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이어질 수 없는 (2)

chapter 1. 이어질 수 없는 (2)

고양이의 혼잣말은 맴돌았지만, 강아지에게 닿지는 않았다.

"내일도 오려나..? "

벌써부터 고양이는 경계를 풀어버린걸까.

"흐음... 있으면 무섭고.. 없어지면, 미안하고.."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던것 같다.

경계도 풀리고 살아야 한다는 긴장이 풀린 그녀는 이미 잠이들어버렸다.

나도 그녀가 잠에들자 관심을 꺼버렸다.

이 불쌍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난 그때부터 일자리를 구하려 알바를 찾아다녔다.

박터지는 취직을 위한 싸움에서 밀린 뒤,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고, 다음날이 되었다.

"안녕."

알람과 함께 깬 내게 다이렉트로 바로 들려버린 한 마디였다.

"그래"

??? 벌써 친해진건가? 고양이의 눈에서 경계심이 풀어져 있었다.

"밤새 생각해 봤어,"

"뭘?"

"네가 어제 내게 배풀어 준걸말이야."

"에이, 신경은 덜 쓰고, 몸이나 어서 회복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그것도 할 말이긴 한데"

"음.. 그렇구나 이야기 해줄래?"

"일단 내가 너한테 제일하고 싶은말은 이거야. 고마워... 정말로."

"에이, 뭘. 고작 생선 한마리에 우유 한팩인걸."

"고작이 아니야. 나에겐, 그건 구원줄이었다구."

"하하하하하"

강아지의 입에선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그래서? 더 하고싶은 말은 없는거야"

".... 그게... 염치없지만, 정말로. 정말로.."

"이야기 해봐. "

"내가 회복하는데 도와줄 수 있니?"

"...."

"그.. 그게 힘들면 안해도..."

고양이는 움츠려 들었다. 혹시 그녀는 다시 버림받는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강아지에게 ''버림받는것''을 예상하고 저렇게 떠는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때. 강아지는 강하게 말했다.

"저기"

"?"

"난 이미 널 도와주기로 마음먹었어 친구야."

"???"

"그러니. 미안해 하지는 않아도 돼."

"???? 정말로? 정말로?? 근데, 왜... 나를.. 도와주는거니.."

"그냥.. 정말 이유는 없어 그냥 느낌이 좋아. 볼 수도 없었을 우리가 만나고, 네가 상처입고 고통에 떠는걸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거 아닐까?"

"그게 다야?? 정말??"

그녀는 너무도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정말."

그녀에게 새로운 미래는 펼쳐질 것이다.

강아지와의 사이는 괜찮게 이어질것이다.

내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우리, 언제까지 서로 이름을 안부를수는 없으니까. 우리 서로 이름을 가르쳐줄까?"

강아지는 제안했다.

"내겐, 이름이 없어."

"미.. 미안"

"괜찮아 뭘. 이제 친군데."

강아지는 정말로 당황했는지 프로펠러같이 빙빙돌던 꼬리마저 축 처져버렸다.

"그럼 새로시작하는 의미에서, 서로 이름을 지어주자."

"너는?? 너는 이름이 있던것 아니었어?"

"지금부터 버릴래"

고양이는 혼란에 빠졌다. 보고있던 나도 놀라버렸다.

"그렇게까지 한다면야..."

"내 이름을 지어줄래"

"멍구"

"야이... 너무하잖아.."

"장난이지. 제이어때?"

"어? 좋다..."

강아지는 정말로 좋아했다.

"내 이름은 뭘로 해줄거야?"

"마리? 라미? 내가 생각해둔건 이거 두개야."

"벌써 두개나 생각했어?"

"헤헤..."

"라미가 좋아...."

"응?"

"라미가 더 좋은것 같다구..."

라미, 제이 나는 내 뇌속에 빨리 그 두글자를 기입하고 다시 대화에 집중했다.

"그럼 정해진거다. 나는 제이, 너는 마리야"

"라미라고.. 자기가 정해놓고는."

"하하하하핳 그냥 해본소리야"

강아지.. 제이는 완전 무장해제가 되어버렸다.

고양이 라미도 경계심이 많이 풀린 것 같다.

꼬르르르륵

"아.. 아직 회복중이라서 그런거야!.."

"그.. 그렇지!"

제이는 다시 왔던길로 뛰어갔고, 라미는 그의 뒷모습만 바라보았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

"빨리 나아야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

"근데 얘는 자꾸 어딜가는걸까? 어디서 그런 먹을것들을 들고 오는거지?"

나도 궁금하다.

"헥헥헥"

제이는 전력으로 질주해왔다.

"안뛰어 와도 되는데."

"아!"

제이는 그제야 사뿐사뿐 걸어온다.

"헥헥.. 오늘은 과자야 어때?"

"우리가 지금 가릴 처지니? 너무 고마워."

제이가 물고온 검은 비닐봉지 속에는 새x깡이 있었다.

