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3)

(이전 이야기)

"민영아..."
"응? 준아 왜?"
"내 생각에, 주하 앞으로 엄청 힘들 것 같다. 싱글벙글 하며 저렇게 웃는 것도, 곧 사라질 것 같아."
"그렇겠지... 그때의 나처럼."

<악몽> (3)

''띵동!''
문자가 왔다. 김민준이 보낸 것이었다.
''일일미션: 김민준 집 데려다주기! 김민준이 있는 PC엠으로 오시오.''
''보상은?''
''사탕한개.''
나도 사탕하나 정도는 있단 말이다! 좀더 팅겨봐야겠다.
''보상이 너무 짜. 안해먹어. 열정페이도 아니고.''
''칫, 까탈스럽긴. 그래! 초코바 한개 추가.''
''콜''

"엄마! 저 잠깐 나갔다 올께요!"
"늦지 않게 와라!"

일주일에 두 세번씩, 민준이를 집에 데려다 줄때가 있다.
얘가 혼자가기 외로워서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편해서 그런건지.
지 친구들도 많은데 하필 나를 부른다.

나는 또 이러한 모습에 설레긴 하지만...

''빨리와 새꺄''
겁나 보채네... 설렌다는말 취소!

막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10월 초인데도, 어째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저녁이 되서 그런가... 나 기다리느라 민준이 많이 추웠을 것 같다.

"민준아 많이 추웠지?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
"아냐, 괜찮아. 밤이라서 그런가 공원이 많이 어둡네."

항상 나는 민준이를 데려다 줄 때, 이 공원을 지나 사거리를 통해 데려다 준다.
더 빠른길도 있기는 하지만, 계속 있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라 할까?
공원 중앙에 심어져 있는 큰 소나무를 지나갔다.
여기는...

"민준아, 여기 기억나? 우리 4학년때..."
민준이는 내가 말이 다 마치기도 전에 말했다.

"야, 안좋은일은 기억하지말고 잊어."

4학년때, 나는 왕따였다. 다른 애들보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살이 쪘다는 이유로 늘상 맞고 지내기 일쑤였다.
그런 나에게, 김민준이란 영웅 같은 존재였다.

"헤헤, 그때는 좀 고마웠다?"
"그래, 이 멍청아."

살짝 고개를 들고 민준이 얼굴을 보니, 싱긋 웃고 있었다.
내가 만약 너한테 고백을 한다면, 앞으로 이 얼굴을 못보겠지?
민준이의 오른손을 살며시 잡았다. 따뜻하다.

"민준아."
"응? 왜?"
"...초코바 내놔."

"주하야, 오늘은 여기까지만 오면돼."
"나 좀더 가도 되는데?"
여기서 헤어지는건 너무 아쉽다. 좀더 곁에 있고 싶은데...

"아, 나 오늘 태권도 가야해서 그래."

아쉽다. 횡단보도 건너면 민준이 집앞인데...
"잘가고, 태권도 열심히 해라."
"그래, 잘가고."

말을 마치고 나는 뒤돌아 걸어갔다.
그 순간,

"맞다."

민준이는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나를 따라와서,

''와락.''

하며 나를 안았다.
갑자기 날 안아주는 민준이에 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뭔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라. 혼자 앓지말고, 넌 그게 문제야 문제."

진짜, 얘 오늘 나한테 왜이래. 계속 나 설레게 하고. 민준이가 이렇게 날 안아주는 것은 처음이다.

근데, 나 이렇게 안겨도 되는 건가?

"나 간다."
"그래, 태권도 잘갔다와."

하며 나는 손을 흔들었다. 멀리서 민준이가 점점 사라진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방금 무슨일이 있었던 거지?

''뭔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흐아아!!!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심장이 점점 빨리 뛴다.

"아아! 짜증나!"

주체할 수 없는 내 심장을 나는 감당하지 못해, 공원을 빠르게 뛰어나갔다.

(박주하가 나간 뒤)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긴 머리의 한 소녀가 벤치 뒤에서 나왔다.

"뭐야, 박주하랑 김민준... 무슨 관계인거야? 박주하 쟤 김민준 좋아해?
민준이 깜짝 놀래키려고 숨었는데, 흥미로운걸 발견했네? 그리고 박주하..."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윽고 다시 이었다.

"넌 아직도 정신 안차렸구나? 두고봐. 어떤일이 벌어질지..."

(번외 - 박주하의 일기)

2019년 10월 2일

오늘 악몽을 꾸었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뭔가 좀 무서운 느낌?
암튼, 별로 좋지 않은 느낌이다. 아 맞다, 오늘 계탔다 ㅎㅎ 바로바로
민준이가 날 안는데... /// 진짜 너무너무 행복했다ㅠㅠ
근데, 생각해보면... 4학년때 그 일 뒤로 민준이를 계속 좋아했던 것
같다. 그때는, 정말 고마웠으니까.
민영이 형도 이쪽이라고 한다! 사실 난 그거 듣고 조금 놀랐다. 그리
고, 가만 생각해보니, 준이 형이랑 민영이 형도 은근히 잘 어울릴 듯
하다 ㅋㅋㅋ
흐흠... 너무 늦었다. 이제 자야겠다. 내일은 개천절!! 할 것도 없는데
오랜만에 피시방이나 한번 가봐야겠다! 민준이랑 같이 가야지!
.
.
.

지성이면 감천이다. 1부 <악몽> fin.

2부 <낙서> 예고
.
.
.
"야! 박주하 지금 난리났어!!"
"왜... 나 지금 바빠..."
...
"그게 무슨 소리야?"
"일단! 자세한건 학교 와가지고 봐라!"
.
.
.
"어머나, 거짓말도 정말 잘하네. 역겨운 새끼."
역겨운 새끼. 4학년때만 듣고 더이상 듣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오늘 다시 듣는구나.
"야 정민지, 너 박주하 그딴식으로 부르지 마라."
.
.
.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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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2 13:07 | 조회 : 316 목록
작가의 말
젠틀한꼬마씨

항상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매 챕터가 끝날 때마다 번외편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럼 한 챕터를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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