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1)

사랑이랑 과연 무엇일까.

사랑. 가장 슬프고, 추하고, 비참하지만, 가장 위대하고 가장 강한 힘. 어찌보면 제일 몹쓸 감정이지만 어찌보면 제일 아름다운 감정. 나는 이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짝사랑은 사람으로 하여금 어찌할 바를 모르게 한다.
짝사랑은 병이다. 그리고 나는 이 병에 걸려있다.

이성간에 사이가 아닌, 동성간의 사이로.

"좋아해."

나는 용기내어 고백을 했다.

"나랑 항상 친하게 지내줘서 고마워. 민준아, 좋아해."

목소리가 떨렸지만, 그래도 나는 끝까지 말을 이었다.
그도 살짝 놀란 듯이 보였지만, 이내 웃으며 내게 무언가를 말하려고 한다,
붉게 빛나는 저녁노을 사이로 부는 시원한 봄바람이 그의 머리를 흩날린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절경이라는 것이다.
살며시 웃으며 내게 무엇이라 말하지만, 들리지가 않는다.

그순간,

''''삐-''''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이상한 소리에 난 귀를 움켜잡고 쓰려졌다. 하얗게 변한 그 공간에는 오직, 나만 몸을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다.

"제발... 제발..."
너무나도 괴로웠던 나는 계속 웅크리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주하야! 박주하! 정신차려!"

엄...마?

"하아, 하아..."

깜짝 놀라며 일어난 나는 온몸이 땀으로 젖은 것을 느꼈다.

"꿈이었구나."
"주하야, 괜찮아?"

내 손을 잡던 엄마는 많이 놀란듯 목소리가 떨렸다.

"엄마..."
"놀랬잖아. 가위 눌렸던거니?"

나는 엄마에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다행이네. 난 또 무슨일 생긴줄 알았지."

어머니께 걱정을 끼치고 싶지않아 억지 웃음을 지었다.

"괜찮아요. 일찍 나가실 텐데 얼른 주무시러 가세요."
"그래, 알았다."

곧 방문이 닫히고, 나는 나지막히 혼잣말을 내뱉었다.

"씨발, 악몽이네.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그 서늘한 느낌에,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악몽은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규칙적인 수면, 식생활로 인해 나타난다고 한다. 왜 하필 악몽에서 민준이가 나온거지.
안그래도 요즘 너무 힘든데...

"야! 박주하! 왜이렇게 멍때려. 내가 너 몇번이나 불렀는지는 아냐?"
"어? 어... 불렀엇냐."
"새꺄. 정신좀 차려. 잘생긴 새끼가 맨날 등신같이 살고."

지금 책상에 앉아있는 저 기생오라비 닮은 새기는 중학교 3년째 같은 반, 이현우다. 나와 현우는 중학교 1학년때 부터 마음이 잘 맞아 자주 놀러다니곤 했다.

"뒤지고 싶냐."
"자자! 시끄럽고! 밖에 네 친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실 뒷쪽을 바라보니 얼추 180은 되보이는, 한 아이가 날 보며 웃고 있었다.
김민준이다.

"민준아아아아!!!!!!"

6학년때부터 엄청 친했던 김민준, 그리고 내가 현재 좋아하는, 우리 민준이.

"김민준!!"

현우가 갑자기 우리쪽으로 달려온다. 눈치없는 짜식.

"현우야, 넌 저리로 꺼지렴."

옳지! 우리 민준이 잘한다!

"칫, 난 어딜가나 까이네."

그래, 그냥 네 인생을 탓하렴.

"주하야! 우리 편의점 가자."
"그래. 근데 나 돈 없다. 알지?"

싱긋 웃는 나의 머리를 민준이가 쓰다듬어 주었다.

"작작 빌려먹어, 이 짜식아."

역시 이렇게 착하고 사람 설레게 하는 민준이를 어떻게 안좋아할 수 있을까.

...
"늦겠다. 빨리 돌아가자."

민준이의 말을 듣고 시계를 보니 어느덧 쉬는시간이 2분남았다.
늦었으니 빨리 돌아가야겠...

"으아아악!!!"

"하하하... 태어나서 진짜 이런 병신은 첨 본다."
"야! 사람이 얼음 밟고 넘어질 수도 있는거지! 그걸로 비웃냐?"

안그래도 민준이 앞에서 넘어져서 부끄러운데... 하, 엉덩이 아파.

"마..많이 안다쳤...푸하하하"

민준아... 너까지...

"아니 생각해도 너무 웃기잖아. 일단 보건실 가자."

진짜 왜 편의점 누나는 왜 얼음을 안치운거지. 하, 허리아파.
그래. 내가 이래서 스트레스 받는가 보다.

"아파! 천천히좀 가자!"

"주하야, 뭘 했길래 왼팔이 이렇게 멍들었니."
"아.. 그 그게..."
"저새끼 편의점에서 나대다가 얼음 밟고 넘어졌대요."

야! 김민준! 내가 말하지 말랬잖아!

"분명히 거기 얼음 없었단 말야!"
"그럼 너가 어떻게 넘어지냐."

분명히 내 기억 속에는 없었다. 그렇다면 혹시?

"누군가 나를 시해하려는 음모가 있을꺼야.
"네가 명성황후니..."

비록 안경을 쓰지만, 눈썰미 하나는 끝내주는것이 바로 나다.
그런 내가 얼음 하나를 못보고 넘어지다니.

"주하야, 치료 다했다. 조심좀하렴."
"쌤! 비타 500 하나만요!"
"... 철이 없는 주하대신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시끄러워!"

난 빨리 민준이를 이끌고 보건실을 나왔다.
근데, 뭔가 이상하게 불안하다.

"민준아."
"응? 왜불러?"
"좋아하는 사람이 나온 악몽을 꾼 적이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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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9-02-10 18:42 | 조회 : 518 목록
작가의 말
젠틀한꼬마씨

잘부탁드립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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