"사람들은 ''동물이 먹는 과자!'' 라고하면 항상 이 과자를 주곤 하더라. 신기해"

"그러게, 우린 다 잘먹는데."

그렇게 둘은 맛있게 과자를 먹었다.

사이좋게 비닐봉지에 얼굴을 집어놓고 먹는 보습이 귀여웠다.

그렇게 먹다가, 라미가 고개를 들고, 제이의 머리에 비닐봉지가 씌였다.

"??"

"하하하하하핳하핳핳"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뭐야 앞이 안보여!"

"아하하하하핳하하핳"

"도와줘!"

제이는 아둥바둥거렸고, 라미는 계속 웃기만 할 뿐이었다.

"아핳 아핳.. 헉헉."

라미는 결국 제이 머리에 씌인 비닐봉지를 벗겼고, 제이는 토라졌다.

"아 왜에~ 너도 재밌었잖아~"

이제 그 둘사이는 마치 몇년이나 더된 친구 같았다.

"나빠.."

확실히 제이는 토라졌다.

순진하고 자상한 멋쟁이 강아지 제이는 마음도 여리나보다.

"빨리 도와줘야지!"

제딴에는 화낸것 같았지만, 라미는 놀라지 않았다.

"그렇게 맛있게 먹던걸 어떻게 말려?"

"윽..."

"아하하하하"

"너 정말...."

"미안해."

라미의 갑작스러운 사과에 제이는 마음이 무거워졌나보다.

"아냐아냐.. 괜찮아 헤헤"

상냥한 제이는 동시에 너무 쉬운 강아지였다.

"아직 많이 남았는데, 안먹을거야?"

제이는 라미에게 더 먹지 않느냐고 묻지만, 라미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많이 먹었어"

"어서 회복해야지? 더 먹어"

이번에는 제이가 완강했다.

"너 이정도로는 배 안찰거야. 거기다 아픈몸이니까. 더 먹어."

"하아.. 못이기겠네, 알겠어."

라미는 맛있게 먹었다. 제이는 그녀를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너는 안먹을거야? 아까는 맛있게 먹더니?"

"괜찮아. 너 먹는것만 봐도 배불러."

제이의 입가에는 미소가 걸려있었다.

"? 아깐 잘만 먹더니?"

"아이 진짜. 그건좀 잊어줘."

"히히"

놀림당하면서도 좋은지 제이의 꼬리는 여전히 흔들리고있다.

"제이야"

"응?"

"고마워 정말로"

"그래 마리야"

"라미라고 이 나쁜 강아지야"

투닥투닥대며 친하게 지내는 두 동물은 역설적으로 보였다.

"근데 너는 강아지인데,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는구나?"

"응 별로 안싫어하는데?"

"고정관념은 아니고 원래 집이 아니면, 강아지는 고양이를 싫어하지 않아?"

"내가 특이케이스이긴 하지. 그런데, 강아지들도 자기 영역을 침해하지 않으면, 고양이를 그렇게까지 싫어하지 않아."

"정말?"

"사실 혐오하는 놈들도 있긴있어."

"히익. 너도 그런거야?"

"아니 나는 특이케이스라니까?"

"다행이네. 그럼 날 좋아하는거야?"

"????? 뭐.. 뭐라고!?!?"

"왜 정색을 막 달려드니?"

"그리고 너 꼬리는 날려고 하는것 같은데?"

강아지는 극도로 당황했다.

엄청나게.

사람이었으면 100퍼센트 얼굴과 귀가 빨개졌음이 분명하다.

"귀엽네~"

"!!!!"

제이는 폭발했다.

제이는 바로 뛰쳐나가 사라져 버렸다.

" 잘도 사라지네 정말."

라미는 이틀만에 극적인 회복을 보여줬다.

몸이 찌뿌둥했는지 그녀는 기지개를 폈다.

"언제 또 올까나? 너무 놀려댄건가?"

"정말 고마운 녀석"

그녀 마음속에서 제이는 이제 뚜렷한 존재로 자리잡았나보다.

무서운 회복뒤의 피곤일까? 그녀는 다시 잠에든다.

그옆으로 제이가 다시 돌아와 그녀를 품어준다.

"오늘도 고생했어. 이제 힘들게 지내지 말자. 라미야"

그녀와 그는 오늘도 사이가 좋다.

잠든 라미의 몸에선 긴장이풀리고, 제이는 흐뭇하게 바라본다.

제이는 웅얼거린다.

"-------"

잠깐의 침묵과 이어지는 제이의 말

"잘자. 라미"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어느샌가 라미옆은 휑하게 비어있었다.

라미는 깊은잠에 빠졌다.

나는 가만히 지켜만 볼 뿐이었다.

바람은 불고 라미의 옆에 있던 제이의 따뜻한 온도는 지워져 버렸다.

0
이번 화 신고 2019-03-03 15:17 | 조회 : 1,074 목록
작가의 말
코시코즈

재미있게 봐주셨음 좋겠습니다!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