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2)

(이전 이야기)
난 빨리 민준이를 이끌고 보건실을 나왔다.
근데, 뭔가 이상하게 불안하다.

"민준아."
"응? 왜불러?"
"좋아하는 사람이 나온 악몽을 꾼 적이 있냐."

<악몽> (2)

나는 사실 꿈을 잘 꾸지 않는 타입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렇게 생생한 꿈을 꾼 적이 없다. 다시 생각해도 소름돋을 정도로.

"춥냐? 내 옷 입어."

나도 모르게 팔을 웅크리고 있었나 보다. 역시 민준이는 짱이다.
난 꿈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민준이의 팔을 꼬옥, 잡았다.

"넌 절대 내 곁에서 떠나지 말아주라."
"이 새끼 오늘 뭐 잘못 먹었냐? 열나는지 좀 보자."

아오, 저 새끼 말투 짜증나는건 알아줘야돼. 내가 좋아하는 놈이라지만... 때려주고 싶다.

"민영이형!"
"주하 왔구나! 오늘 학교 괜찮았어?"
"응! 당연하지!"

PC방에 자주 가는것은 아니지만, 나랑 친한 김민영 형이 여기서 알바를 하기에 자주 오는 편이다.

"우리 주하, 무슨 음료 마실래?"
"사과주스!"
"여기 민영이 있나요?"

응? 준이 형도 왔나보다.
민영이 형과 준이 형은 벌써 10년지기 친구라고 한다. 이렇게 친구가 오래 갈 수도 있구나...

"준이 형이다!! 형아 안녕!"
"우리 주하 여기 있었네."
"야 서준, 우리 주하라고 하지마라. 얘 내꺼다."

헐 대박. 박력봐...

"아 그래... 나 한시간만."
"돈 내라 임마."

민영이 형이랑 준이 형은 항상 이렇게 논다. 나도 민준이랑 이렇게 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좋아하는 감정을 포기해야겠지?

''딸랑-''

"민영이형 있나요? 어, 주하도 있었네."
"민준아! 보고싶었어!"
"야 박주하, 넌 김민준만 보이냐? 이 잘생긴 이현우를 보시라고요!"
"넌꺼져."

내가 또 꺼지라 하니까 현우는 삐진다.
그래 뭐, 쪼금은 미안하다.
근데 어떡해, 난 민준이가 먼저 보이드라. 아니면 키 더 크시던지.

"으이구, 주하야. 현우한테도 말 이쁘게 해야지."
"그래, 민영이형 말대로 좀 이쁘게 해라 멍청아."
하며 민준이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렇게 훅 들어오는게 어딨어... 이건 반칙이야!

"형! 저 2시간만 할께요! 주하야 이따봐!"
저 싱긋 웃는 모습좀 봐. 진짜 사람 설레게 하네.

"주하야! 무슨 생각 하고있니?"
아 깜짝이야.
"응? 뭔 생각?"
"흐흐흠..."
민영이 형이 무슨 생각을 하듯이 조용히 팔짱을 낀다.

"그래! 주하야!"
"응 형아."
"너 민준이 좋아하지?"

헐, 나 티났었나봐.

"아!! 아니야!!! 지금 뭔 소리 하는거야!!"
"어머, 진짜로? 대박이다~"
"서준 형까지? 나 김민준 안좋아해! 쟤가 뭐가 좋다고 좋아해!"

어떡해 어떡해... 너무 티냈나봐...

"민준이가 그렇게 좋냐. 넋을 놓고 바라볼 정도로."
"어머, 머리 만져서 행복해서 그런거야?"

저...정곡이다.

"아하, 벌써 2년째구나."
"응, 많이 힘들긴 한데 그냥 걔 웃는 모습 보는게 좋아."
"민준이는 알아? 고백은?"
"민준이는 아직 모르는것 보여서, 어떻게 해야될지 잘 모르겠어..."

마음 같아서는, 나도 고백하고 싶지만...
민준이는 나를 좋아하지 않고, 괜히 했다가 사이가 멀어지면...

"그래도 형들은 날 이해해주네. 이해 못해줄 줄 알았는데."
"주하 몰랐구나? 김민영 쟤도 이쪽이야."
"아하하... 시끄러 이 새끼야."

헐, 민영이 형이?
이전에 그런말을 몇번 듣긴 했었는데, 진짜였구나.

"내가 너라서 알려주는거다 임마."
"내가 말할껄 왜 너가 말해."
"10년지기 친구인데 뭐가 어때요~"
"10년지기 친구한테 뒤지고 싶냐."

또 싸우기 시작한다. 이런 모습을 볼때면 어떻게 10년간 친구였을지 대충 이해는 간다.
하아, 나도 민준이랑 오래 친구하고 싶다.

"형! 그만해! 서준 형 죽겠다!"

"암튼! 우리 주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네."
"고생은 무슨. 다 민준이가 하는데 뭐."

민준이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 나같은 놈이 너를 좋아해서...
티 많이 났을텐데, 이렇게 대해주는건 모르는척 해주는건가.
괜스레 더 미안해진다.

"맞다, 주하야. 몇몇 여자애들은 반드시 조심해라."
"응? 왜?"
"민준이가 워낙 발이 넓고 착해서 좋아하는애도 엄청 많잖아. 너는 그런애들한테 바로 까임 대상 1순위야."

하긴, 민준이는 발이 넓어 전교생의 대부분을 다 알고 있다. 나도 그런 사교성이 부럽긴 하다.

"에이, 뭔 그것까지 걱정을해. 티 하나도 안내지 뭐."
"그래도, 어떤애들은 괴롭힐 수 있단 말야."

참, 서준형도 무슨 그런 걱정을...

"네네~ 전 걱정하지 마시고 게임이나 재밌게 하세요~"
"으아, 나도 주하같은 애인 있으면 좋겠다."
"나도 있잖아! 나! 서준!"
"넌 등신이잖아."

가만 보니 이 두명도 은근 케미가 맞는 걸 보니, 잘 어울릴 듯 하다.
커플이면 좋겠구만.

"서준 형! 민영이 형! 나 이제 집갈께! 오늘 내 말 들어줘서 땡큐!"
"그래! 잘가!"

''딸랑-''

(박주하가 나간후)
"민영아..."
"응? 준아 왜?"
"내 생각에, 주하 앞으로 엄청 힘들 것 같다. 싱글벙글하며 저렇게 웃는것도, 곧 사라질 것 같아."
"그렇겠지... 그때 나처럼."

0
이번 화 신고 2019-02-11 21:07 | 조회 : 326 목록
작가의 말
젠틀한꼬마씨

.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