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이어질 수 없는 (6)

chapter 1. 이어질 수 없는 (6)

"나는 너희 말을...."

딴따라라라따라라라라라~~

마음먹은 날에는 뭣도 풀리지 않는다더니, 진짜였나보다.

드라마처럼 이렇게 끊길줄은 상상도 못했건만...

"네, 강일환입니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은 사람은 사무적인 여자의 목소리였다.

보나마나 보험이겠지.

"강일환씨 맞으신가보군요, 축하드립니다. 각성자 협회 3차 붙으셨습니다."

? 잘못들은건 아니겠지?

"정보 업무부서 맞으시죠?"

"네!"

"그러시면,이번주 금요일에 저희 회사에 오시면 그때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죠. 참고로 그날 인수인계를 할 수도 있으니 꼭 오시는게 좋을것입니다."

"네."

이제는 거의 다 필요 없어졌다!

라미와 제이를 근시일 내로 데리고 오면 되겠지!?

"애들아, 사실 나는 너희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단다."

"역시 그랬군 하하하핳하하핳핳핳"

"뭐래, 넌 몰랐잖아"

라미는 제이를 계속 놀려댔다.

"너, 내이름을 불렀을때는 [와 저 아저씨 100% 우리말 알아들을 수 있다!] 이러다가 저 아저씨가 연기 시작하고부터는 바로 속아넘어가서 [저 아저씨 완전 착하네, 말은 사실 못알아듣구나] 이랬잖아!"

라미.. 제이 따라하는거 잘하네, 연습했나? 완전 닮고, 귀여웠다.

한 번 아는척하다가 라미에게 쓴소리를 듣는 제이의 모습이 평소보다 초라해졌다.

꼭 바가지 긁히는 남편같다니까.

"자자, 라미야, 제이 그만 놀리고 우리끼리 이야기 해볼까?"

나도 은근슬쩍 제이를 놀리는것에 가담한다.

"나는? 나는?!"

"좋아요"

역시 라미는 눈치가 빠르다니까.

솔직히 제이를 놀리는건 정말로 재미있다.

무엇보다 제이의 반응이 귀엽고.

라미가 괴롭히는 이유를 알겠다니까.

"나도 끼워달라구!!!"

"알겠어, 그냥 말하지 않고 껴도 되는데 왜 이렇게 귀찮게 구는거야???"

라미가 또 발동을 걸었다.

제이가 이제 극도로 갈굼받는데, 이건 진짜 무섭고 불쌍해서 자리를 피하려 하자, 라미가 나를 멈춰세우고 말을 걸었다.

"가지마세요, 이야기 할게 있으시니 온거 아니에요?"

하여튼 똑똑하다니까. 그럼 진심으로 말해야겠지?

"너무 이른것 같기도 하지만, 네가 보챈거다. 저번에도 말했던건데, 우리집에 오지 않을래?"

? 뭐지 생각보다 뉘앙스가 이상하긴 하지만, 괜찮겠지?

라미와 제이는 고민했다. 정말로, 정말로 긴 시간동안 그들은 고민했고, 적막을 깬건 제이였다.

"형, 저는 좋은것 같아요. 라미만 괜찮다면요."

결국 결정권은 라미에게로 가는건가.. 예상은 하고있었지만, 막상 내게 닥치니 떨리네.

"나는...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어. 저 아저씨가 믿을만한 사람인것 같긴 한데, 혹시 또 모르는거고, 믿는것과 집에서 사는건 또 다른 문제잖아? 그래서 조금 더 생각을 해보는게 더 좋지 않나 싶어."

충격이긴 하네.

"아저씨, 아저씨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미안하긴 한데, 맞는 말이잖아요."

맞는말이다. 내가 아무리 친하게 지내고, 그들을 가족처럼 생각했어도, 하루의 반이상을 그들을 관찰하는데 전념하더라도, 그들에겐 낯선사람이고, 만난지 일주일밖에 만난적 없는 사람이니까.

납득은 하지만, 내 마음은 너무 아프다.

생각과 현실은 다르니까.

"이해한다... 이해하고말고. 중요한건 너희 마음이니까. 아쉬운건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이성적으로는 네 이야기가 다 맞는것 같네, 항복!"

"그래도 아직까지 거절은 아니에요. 그저 시간을 늘리는거지. 아저씨는 맘에 들어요 헤헤"

정말.. 이길수가 없다니까. 라미의 웃음에 내 마음은 녹아내린다.

딸이나 아들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느낌일까?

"그런데 라미야"

"네?"

"부탁인데, 아저씨라고 부르지는 말아줘 내 마음이 너무 아프거든"

"네, 아.저.씨"

마음이 아프네

마지막꺼는 노린거겠지?

그렇게 그날 둘과의 만남은 끝이 나버렸다. 너무 성급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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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그렇게 매몰차게 대했어? 너답지 않게."

"상처받기 싫으니까. 기대를 안하면 배신 당하진 않을거 아니야. 그래서 아직까지 확신을 못하겠네."

"내가 계속 옆에 있어줄게. 다른걱정은 하지마."

"그래 고마워."

"그러니까 그 형은 다시한번 생각해봐."

"말 안해도 그럴거야. 내가 그 아저씨에게 마음을 기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그정도면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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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상황이 겹쳐서 그런지 좋아야할 상황이 그저 그런 상황이 되어가는 것 같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 상황이긴 한데, 더 좋은 상황을 끌어내지 못하는게 아까운것 같다.

일단 바로 앞에 닿아있는 취직의 계단부터 먼저 밟아야겠지?

상황이 왜 이렇게 꼬였는지 모르겠네.

머리는 계속 돌아가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그냥 생각을 놔버렸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

이제 내가 생각해야 될 것은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다.

정보 업무부서에서 처음에는 잡무만 할건데, 중요한건 이 부서가 협회에서 제일 빡세다는거고.

한동안 정신도 못차릴거라던데, 그동안 애들은 잘 지내겠지?

똘똘한 아이들이라 괜찮을거야. 그렇구 말구!

행복회로를 아무리 돌려도 거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각성자 협회에 들어가면 무슨 부서든 간에 무조건 한 달에 한번은 전투에 파견을 나가야 하는건데, 아니 정보원이 왜 전투를 해야하는거냐고.

아닌가? 정보원이라 오히려 전투를 해야하는건가?

혼란속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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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4-07 20:35 | 조회 : 1,12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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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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