓인 피로가 싹다 가신것 같아!"

자랑스럽게 말하는 라미, 제이는 정말로 어리둥절해 했다.

"그런게 있다고?"

제이는 영양제쪽으로 가서 그것을 한번 핥았다.

"으아악 이게 뭔 맛이야! 아! 토할것같아!!!"

제이는 빙빙 돌았다.

미안, 그거 고양이 전용이래..

확실히 고양이와 강아지의 식성은 다른가보다.

거기에 더해 고양이인 라미한테도 적당함에서 그치는데, 강아지한테는 오죽했을까?

제이는 계속 난리를 쳤다.

"그만해 제이야! 정신사나워서 어지러워.."

라미의 한마디에 제이의 신형이 일시정지된다. 불쌍한 제이..

제이의 표정에는 여전히 맛의 끔찍함이 묘사되어있다.

"헤엑헤엑. 뭔가 마실건 없어??"

달려왔을때 보다 더욱 가쁜 숨을 제이는 몰아쉬었다.

"따라와"

바로 옆에 라미가 물이 있는곳으로 제이를 안내한다.

제이는 물을 벌컥벌컷 마셨다.

"허억 헉"

드디어 제이의 호흡이 고르게 되었다.

"다시는 먹기 싫은 향과 맛이야"

식겁했는지 라미와 제이 모두 안색이 파리해졌다.

"힘들어" "죽을것같아" 라고 서로 말하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는

"하하하하하핳"

자기들의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마음껏 웃는다.

그들의 웃음은 한동안 끊이질 않았다.

그들은 실컷 웃었다.

그들의 아픔은 웃음으로 가려진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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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3-17 23:48 | 조회 : 1,20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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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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